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까페, 분식점, 택배를 받거나 보내는 곳, 비상시 응급 약을 살 수 있는 24시간 편의점은 간단한 먹거리나 살 수 있었던 예전의 모습과 다르게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진화하고 있다. 웬만한 건 다 구할 수 있는 요즘의 편의점에서 가장 핫 한 품목 중 하나는 와인이다. 대중화 바람을 타고 와인이 편의점에 입성한 후로 그 종류와 함께 매출도 늘었다. 지금 소개하게 될 호주의 와인 명가, 하디스 Hardys의 더 리들 The Riddle이 더해진다면 편의점의 와인 리스트는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1878년 맥라렌 베일의 오래된 제분소를 와이너리로 탈바꿈한 하디스 @hardyswines.com>
160년 이상 역사의 호주 와인기업
'하디스 Hardys'
하디스의 와인역사는 곧 호주의 와인역사라고 할 수 있다. 1850년 어느 날 20세에 불과한 토마스 하디 Thomas Hardy(아래 사진)는 30파운드를 들고(영화처럼) 호주행 배를 탔다.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호주엔 많은 이주민들이 꿈을 찾아 모여들었고 토마스 하디 또한 그 중 한 명이었다. 호주에 온 지 3년 후 그는 남부 호주 애들레이드 외곽에 첫 포도원을 조성하며 하디스의 위대한 역사를 열었다. 타고난 성실함과 독창성을 가지고 일했던 그는 1857년에 호주 와인 역사상 최초로 영국에 와인을 수출하면서 성공가도를 걷기 시작했다. 188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세계 와인 쇼’에 출품한 와인이 첫 금메달을 수상했고 하디스 와인의 품질을 인정받았다.
<포도나무를 돌보는 창업자, 토마스 하디 @hardyswines.com>
창업자 토마스 하디는 늘 “세계 시장에서 가치 있는 와인을 생산”할 것을 강조했고 이는 변하지 않는 하디스의 비전이 되었다. 노년에도 포도 나무 돌보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는 ‘남부 호주 와인산업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현재 6대째 가족경영으로 이어지는 하디스는 호주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해외로도 진출하며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디스의 와인 양조 철학은 모든 품종들이 가진 과일 특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복합성과 부드러운 질감을 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연간 25만톤 이상의 와인을 생산하며 전세계로 수출하는 와인 업체로 성장했다. 호주 와인 전문가인 제임스 할리데이 James Halliday는 하디스의 우수성을 부각하며 “호주의 5스타 와이너리”라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하디스는 창업 165주념을 기념하는 아이콘 와인, 엘린 하디 Eileen Hardy시리즈, 토마스 하디 시리즈, HRB 시리즈, 우무 Oomoo시리즈, 노타지 힐 Nottage Hill시리즈 등 다양한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와인, 하디스 더 리들 Hardys The Riddle은 일상 와인으로 제격이며 가성비 만점이다.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블렌딩, 쉬라즈와 카베르네 소비뇽 블렌딩,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스파클링 와인 그리고 모스카토로 구성되어 있다. 호주 와인답게 스크류캡 마개로 도구 없이 딸 수 있어 홈술용은 물론 야외로 나갈 때 가져가기도 좋다. 먼저 소개되는 1만원대 두 종류의 레드 와인, 카베르네 메를로와 쉬라즈 카베르네로 미리 만나보자.
하디스 더 리들 카베르네 메를로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생산지: 남동부 호주
카베르네 소비뇽의 강한 타닌과 메를로의 풍부한 과즙이 조화를 이루는 블렌딩으로 인기 높다. 깊은 루비색상을 띠고 산딸기, 검은 베리류, 바닐라 향과 함께 정향의 이국적인 향이 감각을 집중시킨다. 검은 자두, 까시스의 맛이 나면서 타닌은 벨벳처럼 깊고 부드럽다. 생생한 산미가 여운까지 이어지며 혀를 자극하고 잘 익은 과일의 달콤한 맛이 나서 경쾌한 인상이다.
@hardyswines.com
부드럽고 생동감 넘치는 산미가 잘 살아 있는 덕분에 생각보다 음식 매칭이 어렵지 않다. 단순하게 소고기 구이도 좋고 다진 고기 꼬치구이(위 사진), 소불고기, 육포, 찹 스테이크 등 주로 고기요리를 추천한다. 이외에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견과류, 약간 단단한 치즈와도 잘 맞는다.
하디스 더 리들 쉬라즈 카베르네
품종: 쉬라즈, 카베르네 소비뇽
생산지: 남동부 호주
호주에서 처음 시작된 블렌딩으로 강한 카베르네 소비뇽의 성격을 쉬라즈가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느낌이다. 깊은 루비색상을 띠고 잘 익은 빨간색 체리와 오디의 향과 삼나무, 바닐라 향이 풍성하다. 카베르네 메를로보다 진하고 동글동글한 느낌으로 검은색 과일, 감초 같은 달콤한 향신료의 맛도 느껴진다. 튀는 산미가 없어서 신맛을 싫어한다면 딱 좋다. 긴 여운과 밸런스가 좋은 와인으로 쉬라즈와 카베르네 소비뇽이 얼마나 궁합이 잘 맞는지 알게 된다.
@hardyswines.com
살짝 토스티한 향이 있어 장작 오븐 피자나 숯불에 구운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꼬치 요리와 어울린다. 또한 양념한 돼지고기, 소시지, 베이컨, 고기 군만두, 미트볼 파스타, 소고기 스테이크도 무난하다. 체다, 그뤼에르, 파르미자노 레자노 같은 강하고 단단한 치즈를 추천한다.
이 글에서 소개한 하디스 더 리들 2종은 편의점 CU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