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S

백난영 Baek Nan Young (baeknanyoung@hanmail.net)
AIS(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 과정 1,2,3 레벨 이수 후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이탈리아 와인투어 전문기관 바르바롤스쿠올라(BARBAROL SCUOLA)를 운영하고 있다. 베를린 와인 트로피 심사위원이기도 한 백난영은, 이탈리아 와인 및 와인 관련 문화, 행사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와인 관련 전문 통/번역가, 랑게와인 앰버서더(Langhe Wines Ambassador)로도 활동 중이다.
Certified Professional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l President of Barbarolscuola, specialized in Italian Wine & Gastronomic Tour l Columnist of Korean Online Wine Magazine l Member of Judging Panel at: The International Wine Award Mundus Vini, International Wine City Challenge, Emozioni Dal Mondo, Portugieser Du Monde l Blogger l 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l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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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비오 꼬뇨의 오너 겸 와인메이커, 발터 피쏘레Valter Fissore. 장인인 엘비오 꼬뇨와 함께 바롤로 불모지였던 라벨로 밭을 가장 핫한 크뤼로 변모시켰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와인을 많이 마시지 않습니다. 적게 마시는 대신 품질을 1 순위에 두며 우아한 와인을 선호합니다. 양조 스타일이 전통적이냐 현대적이냐는 이들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엘비오 꼬뇨 와이너리의 오너인 발터 피쏘레는 최근 소비자의 와인 취향을 묻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바롤로가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70%나 차지하는 엘비오 꼬뇨의 역량을 ‘와인은 토양을 비추는 거울’로 들었다. 토양은 와인 정체성에 기여하고  같은 이유로  토질의 다양성이 와인에서 분별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발터는 강조한다. 


엘비오 꼬뇨의 핵심 바롤로 밭은 노벨로 마을 라베라에 집중되어 있다. 바롤로 밭등급 체계인  MGA에 등록된 노벨로 마을의 밭 면적은 184헥타르이며  이중 12헥타르가  엘비오 꼬뇨 소유다. 밭 자체가  바롤로  조건을 충족하나, 엘비오 꼬뇨는 다시 토질과 위치에 따라 밭을 세분화해 밭 단위로 적합성이 검증된 생체형(sub-variety,아변종)을 심었다. 그래서 엘비오 꼬뇨 바롤로는  밭이 갖는  미세한 차이가 명징하고  와인이 어릴수록  차이는 두드러지며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다. 날렵한 산미는 와인 분위기를 띄우고 미네랄 성분은 산미를 또렷하게 하는 상호관계를 유지한다. 또한 미네랄은 중후한 풍미와 깊이를 주며  와인의 완성도를 높인다.


엘비오 꼬뇨는 발터 피쏘레와 부인 나디아 꼬뇨가 공동으로 오너를 맡고 있다.  꼼꼼한 성격의 발터는 양조뿐만 아니라  17헥타르의  밭 관리와 경작도 직접 챙긴다. 


발터와  엘비오 꼬뇨의 첫 인연은 1990년 초반에 시작됐다. 엘비오가  전업을 결심한 시기는 레스토랑 오너에서  마르카리니 와이너리의  공동창업자로 변신을 거듭하면서  인생의 전성기를  맞고 있을 때였다. 엘비오 나이 64세, 마음속에 키워오던 와이너리 오너란 꿈을 실현할 적기가 왔음을 직감한다.


엘비오가 눈독 들이고 있던 밭은 노벨로 마을, 해발 320m ~ 380m  높이의 일련의 언덕이었다. 정상에는  카시나 누오바란  농가가 자리 잡고 있으며 여기서는 인근의 포도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후에 카시나 누오바는  양조장 및 숙성실로 개조되어 엘비오 꼬뇨의  사령탑으로 쓰인다. 그가 노벨라에 정착했을 때인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이곳은 바롤로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알프스와 인접한 위치 특성상 우박이나 저온 피해를 자주 입었고 엘비오 외에는 누구도  이곳의 테루아적인 잠재력을 알아보지 못했다.


