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몰라도 보졸레 누보는 안다’ 라고 할 정도로 마케팅 역사상 최고의 성공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는 보졸레 누보의 산실인 보졸레에는 보졸레 누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졸레 10 크뤼를 비롯해 12개 아뻴라시옹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이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2일, 보졸레 와인협회(Inter Beaujolais)의 주최하여 ‘보졸레 12개 아뻴라시옹의 발견’이란 주제로 세미나가 열려 보졸레 와인의 전통과 다양성, 품질 향상에 대한 노력을 소개하며 보졸레의 대표적인 와인들을 시음하는 시간도 가졌다. 국내 와인 전문가와 와인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큰 호응을 보였다.
[◀세미나를 진행한 보졸레 와인협회의 앙또니 꼴레 마케팅 디렉터]
부르고뉴 지방의 남쪽에 자리잡고 있는 보졸레의 포도밭은 남북으로 55km, 동서로 25km에 걸쳐있다. 총 면적은 22,000ha 이고 연간 평균 와인 생산량은 100만 hl 이다.(보졸레 41%, 보졸레 빌라주 26%, 크뤼 33%)
보졸레 지역의 토양은 북쪽의 화강암, 편암지대와 남쪽의 석회 지대 둘로 나눠진다. 북쪽은 보졸레 빌라주와 보졸레 10개 크뤼 와인들이 생산되는 곳으로 복합성을 가지는 와인들이 대부분이고 남쪽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느낌의 와인을 생산한다.
보졸레의 기후는 온화한 반 대륙성 기후로 추운 겨울, 습한 봄, 덥고 건조한 여름 그리고 온화한 가을이 지속되어 포도가 충분히 익을 수 있다.
보졸레에서 재배되는 적포도 품종은 갸메 아쥐 블랑(Gamay à jus blanc)으로 우리에겐 갸메라고 알려져 있다. 이 품종의 가장 큰 특징은 레드 와인의 경우, 다른 지방의 것보다 매우 선명하고 화사한 빛깔을 띠며 과일향이 풍부하고 맛이 신선하다는 것이다.
보통의 적포도 품종은 보졸레의 화강암 토양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데, 갸메는 그 반대로 완벽하게 맞는다. 화이트 품종으로 샤르도네는 재배하지만 생산량은 전체 생산량의 1% 정도만 차지할 뿐이다.
보졸레의 12개 아뻴라시옹은 크게 보졸레, 보졸레 빌라주, 보졸레 10 크뤼로 나눈다. 북쪽의 화강암, 편암 지대에는 10 크뤼와 보졸레 빌라주가, 남쪽의 석회 지대에는 보졸레가 위치하고 있다.
잘 알려진 보졸레 누보는 대부분 남쪽의 보졸레 AOC에서 생산된다. 10 크뤼에서는 우수한 품질의 레드 와인이 생산되는데, 이 지역의 와인들은 보통 7-10년 정도의 숙성 잠재력을 가진다.
1.보졸레(Beaujolais)
가장 넓은 지역을 차지하는 아뻴라시옹으로 생산되는 와인들은 풍부한 꽃향과 과일향을 가지고 있다. 11월에 마시는 햇 포도주인 보졸레 누보가 유명하며 서빙할 때는 약간 차가운 듯한 11도가 적당하다.
2.보졸레 빌라주(Beaujolais Villages)
38개 꼬뮌만이 보졸레 빌라주 아뻴라시옹을 사용할 수 있다. 체리빛 붉은 색상이 아름다우며, 블랙커런트, 딸기와 같은 붉은색 과일향이 느껴지는 와인들이다. 보졸레 빌라주의 서빙온도는 11-12도에서 소시지나 닭고기 같은 요리와 잘 어울린다.
3.10 크뤼(10 Crus)
보졸레 와인의 꽃이라 할 수 있는 10 크뤼는 쉬루블르, 플뢰리, 쌩따무르, 꼬뜨 드 부루이, 쥘리에나, 레니에, 쉐나, 모르공, 물랭아 방이다. 이 10 크뤼는 스타일 별로 세 그룹으로 묶을 수 있다.
①Soft and Light : 쉬루블르, 플뢰리, 쌩따무르
②More full-bodied : 고뜨 드 부루이, 꼬뜨 드 부루이, 쥘리에나, 레니에
③Improving with age : 쉐나, 모르공, 물랭아 방
쉬루블로(Chiroubles)
보졸레 크뤼 중 가장 높은 해발 400m 의 화강암 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섬세하고 과일향이 강한 전형적인 보졸레 와인이 생산된다. 서빙 온도는 12도이며 소시지류, 흰살 육류 등과 잘 어울린다.
