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맛이 많고 신선한 로제 와인은 사람을 기분 좋고 유쾌하게 만들며 여름 소풍이나 가든파티에 즐거움을 더해 준다.”

 


세계 최연소 마스터 소믈리에 뱅상 가스니에는 그의 책 <와인테이스팅 노트 따라하기>에서 로제 와인의 미덕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휴양지 와인’이란 별명처럼 오랫동안 로제 와인은 진지한 고급 와인의 이미지를 만들지 못했고 대량 생산되는 저렴한 와인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로제 와인의 오늘은 달라졌다. 생산자들은 품질 향상에 몰두했고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 덕분에 소비자들도 로제 와인을 둘러싼 오해를 서서히 풀면서 편견 없이 로제 와인을 즐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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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les Wines>

 


식탁의 아름다운 주인공, 로제 와인

 


연한 양파 껍질 색에서 연어 살색, 이름처럼 장미 꽃잎 색, 짙은 분홍색까지 색상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미적 요소가 로제 와인의 첫 번째 매력이다. 세네 Saignée 양조법을 활용하여 적포도의 껍질에서 색을 추출한다. 포도즙과 껍질을 분리하지 않고 얼마나 함께 두느냐에 따라 색상이 결정된다. 옅은 색을 원하면 아주 짧게, 진한 색이라면 시간을 길게 두면 되는데, 껍질에선 색과 함께 타닌도 함께 추출되기 때문에 와인 생산자들은 이 점을 유의한다. 


자주 놓치는 사실인데, 로제 와인은 거의 모든 종류의 적포도 품종으로 만들 수 있다. 프로방스와 타벨 지역에선 주로 그르나슈와 생소, 루아르에선 카베르네 프랑과 가메, 카베르네 소비뇽을, 토스카나에선 산지오베제, 포르투갈에선 바가와 토리가 나시오날, 미국에선 진판델과 시라, 호주에선 네비올로, 아르헨티나에선 말벡 등 로제 와인의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기후와 품종의 특징을 가진 와인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꼬뜨 드 프로방스 Côtes de Provence는 프랑스 남부에서 가장 넓은 생산지로 지중해 연안을 따라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여기선 그르나슈와 생소로 로제 와인을 만드는데 대부분 드라이하고 생기 넘친다. 그 중 풀 바디 스타일도 종종 볼 수 있다. 세계적인 로제 와인 생산지인만큼 아무리 저렴한 와인이라도 허투루 만든 것 같지 않고 믿을 만 하다.


대부분 오크통을 사용하지 않는 로제 와인의 향미는 상큼 그 자체다. 잘 익은 딸기,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일의 향미가 선명하고 때론 오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기에 다양한 로제 와인의 스타일 덕분에 어울리는 음식의 폭 또한 생각보다 넓어 오히려 놀라울 정도다. 이제 로제 와인이 여러 종류의 음식들과 최고의 궁합을 만들 수 있는 와인 중 하나란 건 분명해졌다.


식전주로 활용하기도 좋은 가벼운 로제 와인은 니스식 샐러드 같은 신선한 샐러드와 요즘 유행하는 사퀴테리, 스시, 까망베르 같은 부드러운 치즈와 잘 어울린다. 여러 향미가 섞여 있는 우리 음식과도 시원한 산미를 가진 로제 와인이 그야말로 딱이다. 만두, 도토리묵, 오징어 볶음, 채소전, 찬 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굴전까지 두루두루 매칭해볼 수 있다. 


모든 로제 와인이 가벼운 스타일인 건 아니다. 풀 바디 로제 와인은 프랑스 남부 특히 타벨, 코르비에르, 방돌, 코트 드 프로방스에서 나온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스타일은 연어나 참치 구이, 햄버거, 양념 치킨, 생선 튀김, 오리, 꼬치구이와도 잘 어울린다. 매콤한 제육볶음도 상쾌한 산미가 매운 느낌을 씻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좋은 선택이다. 


생각만큼 흔치 않지만 스위트 로제 와인의 경우 달달한 디저트, 매운 태국 음식이나 인도 카레와 잘 어울린다. 단 맛이 달콤한 음식과 만나면 더 강해지고 반대로 혀가 얼얼하고 머리 속이 하얘지는 듯이 매운 음식에 시달린 속을 부드럽게 달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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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선택, 폴크너 로제 와인

 


오늘 소개할 폴크너 Faulkener 로제 와인은 로제 와인의 본고장,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최근 스타일리쉬한 로제 와인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다. 


