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S

손진호 Stephane SON (sonwine@daum.net)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 1999년 귀국 이후 중앙대학교 소믈리에 과정을 개설, 한국 와인 교육의 기초를 다져왔다. 현재 <손진호 와인연구소>를 설립,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그의 와인 강의는 평판이 높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로서, 칼럼니스트로서 그리고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Broadley-병사진-전체.png

 

 

 

Broadley 로고.jpeg

 

 


피노 누아의 새로운 땅, 오리건

 

 

드넓은 북미 대륙 한복판에 있는 미국은 세계 4위의 와인 생산 대국이다. 포도밭은 대부분이 서부 태평양 해안가에 있다. 그 중 1위 캘리포니아주가 90% 정도의 와인을 생산하니, 3위라 해봤자 오리건(Oregon)주가 담당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그러나, 오리건 주는 아주 특별하게도 한 가지 품종에 특화된 장점을 가진다. 바로 피노 누아다. 오리건 주의 위도, 지형, 기후 등이 종합적으로 작동하는 테루아는 가히 프랑스 부르고뉴를 제외하고는 피노 누아 품종에 최적인 곳이다. 

 

 

Oregon Wine Map.jpg

< 미국 오리건 와인 산지 지도 >

 

 

오리건의 첫 유럽종 포도는 1854년 남부 로그 리버 밸리(Rogue River Valley)에 심어졌다. 그러나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오리건의 와인 산업은 인근 워싱턴 주와 마찬가지로 콩코드(Concord) 등 미국종 품종에 의존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1960년대 초반부터다. 캘리포니아에서 이탈된 생산자들이 오리건에 포도밭을 만들기 시작했다. 리챠드 썸머(Richard Sommer, 1961년), 데이빗 렛트(David Lett, 1965년) 등이 선구자다. 오리건의 회색빛 하늘은 캘리포니아가 생산해 내지 못한 '섬세한 버건디 레드 와인'의 꿈을 가능케 해 주었다. 뜨거운 캘리포니아와는 달리 서늘한 오리건의 자연 조건은 전혀 다른 독특함으로 우아하고 도도한 매력을 지닌 피노 누아 와인을 생산해 냈다. 좁은 이 지역으로 점점 나파(Napa)나 소노마(Sonoma)로부터의 이주자가 뒤를 이었다. 소규모 시설에 열정을 앞세운 이들은 처음엔 '향긋하지만 가벼운 와인'을 만들었지만, 1980년대가 지나면서 와인은 '힘'을 갖기 시작했다. 이렇게 1970년 이래 오리건과 피노 누아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오리건이 피노 누아의 새로운 천국으로 알려지게 되자, 2차 이주가 시작되었다. 그 대열의 선두에 섰던 크래그 브로들리(Craig Broadley)는 매우 특이한 이력을 가진 생산자다. 

 

 

 

Broadley, Pinot.jpg

< 오리건 피노 누아 Dijon Clone >

 

 

 

인생 2막은 피노Pinot와의 사랑으로

 

 

브로들리 빈야즈 양조장은 월래밋 밸리(Willamette Valley) 남부의 먼로(Monroe) 마을에 있다. 1981년에 설립된 가족 소유&경영 농장으로서, 1986년에 첫 와인을 출시했고, 그 이후 현재까지 가족 사업으로 남아 있으며, 현재 2대째 운영되고 있다. 창립자 크래그와 클라우디아(Claudia) 브로들리 부부는 본래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북셀러를 운영하고 있었다. 부부 주위에는 예술인들과 유명 요리사들이 있었는데 그들로부터 다채로운 미식의 세계를 체험하고는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버클리의 미슐랭 1스타 식당 '쉐 파니스(Chez Panisse)'의 셰프 알리스 워터스(Alice Waters)의 파인 다이닝을 통해 미식의 경험을 쌓은 크래그는 아내와 함께 와인을 만들어 볼 것을 결심했다. 더구나, 1970년대 당시는 "전원으로 돌아가자 back to the country"는 귀농 운동이 활발했던 시대였다. 누구나 새로운 무언가를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크래그는 세상을 다시 바라보며 모든 걸 정리하고 제 2의 인생 목표로 최고의 피노 누아를 만들어 볼 것을 결심하게 된다. 