라 모라 베리(Berri) 밭을  제외하고  모든 밭은  카시나 누오바 주변에 동그랗게 모여있다. 정남, 남동을 바라보는 언덕은 바롤로 밭이, 햇빛이 덜 쬐이는 곳은 돌체토 달바와 바르베라 달바  밭이 있다. 이런 지형은 해충 침입이나 기상이변이 발생하면  신속한 대처법 마련과 투입을 가능케 한다. 수확철에는 수확 즉시 포도를 양조장에 보낼 수 있어 산화를 방지하고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제 카시나 누오바를 축으로  돌아가면서  엘비오 꼬뇨의  아이콘 와인들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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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바르베라 달바 프리-필록세라, 바롤로 카시나 누오바, 바롤로 라베라 브리코 페르니체, 바롤로 라베라  비냐 엘레나, 랑게 나스체타 델 코무네 디 노벨로 아나스 체타>

 


Langhe DOC Nas-Cëtta Del Comune di Novello Anas-cëtta 2020
랑게 DOC  나스체타 델 코무네 디 노벨로 아나스 체타


엘비오 꼬뇨의 유일한 화이트다. 나스체타(Nas-Cëtta) 품종으로 만들며 엘비오 꼬뇨 품종이라 할 만큼 그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랑게에서 거의 전멸할 뻔했던 나스체타는 엘비오와 발터의 노력으로 원산지 보호를 받게 된다. 이후 발터 피쏘레가 이끄는 12군데 노벨로 와이너리 연합은 나스체타의 본산지가 노벨로라는 주장을 펼쳤고, 이 주장이 받아들여져 ‘랑게 DOC  노벨로 마을 나스체타( Langhe DOC Nas-Cëtta  Del Comune di Novello )’라는 원산지 마크를  얻는 데 성공했다.

 

엘비오 꼬뇨 라벨을 보면  원산지 명칭 뒤에 아나스-체타Anas-cëtta가 따라오는데 이는 나스체타의 다른 이름이다. 단, 원산지명이 비슷한 랑게 나셰타(Langhe DOC Nascetta)와  혼동하지 말자. 품종은 동일하나  랑게 나스체타( Langhe DOC Nas-Cëtta)는 다른  품종을 섞지 않으며,  랑게 나셰(Langhe DOC Nascetta)는  원산지가 노벨로를 제외한 랑게 지역이며 품종 최소 비율을 85%로 하는 블랜딩 와인이다. 


양조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9월 말에 수확한 열매를 압착한 포도즙을  며칠간 저온 침용 상태로 둔다. 이어 포도즙의  70%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나머지는 슬로베니아산 오크에서 발효했다. 발효한 와인을  70:30의 비율로  나누어, 전자는 15 헥터 리터 슬라보니아산 오크통에서 14개월 숙성하고 나머지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한다. 첫 3개월간은  효모와  접촉한 상태로 놔둔다. 블랜딩 해서 병입한 와인을  6개월 더 숙성한다. 와인은 맑고 투명한 노란색이 비치며 자몽, 백장미, 사루비아, 복숭아 향이 피어난다. 향기는 직선적이며 또렷하다. 산미는 예리하고 입안에 울림을 남긴다. 짭짤한 맛은 견고함에 기여하고  복합미를 더한다. 감귤류의 여운이 상큼하며 아몬드의 쌉쌀한 내음이 입안을 깔끔하게 한다. 

 

 

Barbera D’Alba DOC Pre-Phylloxera 2019
바르베라 달바 DOC 프리-필록세라 


랑게에 바르베라 원뿌리가 있다는 사실.  라모라 마을에  0.2 헥타르  크기의 베리(Berri) 포도밭에서 자란다. 바르베라는 필록세라가 침입하기 전에 심어졌으나 다행히 모래땅이라 해충의 접근이 불가능해  120년이나 존속할 수 있었다. 발터에 따르면 이 밭은 희귀해서  보물단지 다루듯 한다고 한다. 포도나무는, 어미 가지를 잘라내 땅 속에 심으면  뿌리가 뻗어 나가는 방식으로 번식한다.


원래 카시노 누오바와  가까운 ‘브리코 데이 메르리(Bricco dei Merli)’에서 자란 바르베라와 블랜딩 했었다. 그러다 2010년에  이것만 따로 떼어내 바르베라 달바 프리-필록셀라로  선보이고 있다.  10월 초에 수확한 포도를 알코올 발효한 뒤 슬라보니아산 오크통으로  옮겨  12개월 숙성했고 추가로 6개월간 병 숙성했다. 친숙한 바르베라의 잣대를 들이댔다간 실망하기 쉽다. 잉크빛은 바다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듯하고 블랙베리, 석류, 들꽃, 장미, 바다 짠내, 후추의 향기가 그르나슈의 개성과 닮았다. 바르베라의  꽃이나 과실 아로마보다는 야생 허브나 야채 향이 강렬하다. 입안을 꽉 채우는 충만함과 바디감이 놀랍다. 오크 터치가 흐르지만 향과 맛에서 돌출하는 야성을 오크로 제압한 양조 기량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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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오 꼬뇨의 포도밭 위치. 별표는 와이너리 건물. 적색선은  라베라 밭. 7번 밭은 카시나 누오바, 8번 밭 라베라, 9번 밭 브리코 페르니체, 10번 밭 비냐 엘레나 >

 