제인 폴크너와 휴 폴크너는 1989년 프로방스에 위치한 도멘 드 그랑 크로스를 인수했다. 이듬해 선보인 첫 빈티지가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며 와인시장에 데뷔했다. 이어서 폴크너 와인은 2001년 세계적인 와인 전문지 디캔터 Decanter에서 ‘2000 프로방스 최고의 레드 와인’으로 선정되며 짧은 역사임에도 훌륭한 품질을 인정받았다. 현재 폴크너 와인은 성공의 발판이 되어 주었던 프리미엄 셀렉션 르 그랑 크로스 Le Garnd Cros와 합리적인 가격과 풍성한 아로마를 자랑하는 쥴스 Jules 등 다양한 브랜드로 와인 애호가들을 맞이하고 있다. 


새롭게 인터와인을 통해 홈 플러스에서 선보이고 있는 폴크너의 두 가지 로제 와인을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쥴스 로제.jpg

 

쥴스 로제

Jules Côte de Provence Rosé


생산지: 프랑스 > 프로방스
품종: 그르나슈 45%, 생소 33%, 시라 8.5%, 무드베드르 4.5% 등
알코올: 13%


쥴스는 휴 폴크너의 아들, 줄리안 폴크너가 와이너리 경영에 뛰어들며 선보인 새로운 와인 컬렉션이다. 쥴스는 자기과시용이 아닌 합리적이고 자신의 취향에 따라 와인을 선택하는 소비자를 위한 와인으로 좋은 가격과 풍부한 아로마와 신선한 맛으로 유혹한다. 


옅은 연어색을 띤다. 딸기와 붉은 체리의 과실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우며 뒤이어 올라오는 약간의 향신료 향과 함께 잘 어우러진다. 튀지 않고 시원한 산도와 훌륭하게 밸런스를 이룬다. 길게 이어지는 여운으로 오랫동안 즐기기 좋다. 세계적인 와인 대회, Mondus Vini와 Concours Générale Agricole De Paris에서 금메달을 받으며 의심할 수 없는 품질임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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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스 로제 와인과 잘 어울리는 스시와 콥 샐러드>

 


쥴스 로제는 콥 샐러드, 지중해식 샐러드 같은 각종 샐러드나 세비체, 스시, 봉골레, 가리비 찜, 마끼 등과 매칭하기 좋다. 깨끗하고 청량한 산미 덕분에 녹두전, 해물 파전, 채소전 등 각종 전 종류, 비빔밥, 오징어나 낙지 볶음처럼 매운 양념을 한 요리 또한 좋은 궁합을 기대할 수 있다. 먹기 전 냉동실에 30분 정도 넣어 차갑게 하면 그 효과는 더 커진다. 홈 파티에서 칭찬받을 수 있는 와인 

       

 르 그랑 크로스 지씨 로제.jpg

 

르 그랑 크로스 지씨 로제

Le Grand Cros GC Rose


생산지: 프랑스 > 프로방스
품종: 그르나슈 45%, 생소 33%, 시라 8.5%, 무드베드르 4.5% 등
알코올: 14%


폴크너 와인의 시작이었던 메인 브랜드, 프리미엄 셀렉션 르 그랑 크로스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로제 와인이다. 옅은 연어색을 띠고 강렬한 과일 느낌에서 전통적인 프로방스 로제 와인의 느낌을 받는다. 딸기와 붉은 체리, 메론, 망고 같은 열대 과일의 향이 나고 선명한 산도가 입 안에 침을 고이게 한다. 쥴스 로제 와인보다 무게감이 있어 중간 정도의 바디와 부드럽고 크리미한 느낌이다. 길게 이어지는 여운에서 붉은 베리류의 향미가 난다. 사랑스러운 로제 와인으로 세계적인 와인 대회, Concours Mondial Bruxelles과 Concours Générale Agricole De Paris에서 은메달을 수상했다. 


쥴스 로제 와인보다 복합적인 맛을 가지고 있어 샐러드도 좋지만 음식 매칭에 욕심을 내고 좋다. 조개 직화구이, 닭, 돼지, 소고기로 만드는 타코, 생선구이 등 여러 음식과 잘 어울린다. 제육볶음, 돼지고기 보쌈, 고기를 곁들인 피자, 양념치킨 같이 고기요리와도 찰떡이다. 
 

 

생선구이.jpg

<르 그랑 크로스 지씨 로제 와인과 좋은 궁합을 이루는 생선구이와 가리비 구이>

 

 

수입) 인터와인 (02-419-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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