이태리 와인의 매력
여행 20일째 되는 날 로마에서 ESI(유로스타이탈리아)기차를 타고 피렌체로 이동을 했다. 피렌체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여행일정도 여유가 있어서 피렌체에 몇일 머물면서 와인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와인이 있는 도시였기에, 피렌체에서는 다른 도시보다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이태리에 온김에 '사시까이아'를 구입하려고 피렌체, 시에나에 있는 와인샾들을 둘러본 적이 있었다. 사시까이아는 이태리에서도 귀하고 고가인 와인이어서 구입하지는 못했지만, 사시까이야를 구입하려고 많은 와인샾을 돌아다니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다.
어떤 와인샾주인은 사시까이아를 1년에 6병을 도매상으로부터 가져온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사실 피렌체, 시에나에 토스칸 와인만 취급하는 많은 와인샾이 있지만, 사시까이야를 판매하는 곳은 드물었다.
또 다른 곳의 와인샾에서 내가 사시까이아가 얼마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주인은 사시까이아는 비싸니까 저렴한 와인을 추천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끼안티 와인 한 병을 내 손에 쥐어주어서 그냥 나온 적이 있다. ^^
그러던 중에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사시까이야를 판매하는 곳을 발견했는데, 사시까이아는 품절인 상태였다. 그 와인샾주인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슈퍼투스칸, 예를들면, 사시까이야, 오르넬리아, 솔라이야등을 찾아서 다 팔고, 재고가 없다'라고 하셨다. 현지에서도 인기 있는 와인은 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체험한 하루였다.
피렌체의 와인샾들을 구경하면서 놀란 사실은 대부분의 와인샾들이 이태리 와인으로만 진열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와인 바의 와인리스트도 대부분 끼안티 와인과 같은 토스칸 와인들로 짜여있을 정도였다.
베키오 다리옆의 와인바에서 끼안티를 마시면서 아르노강물이 소리없이 흐르는 것을 보면서 이태리 와인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모젤리아치즈가 얹어진 피자한판에 끼안티 와인 1병을 마시는데 10유로면 충분한, 저렴함도 매력적이었지만, 그보다는 와인에서 투박하지만 순수함이 느껴지는 것이 이태리와인의 마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계화에 걸맞은 기술력과 정성으로 만든 슈퍼투스칸 와인들도 그 뛰어난 품질은 인정하지만, 비록 평범한 와인이일지라도 평범함 가운데 비범한 기운을 엿볼 수 있는 끼안티같은 이태리와인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싶다.
다음여행기는 에노테카 이탈리아 박물관에서...
...Part 4에서 계속됩니다.
- 김 광 유 -
1. 헝가리의 와인들
2. 미녀가 사는 궁전
3. 새로운 여행의 시작
4. 이태리 와인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