엘비오 꼬뇨의  바롤로는 라베라(Ravera)라는 12헥타르의  단일 밭에서  온다.  밭의 토양과 미세기후를 정밀 분석한 자료를 기반으로  4 개의  극소 단위로 세분했다. 공식 밭 명칭(MGA)이 라베라이기 때문에  라벨에  라베라와 밭이름을 함께 표기한다.  엘비오 꼬뇨는 네비올로 생체형 선택에 있어서 다양성을 추구한다. 보통 바롤로 생산자들은 람피아(Lampia)와 미켓(Michet)품종을 선호하고 로제(Rose)를 외면하는데,  비냐 엘레나 밭에는 30년 넘게 로제가 재배되고 있어  바롤로에서는  유일한  로제 밭으로 알려져 있다.

 


Barolo DOCG Cascina Nuova 2018
바롤로 DOCG 카시나  누오바   


카시나 누오바 밭은   2.5헥타르 크기에, 포도나무 수령이 20년 안팎으로 나이가 가장 어리다.  밭이 위치한 언덕은  정남향을 바라보며 해발은 380 m다.  카시나 누오바는 향기가 직선적이며 과일 내음이 화사해  바롤로 초보자의 입맛에 맞다. 바디는 무겁지 않고  타닌은 부드러우며 산미와  밸런스가 잘 잡혔다. 카시나 누오바 바롤로에 익숙해지면 토양 특성이 잘 드러나는 복합적인 바롤로에 쉽게 친숙해질 수 있다. 


양조 과정을 살펴보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48일  발효와 침용을 끝낸 후 슬라보니아산 보테에서 24개월 그리고 병입 한 후  6개월간 병 숙성했다. 상큼한 산미가 산딸기, 제라늄, 넛맥 아로마를  실어 보낸다. 붉은 꽃 향기와 스파이시한 풍미는 침샘을 자극하고 타닌 결이 유연해 부드럽게 넘어간다. 

 


Barolo DOCG Ravera Bricco Pernice 2017
바롤로 DOCG 라베라 브리꼬  페르니체  


브리꼬 페르니체는 ‘자고새의  언덕 꼭대기’란  뜻을 지닌 밭이며 자고새가 이곳에 둥지를 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2헥타르 넓이에  포도나무 평균 수령이  60년인  노익장을 과시하는  밭이다. 다른 밭과  떨어져 있으며  320미터의 고도는  한여름에도 일교차를 심하게 벌여놓는다. 


라벨에 그려진 자고새는  발터의  딸 엘레나가 그렸다. 엘레나는 3살 때  자기 이름을  딴 비냐 엘레나 라벨을 그려 가족을  놀라게 했다. 점토와 석회석이 섞인 토양은  묵직하고  바디가 견고해서 세라룬가 달바 스타일과 유사하다. 30일의 알코올 발효와 침용을 마친 후 슬라보니산 25헥토 리터와  30헥토 리터 오크통에서  30개월 숙성한 뒤  2년의 병 숙성을 거쳤다.


와인은 자몽, 장미,  로즈마리, 월계수잎,  사루비아,  커민 향기를 낸다. 흙 냄새가 섞인 말린 꽃 여운이 감미롭다. 산도가 신선하며 짭짤한 맛이 배어있어 감칠맛을 낸다. 타닌은 입안 전체에 울림을 주며  촘촘한 구조는 밀도감을 높인다. 다양한 향이 또렷하게 드러나고 서로 겉돌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조화롭다. 

 


Barolo DOCG Ravera Riserva Vigna Elena 2016
바롤로 DOCG 라베라 리제르바 비냐 엘레나  


6년의 숙성을 마치고  올해 선보인 리제르바다.  1991년에 엘레나가 태어났는데 마침 그해에 새로 구입한 밭에  딸 이름을 붙여 비냐 엘레나로 지었다. 라벨에 그려진 알에서 깨어나는 병아리는  엘레나가 3살이 되던 해 그린 거다. 밭은 380m 고도에 남동향을 바라보며  석회토와 점토가 이상적인 비율로 결합했다. 이 밭에서는 로제 네비올로만 나온다. 로제는 장미란 뜻으로 네비올로 중 가장  늦게 익고  햇빛에 비추어 보면 장밋빛이 돌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 분위기는 네비올로 보다는 피노 누아에  가깝고 숙성력은  여타 네비올로보다  짧다. 헥타르당 생산량을 대폭 감소했고  숙성기간을 6년  늘인  리제르바급으로 작황이 월등한 해에  바롤로의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만들었다.