그는 1970년 양조학 명문 U.C.데이비스 대학에서 포도 재배와 양조 공부를 시작으로 부르고뉴 와인을 연구했다. 이후 10여년 동안 크레그는 프랑스 부르고뉴 양조장들(Domaine Dujac, Maison Leroy, Romanee Conti,..)을 찾아 다니며 피노 누아 품종을 연구했다. 최종적으로 그가 선택한 곳은 오리건 남부 지역에 있는 먼로 마을이었다. 구릉지대의 먼로 마을이 땅값이 저렴하면서 피노 누아를 재배하기 적합하여 그 만의 색깔이 담긴 피노누아 와인을 만들어내기에 최적이라고 생각했다. 브로들리 부부는 세련된 흙내음을 간직한 멋진 피노 누아를 만들겠다는 희망으로 부족한 예산이지만 오리건으로 향했다. 그들은 가족의 포도밭을 조성하고자 하는 꿈과 특출한 피노 누아 와인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에 차 있었다. 

 

 

Broadley, Family 00.jpg

< 창업자 Craig & Claudia Broadley 부부 >

 

 

 

오리건의 피노 홀릭, 브로들리 양조장

 

 

먼로 마을 외곽에 위치한 13.5헥타르의 포도밭은 동향~북동향의 경사면에 위치하여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폭풍의 피해를 예방하며 배수에 용이한 곳이다. 또한 뜨거운 해에는 북동향의 서늘함이 신선한 피노를 만들기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월래밋 밸리 지역은 대체로 서늘한 기후이지만 브로들리 농장이 위치한 곳은 '바나나 밸트(Banana belt)'로 알려진 다소 온난한 지역으로 향기롭고 섬세한 피노를 만들기에 적합했다. 1981년에 처음으로 피노 누아 포마르(Pommard)클론과 베이든스빌(Wädenswil)클론을 심었으며, 최근에는 디종(Dijon)클론을 추가로 식재하였다. 


브로들리에서는 지속가능형 영농법(sustainable farming)을 실시하고 있으며, 포도나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유기질 재료들을 사용한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브로들리 농장의 일상적 관심이며 미래를 위하여 필수적 가치라고 믿고 있다. 그들은 피복 식물 풀이나 잡초를 벨 때는 양들을 이용한다. 농장에서 키우는 양떼를 포도밭으로 밀어 넣어 자연스럽게 풀과 잡초를 뜯어 먹게 하여 제거한다. 더불어 양떼들이 그 일을 하는 동안 용변을 보면 그것이 또 자연스럽게 천연 유기질 비료가 되지 않겠는가? 

 

 

Broadley, Sheep.jpg

 

 

포도 재배법에 있어서는 소유 밭의 75%를 '리라 인도법(Lyre trellis system)'을 사용함으로써, 과실에 더 많은 햇볕을 받게 하고 공기 유통을 좋게 하여 나무를 건강하게 유지 시킨다. 밭의 토양은 주로 점토인데, 이들은 적절한 양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기에, 밭에 인위적으로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 (Dry Farming). 또한 화산토인 조리(Jory) 점토와 해즐러(Hazelair) 점토는 미네랄이 풍부하여 와인에서도 광물질 풍미와 향신료 터치를 느끼게 한다. 


브로들리에서는 와인을 뚜껑이 없는 오크조에서 발효시킨다. 오크 나무가 더욱 진하고 깊이감있는 복합미를 낸다고 믿고 있다. 아울러 좋은 빈티지 해에는 잘익은 포도 송이의 자루까지 통째로 발효조에 넣는다. 와인의 구조감을 강화시키고 개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러한 영농 철학과 양조 열정으로 브로들리 와인은 여러 대회와 기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1994년 'Claudia‘s Choice' Pinot Noir 는 오리건 와인 중 처음 Wine Spectator 94점을 받았으며, Top100 리스트에 선정되었다. 또한 미국과 프랑스에서 열린 피노 누아 와인 테이스팅에서 97점의 놀라운 점수로 오리건 와인 역사상 최고점을 기록하는 기쁨도 누렸다.

