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 발을 내려놓다!
2001년 2월 23일 우리 나라는 아직 겨울 추위가 가시지 않은 쌀쌀한 기온이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칠레라는 나라는 지금 한창 성하(盛夏)의 계절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나라 7, 8월의 기온처럼 한 여름 온도가 37 - 8도씩 올라가 덥고 습하여 짜증이 나는 날씨는 결코 아닌 것이 우선 이 나라는 연평균 강수량이 우리 나라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600 - 700 mm이고 더욱이 여름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아 건조한 기후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태평양과 안데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으로 아무리 더워도 그늘에만 가면 금새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나라로 치면 8월 말 쯤 되는 이 때 칠레에는 포도 수확기가 찾아온다.
작년 너무 짧은 일정의 남미 방문으로 아쉬움이 컸던 나는 몇 사람과 의기 투합하여 아예 작심을 하고 보름간의 일정을 마련하여 다시 남미 방문 길에 올랐다.
나와 우리 일행은 2월 21일 서울을 출발, LA까지 12시간 그리고 LA에서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까지 다시 약 14시간의 머나먼 여로에 올라 이곳 시각 2월 22일 새벽 6시 5분 경 드디어 산티아고 공항에 도착했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고자 욕심을 냈던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호텔에 짐을 풀고는 오후부터 바로 일정을 시작하여 어제 두 와이너리의 견학을 이미 마치고, 칠레 제 1 의 포도주 회사인 VINA CONCHA Y TORO(비냐 꼰차 이또로)의 방문을 앞두고 있었다.
평소 그 명성을 들어 익히 알고 있던 터라 포도주 수입을 업으로 하고 있는 나로서는 세계 유수의 와인 회사를 방문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가슴이 잔뜩 부풀어 있다. 하지만 차량 수배 관계로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아침 9시에 출발하기로 했던 약속 시간이 약 20분에서 30분 가량 늦어질 것이라는 전갈을 받으며 같이 간 일행과 최소한의 스페인어 몇 마디라도 알아둘 양으로 책장을 이리저리 뒤적이고 있는 동안 어느새 말쑥하고 늘씬한 신사 한 사람이 내 앞에 다가섰다.
이 수려한 용모의 소유자는 전날 저녁 Vina Montes(비냐 몬떼스)의 초청으로 산티아고 시내에서 아주 유명한 생선 요리 전문 레스토랑에서 만찬을 할 당시 자리를 함께 했던 Vina Concha y Toro의 아시아 지역 수출 담당자인 Mr, Andres Ballesteros(안드레스 바예스떼로스)였다. 다소 늦긴 했지만 일행을 안내하여 올라탄 차는 반갑게도 Made In Korea의 9인승 승합차.
물론 작년에 왔을 때 확인한 사항이지만 이 나라 도로에서는 우리 나라 차를 부지기수로 볼 수 있다. 아마도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전체 차량 중 약 30%는 우리 나라 차종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며 특히 승합차는 약 90%가 우리 나라 차다. 지구상에서 가장 긴 나라 칠레의 남북 거리 약 4,300km의 고속도로를 우리 나라 차가 누비고 다니는 것이다.
- 한독와인주식회사 대표 김 학균 -
1. 칠레에 발을 내려놓다.
2. ViÑA CONCHA Y TORO!
3. 와이너리 구석구석 돌아보기!
4. 칠레의 화이트 와인/카사블랑카 밸리의 보석: 소비뇽 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