플뢰리(Fleurie)
이름처럼 보졸레 크뤼 중 가장 여성스러운 와인이 생산되는 곳이다. 복합적인 꽃과 과일향이 특징이며 서빙 온도는 13도, 흰살 육류, 닭고기 등과 잘 어울린다.
쌩따무르(Saint Amour)
매력적인 이름을 가진 쌩따무르는 보졸레 크뤼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와인에서 활기차고 섬세한 느낌이 들며 체리 브랜디, 향신료의 향이 은은하다. 숙성을 시키면 일부 와인들은 부르고뉴 와인과 비슷해지기도 한다.
부루이(Brouilly)
부루이 산자락에 위치하고 보졸레 크뤼 중 재배면적이 1300ha나 되는 가장 큰 아뻴라시옹이다. 짙은 루비색에 붉은 과일, 자두, 복숭아와 미네랄 향이 난다. 크뤼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이 지역 와인은 색이 선명하고 힘이 있다.
꼬뜨 드 부루이(Côte de Brouilly)
부루이 산 경사면의 좋은 위치에 자리잡은 포도밭의 토양은 화강암과 편암이 균일한 비율을 이루고 있다. 신선한 포도와 아이리스 향기가 느껴지며 충분히 숙성돼야 그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
쥘리에나(Juliénas)
이 크뤼의 포도밭은 경사가 급하여 일조량이 풍부하다. 복숭아와 붉은 과일의 부케와 꽃의 아로마가 어우러진 와인은 어릴 때뿐만 아니라 몇 년 숙성시킨 뒤에 마셔도 좋다.
레니에(Régnié)
1988년에 크뤼로 지정된 레니에는 가장 늦게 태어난 아뻴라시옹이다. 부드럽고 구조가 잘 잡힌 와인으로 레드커런트, 블랜베리, 라스베리향이 느껴진다.
쉐나(Chénas)
보졸레 크뤼 중 가장 작은 크뤼이며 루이 13세가 선호해 가장 귀한 와인으로 유명하다. 구조가 잘 잡혀있으며 꽃과 나무향이 느껴지고 오래 보관하기 좋은 와인이다. 같은 언덕에서 생산되어 형제 포도주라고도 하는 물랭아 방과 함께 보졸레의 명물로 뽑힌다.
모르공(Morgon)
남성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와인 스타일로 입안에 꽉 찬 느낌을 준다. 잘 익은 체리, 복숭아, 살구, 자루의 아로마가 느껴진다. 최상의 상태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도 숙성 시키는 것이 좋다.
물랭아 방(Moulin-à-Vent)
‘보졸레 귀족’이라고도 불리며 15세기의 풍차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마그네슘이 풍부한 화강으로 된 토양 덕분에 명품 와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짙은 루비색에 아이리스, 말린 장미, 향신료, 잘 익은 과일향이 나고 장기숙성이 가능해 보졸레에서 최고급 와인 대접을 받기에 충분하다.
세미나 후 시음회에서 소개된 보졸레 와인들은 보졸레 떼르와의 다양성과 독특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미셸 떼뜨(Michel Tête/도멘 뒤 끌로 뒤 피에프), 장 피에르 라르즈(Jean-Pirre Large/도멘 셰송), 장 마크 뷔르고
(Jean-Marc Burgaud/장 마크 뷔르고) 그리고 장 폴 브룬(Jean-Paul Brun/도멘 데 떼르 도레) 처럼 뉴욕 타임즈, 디켄터, 와인 스펙테이터 등에서 찬사를 받은 바 있는 와인 메이커들의 와인들에서 보졸레 와인이 변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전통적인 나무통에서 양조하고 숙성 시킬 때 오크통을 사용하며 부르고뉴 식의 양조를 도입하는 등 좀더 구조감과 복합성을 가진 와인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와인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 좀더 다양한 보졸레 와인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시음와인]
Beaujolais Villages 2000, Chateau de l’Éclair
Chiroubles 2006, Cuvée La Précieuse, Clos les Farges, Domaine Cheysson
Juliénas 2005, Cuvée Prestige, Domaine du Clos du Fief
Morgon 2003, Côte de Py, Domaine Jean-Marc Burgaud
Côte de Brouilly 2007, Domaine des Terres Dorées
Moulin-à-Vent 2002, Champ de Cour, Chateau Des Jacques
자료 및 사진 제공 : 보졸레 와인협회 및 소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