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해외 사이트에서 와인 책 고르기는 와인을 고르는 것처럼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과연 어떤 책들이 와인 애호가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까요? 이제부터는 중급 이상의 와인 애호가를 위한 책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로버트 파커의 ‘The World’s Greatest Wine Estates’는 일단 와인 초식을 뗀 와인 애호가에게 적당합니다. 세계적으로 최고 평가를 받고 있는 와이너리들을 소개한 책으로 와이너리의 개요와 빈티지별 테이스팅 노트, 점수를 알 수 있습니다.
로버트 파커의 개인적인 성향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Krug 이나 Ch. Latour 같은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매우 훌륭한 와이너리들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국내에서 번역서가 출판되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와인 입문서에서 벗어나 지역별로 좀더 세분화된 책을 보고 싶을 때, Clive Coates(클라이브 코츠)의 ‘Côte D'Or: A Celebration of the Great Wines of Burgundy’을 추천합니다.
부르고뉴 와인에 대한 관심은 필수겠지만, 꼬뜨 도르의 마을들과 포도밭, 도멘들을 소개하고 나머지 부분에는 위대한 꼬뜨 도르 도멘들의 복잡하기 그지없는 역사와 와인 스타일, 빈티지별 테이스팅 노트를 자세히 실었습니다.
부르고뉴 와인 애호가의 교과서나 다름 없는 이 책은 올 상반기에 샤블리와 꼬뜨 샬로네즈를 보강한 개정판, ‘The Wines of Burgundy’로 나올 예정입니다.
보르도의 관한 책들은 좀더 다양합니다. 먼저 로버트 파커의 ‘Bordeaux: A Consumer's Guide to the World's Finest Wines’는 유명한 보르도 와인의 구매 가이드로 4번째 판입니다. 1961년부터 2001년까지 빈티지가 소개되어 있고 국내에도 번역본이 출판되었습니다.
영국의 와인 전문지 디켄터의 에디터로 활동하는 Stephen Brook(스테판 브룩)의 ‘The Complete Bordeaux’ 는 좀더 자세하게 보르도 샤또들을 분석한 책입니다.
와인 작가로 유명한 Oz Clarke(오즈 클라크)의 ‘Oz Clarke's Bordeaux: The Wines, the Vineyards, the Winemakers’는 전반적인 보르도에 대한 기본 지식을 담고 있습니다. 포도 나무 재배, 와인 생산 그리고 각 아뻴라시옹 안내 등을 알 수 있지요.
이렇게 분야별로 세분화해서 다룬 전문 책들은 영어가 익숙하지 않으면 진도나가기가 힘듭니다.
다음은 영어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구매 가이드입니다. 이태리 와인을 평가하는 Gambero Rosso(감베로 로쏘)에서 매년 출판하는 ‘Italian Wines’는 전세계 이태리 와인 수입사와 와인 애호가들을 위한 이태리 와인 가이드입니다.
와이너리와 와인의 간단한 소개는 물론 빈티지별 평가와 테이스팅 노트를 담고 있습니다. 휴 존슨이나 로버트 파커 처럼 전세계 와인을 다루는 구매 가이드도 있지만, 그 지역 전문가들로 이뤄진 심사단이 평가하는 구매 가이드는 무시못할 전문성을가진다고 봅니다.
독일의 와인 전문가 Armin Diel(아르망 디엘)과 Joel Payne(조엘 페인)이 함께 쓴 ‘The Guide to German Wines’ 는 독일 최고 와이너리들의 프로필과 와인들의 평점을 매긴 가이드로 매우 실용적입니다. 아시겠지만, 구매 가이드를 살 때는 가장 최근 년도에 출판된 책 위주로 고르는 것이 요령입니다.
Mitchell Beazley Wine Guides 시리즈는 보다 다양하게 생산지별 와인에 대한 책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보르도와 부르고뉴는 물론 스페인, 이태리, 칠레, 스페인, 독일 등 각 와인 생산지의 기본 지식과 생산자 그리고 와인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 책들은 휴대하기도 편안한 크기로 부담이 없습니다.
매달 새로운 뉴스와 테마를 다루는 와인 잡지는 국내에서 와인리뷰(Wine Review)가 있고 영국의 디켄터(Decanter)와 미국의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디켄터와 와인 스펙테이터의 와인 점수는 와인 구매에도 많은 보탬을 주기 때문에, 와인 애호가 뿐만 아니라 와인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필수적인 책자가 되고 있지요.
주로 영어로 출판된 와인 책을 소개했지만 나라별 모국어로 출판된 와인 책은 생각보다 휠씬 많고 권위도 있습니다. 제한된 페이지에서 더 많은 와인 책을 소개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도록 하겠습니다. 편하게 와인을 음료로 즐기는 것도 좋겠지만,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만나는 와인은 전과 다름을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