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가 풍성해지는 가을은 미식의 계절이며 여름 내내 멀리했던 레드 와인에 저절로 손이 가는 계절이다. 특히 보르도 메독의 와인은 고가의 그랑크뤼 등급 와인부터 가격대비 가치 있는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월 18일에 메독와인협회(CVM)가 주최하고 프랑스 농식품 진흥공사 소펙사(SOPEXA)가 주관하는 2007 메독 와인 세미나 & 전시회에서 또다시 메독 와인의 진가를 알 수 있었다.
<오전, 오후로 나뉘어서 열린 메독 와인 세미나와 와인 전시회>
이른 시간인 오전 10시에 시작된 메독 와인 세미나는 ‘1855 Bordeaux Classification’의 저자인 Mr. Dewey Markham의 강의로 시작되었다. 2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메독 와인의 특징에 대해 얘기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지만, 알고있는 지식에 보탬을 주는 정도로 강의의 초점이 맞춰졌다.
메독은 보르도의 좌안에 해당되는 지역으로 그 유명한 1855 등급이 보르도에서 가장 먼저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보르도 와인은 지역->소지역->꼬뮌(보르도->오메독->쌩쥘리앙)을 향해 작은 단위로 갈수록 와인의 품질이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메독 지방을 예를 들면, 전체 메독과 오메독은 같은 소지역 명칭이고 뽀이약(Pauillac), 쌩테스테프(Saint-Estéphe), 쌩쥘리앙(Saint-Julien), 마고(Margaux) 등은 꼬뮌으로 최소 단위가 된다. 이 꼬뮌명이 AOC에 표기되어 있다면 와인 이름을 몰라도, 어느 정도 품질을 가진 와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 : Appellation Bordeaux Contrôlée 보다 마을 이름이 쓰여진 Appellation Saint-Julien Contrôlée 쪽이 더 품질이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메독은 크게 메독과 오메독으로 나눠지고 잘 알려진 마고, 쌩쥘리앙, 뽀이약, 쌩떼스테프, 물리스(Moulis), 리스트락(Listrac)은 오메독에 위치한 꼬뮌들이다. 메독의 토양은 자갈이 많은 척박한 토양인데, 지롱드강의 범람으로 오랜 풍화작용을 거쳐 자갈이 많은 토양이 만들어졌다. 이런 자갈토양은 햇빛을 반사 시키고 낮 동안의 열기를 담아서 밤에도 따뜻한 온도를 간직한다. 물론 배수 또한 탁월하다. 이런 토양에는 카베르네 소비뇽이 가장 적합하고 보완하기 위해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쁘띠 베르도, 말벡 5가지의 품종을 재배하고 있는데, 말벡과 같은 품종은 재배 비율이 매우 적고 점점 재배를 꺼리고 있어 메독에서 사라지고 있다.
세미나 뒤에는 국내 23개 수입사들이 참여한 메독 와인 시음회에서 메독 와인의 매력과 특징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처럼 메독 와인은 긴 역사만큼이나 많은 관심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한동안 ‘와인=메독’ 이란 공식이 통할 정도로 위상이 높았던 메독 와인은 엄격한 AOC 규제나 신대륙의 우수한 와인들의 도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와인 인구 등 여러 문제에 부닥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시장의 개발, 브랜드 와인 생산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며 변화에 대응해가며 다시한번 성장의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