자두, 유칼립투스, 민트, 사루비아, 장미, 바이올렛, 제라늄 향이 사랑스럽고 산미에  과일 아로마를 머금고 있다. 질감이 돋보이며  구조는 빈틈없이 채워져 있어  섬세함이 돋보인다. 타닌이 순하며 결이 곱다. 짭짤한 미네랄은 산미와 잘 어우러져 세련된 밸런스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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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바롤로 라베라 2018. 2017. 2016. 2014.2007 빈티지>

 

 


Barolo DOCG Ravera 바롤로 라베라

버티칼 시음 노트


라바레 밭은  4.88헥타르  크기로  엘비오 꼬뇨 밭에서 가장 넓다. 카시나 누오바 밭을 사이에 두고 우측은  남동쪽을,  좌측은 정남을 향하고 있다. 해발 380m에 점토와 석회석의  혼합토지만 석회석이 좀더 많고 입자의 결합력이 강하다. 와인은, 숙성 초기의 엄격하고 중후한 분위기를 시간이 흐른 뒤에도 유지한다. 2017년 빈티지부터는 알코올 발효할 때 포도의  30%를  송이째 넣기로 했다. 포도를 으깨지 않는 이유는  구조나 타닌을  얻기보다는 고급스런 아로마와 섬세함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결과가 의외로 좋아서  비율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다음은 바롤로 라베라 버티칼 시음 노트를 옮겨놨다. 라베라는  30일간  알코올 발효와 침용을 마친 다음 슬라보니아산 25~30 헥토리터 보테에서 24개월 숙성했다. 보테 안에서 첫  90일은  효모와 접촉한 채 숙성시켜 복합미를 높였다.

 


Barolo DOCG Ravera 2018


딸기, 장미, 체리, 아몬드, 사루비아 , 라즈베리, 오렌지 향이 감미롭다. 흑연 향의 뉘앙스도  풍긴다. 산도가 예리하고 타닌은 견고하며 조직이 치밀하다. 감귤류의 여운이 오랫동안 입안에 감돈다.

 


Barolo DOCG Ravera 2017 


2017년은 매우 덥고 건조한 해였지만 와인은 과일 마멀레이드 같은 농후함이나 달콤함,  알코올로 인한 무거운 감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장미, 제라늄, 키나, 흑연, 잉크, 민트, 견과류의 복합미가 뛰어나다.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포도가 내는 산미가 생동감 있게 전달된다. 향기는 또렷하지만 서로 겉돌지 않고 조화롭다. 타닌이 번지면서 긴장감이 감돈다. 산미는 레몬 내음을 비치며  짭짤한 맛과 어우러져  밸런스가 우수하다.

 


Barolo DOCG Ravera 2016 


향기가 직선적이고 집중도와 깊이감이 감지되며 제비꽃, 말린 오렌지 향이 감미롭다. 부싯돌 향이 미세하게 내비친다. 케이퍼의 짭짤한 향기는 이국적인 감을 더한다. 타닌의 구조가 잘 잡혀있어 안정감 있고  떫은맛이 적당히 느껴져  흡입력도 겸비하고 있다.

 


Barolo DOCG Ravera 2014


잔 중심은  짙은 루비색이 돌고 가장자리는 오렌지 빛이 비친다. 월계수, 팬넬 , 생강, 케이퍼, 감초 향이 싸하게 올라온다. 감미로운 복숭아와 오렌지 향이 이어진다. 산미는 선이 가늘고 와인에 생기를 불러 넣으며  짭짤한 맛과 어우러지면서 단단한 구조를 보여준다. 타닌 결은 유연하나 떫은 맛이 입안을 팽팽하게 긴장시킨다. 중심에 골격이 버티고 있어 바디에 안정감 있다.  

 


Barolo DOCG Ravera 2007


2007년 빈티지는2017 작황과 비견될 정도로 덥고 건조했다. 잔을 흔들면  와인의 움직임이 무겁고 눈물 간격이 촘촘하다. 말린 바이올렛, 라벤더,  주니퍼 베리, 키나, 카카오, 자두,  감초, 흙 등 복합적인 향기를 발산한다. 타닌 결은 섬세하고  매끄러운 동시에 구조가 단단해 바디에서 힘이 솟구친다. 산도가 예리하며 타닌의 질감과 잘 어우러져  세련된 밸런스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발터 피쏘레가 들려주는 조언을 덧붙이며 글을 마친다: 올드 빈티지는 마시기 30분 전에 코르크를 개봉하는 게 좋다. 15년 이상 장기 숙성한 와인을 오래 디캔팅하면 풍미는 균일해지는 효과는 있으나 구조가 느슨해져  밋밋한 감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마개 오픈과 서빙 시간 간격을  1시간 이상 벌이지 않는 게 좋다. 반면, 15년 이하의 숙성 초기 와인을 디캔팅하면  산소와 적당히 접촉해 타닌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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