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와인 협회의 주관으로 10월 19일에 캘리포니아 와인 시음회와 세미나가 열렸다. ‘캘리포니아 와인의 오크 사용에 관한 트렌드 변화’이란 주제로 진행한 세미나를 통해 캘리포니아 화이트 와인의 강점과 특징을 소개되었다.
캘리포니아 와인 특히 샤도네이 와인과 오크와의 관계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실과 바늘 같다고 생각되었다. 1980~90년대 매우 buttery한 샤도네이 와인이 인기를 얻었고 생산량도 꾸준히 올라갔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와인 확산에 일조를 했다.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샤도네이 와인뿐만 아니라 강한 오크의 사용 경향은 화이트 와인 전반에서 볼 수 있었다. 아주 잘 익은 포도를 사용하고 발효 자체를 오크 통에서 시켰다. 과도한 산을 줄이는 감산발효(2차 발효, 말로래틱 발효)를 시켜 한없이 부드럽게 만든다.
화이트 와인의 매력이라면 당도와 산도의 절묘한 조화에서 느낄 수 있는데, 오크의 사용 빈도가 많고 강하게 사용하게 되면 산미는 줄어들고 스위트한 맛과 크리미하며 견과류, 버터, 바닐라의 아로마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화이트 와인이지만 상쾌하고 신선한 느낌보다 무겁고 중후한 느낌을 더 강하다.
이런 와인들의 풍미는 소비자들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지만 반대로 쉽게 질릴 수도 있다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2009년 영국의 와인 전문지 디켄터(Decanter)는 미국인들이 오크가 두드러지는 샤도네이를 이제 지겨워하고 있으며 오크를 사용하는 유행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샤도네이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 오크 사용의 패턴이 기존과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트럴 오크(neutral oak)나 좀 오래 사용했던 오크를 사용한다. 종류에 관계없이 빈번했던 배럴 발효를 줄임으로써 포도 자체로 복합성을 얻는데 주력한다.
뉴트럴 오크는 중성적인 성질을 나타내는 오크를 말한다. 오크의 성격이 강하지 않으며 보통 1~2년 정도 사용한 적이 있는 오크를 말하기도 한다.
확실히 오크 느낌이 강한 화이트 와인의 인기가 전에 비해 낮아졌다. 2011년 와인 스펙테이터는 이렇게 알코올 함유량이 더 적고 오크의 영향이 덜한 와인이 주도하는 상황은 오히려 선택 가능한 와인 스타일의 폭을 더 넓혀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캘리포니아는 기존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와인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런 와인들은 오크를 덜 쓰거나 아예 쓰지 않으며 심지어 말로래틱 발효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실 2000년 이후부터 이런 경향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기존과 확실히 다른 ‘unoaked chardonnay 또는 naked chardonnay’란 와인 스타일이 주목 받았는데, St. Supery, Marimar Torres 등에서 선보인 unoaked chardonnay가 성공을 거두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확실히 감지하게 된 것이다.
이런 경향을 반영한 와인들을 시음할 수 있었다.
1) Kenwood Sonoma County Sauvignon Blanc 2010
100%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시키는 와인으로 패션프루트와 구아바의 향이 쏘는 듯이 강하게 와 닿는다. 매우 신선하고 상쾌한 화이트 와인
2) Robert Mondavi Napa Valley Fume Blanc 2008
로버트 몬다비가 르와르의 화이트 와인에 영감을 받고 만들기 시작한 와인이다. 독특하게 세미용을 블랜딩하고 오크통에서 숙성시켜 화제가 되었다. 32% 스테인레스 스틸, 6% 새 프랑스 오크통을 사용했다.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두드러지며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3) Chamisal Chardonnay 2010
100%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시킨 와인이다. 신선하고 풍성한 맛이 난다. 사과, 파인애플, 레몬, 바나나의 향이 난다. 생기 가득하고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4) Ferrari-Carano Chardonnay 2009
25% 새 프랑스 오크, 75% 사용했던 구 프랑스 오크에서 숙성시킨 샤도네이 100% 와인이다. 풀 바디 와인으로 사과, 꽃, 배 등의 전형적인 샤도네이 아로마가 절제된 오크의 향과 어우러져 있고 균형이 잘 잡혀 있다.
5) Mac Murray Ranch Pinot Noir 2007
소노마 코스트의 가장 서늘한 지역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든 와인. 레드 커런트, 라즈베리 등 클래식한 피노 누아 와인의 아로마가 잘 드러나고 있다. 부드럽고 상쾌한 산미가 입 안에 남는다.
6) Dierberg Pinot Noir 2008
75% 새 프랑스 오크통에서 18개월 동안 숙성을 거쳤고 산타 마리아 밸리에서 생산되는 와인이다. 시나몬, 딸기, 블랙 페퍼와 쿠민의 향이 난다. 균형이 잘 잡혀 있고 부드러우며 산미와 타닌이 잘 조화를 이뤘다.
사진 제공: 캘리포니아 와인 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