 

 

 

레이블에 가족의 이름을 붙이는

화목한 가족 와이너리

 

브로들리 양조장은 "시장이 좋아할 만한 와인보다는 우리가 좋아할 만한 와인을 만든다."는 슬로건 아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그만큼 오리건의 테루아와 그들 고유의 피노 누아 와인 스타일에 애착과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크래그는 언제나 와인의 소량 생산을 고집하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피노 누아를 만들고 있으며, 가족 경영 양조장답게 포도밭 이름도 가족의 이름을 붙였다. 'Claudia's Choice', 'Marcile Lorraine' & 'the Jessica block' 등 세 개의 싱글 빈야드와 'Estate' 밭을 고안하고, 해당 밭의 특성을 살린 와인을 생산한다. 그 외의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와인은 그들의 철학을 공유하는 주변 포도 재배자들의 포도를 구입해서 양조한다. 먼로의 본사 건물 간판의 장식에는 와인 병을 들고 즐겁게 나가는 어릿광대 분장을 한 사람의 모습이 있는데, 브로들리 회사의 즐거운 철학과 행복한 사업을 표현하는 익살스런 심볼인 듯 하다.

 

 

Broadley, 포도밭 블록.jpg

< 브로들리의 싱글 빈야드 블록 >

 

 

가족 농장이 첫 포도나무를 식재할 당시 11살이었던 2대 모간(Morgan Broadley)은 현재 와인 양조와 포도밭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부인 제시카(Jessica)는 미디어 홍보, 클럽 프로그램, 양조장과 테이스팅 룸의 행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3대 째인 두 딸 올리비아(Olivia)와 사바나(Savanna)도 조금씩 가족 일을 돕고 있다. 때가 되면 그들도 이 사업에 참여를 결정할 것이다. 가족의 이름을 붙여 새 와인 브랜드 이름을 붙이는 이 양조장의 전통에 따라 3대째의 이름을 딴 와인도 이미 출시되어 있다. 참으로 멋진 전통 아닌가?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했는데, 이 가족들은 살아서 벌써 이름을 남겼네? 그런데, 잠깐 드는 의문… 왜 남자들 이름은 안 붙일까? 

 


Broadley, Family 01.jpg

< 왼쪽부터, Morgan, Jessica, Olivia, Savanna, Claudia, Craig Broadley 가족 >

 

 

 

 

 

[ Broadley Vineyards 국내 수입 와인 5종 ]

 

 

Broadley-병사진-샤르도네.png
브로들리, 샤르도네

Broadley, Chardonnay

 

 

피노 누아로 유명한 오리건 와인 산지지만, 화이트 와인도 멋지다. 프랑스 부르고뉴에서도 짝꿍인 샤르도네가 이곳의 서늘한 기후와 토양에 잘 적응하여 놀라운 결과를 보여 주고 있다. 브로들리 샤르도네 와인은 얌힐-칼튼(Yamhill-Carlton) AVA 지역에 위치한 토니 린더와 다이안 심슨(Tony Rynders & Diane Simpson) 소유의 마베릭 밭(Maverick Vineyard, Dijon Clone 76) 포도를 받아 생산되었다. 그러나 레이블에는 보다 인지도 높은 명칭인 'Willamette Valley AVA'로 표기했다. 현명하게도, 중고 프랑스 오크통에서 18개월 정도 숙성하여 샤르도네 포도의 향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2017년 빈티지 샤르도네는 13.5%vol의 알코올로 2018년 11월에 출시되었다. 연간 1,500 병 생산되는 희소가치 높은 와인으로 오리건 샤르도네의 특성을 오롯이 살린 자연주의 양조법 결과물이다. 샛노란 개나리꽃 색상이 영롱한 글라스를 돌리면, 오렌지와 파인애플, 멜론과 살구향이 샘솟듯 뿜어 나온다. 부드러운 아몬드와 버터 풍미가 저변에 깔리며 향그런 흰꽃 향기도 아찔하다. 한 모금 마시면 풍만한 볼륨감에 미려한 질감이 입안 점막에 휘감기며, 적절한 알코올의 힘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어지는 높은 산미와 강한 미네랄 특성이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고는 레몬-아몬드의 풍미를 남기며 사라진다. 이런 와인은 음식과의 친화력이 매우 뛰어나서, 갖은 애피타이저 음식에서부터 해산물 뷔페를 거쳐 생선 스테이크까지 무난하게 받쳐준다. 필자는 오렌지 소스를 곁들인 메추리 구이 메인 요리와 함께 했는데, 매우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2~4년 정도의 추가 숙성을 통하여 복합미가 더해 질 몇 년 후가 기대된다. (구입가 6만원대)

 

 

Broadley-병사진-에스테이트.png

피노 누아, '에스테이트'

Pinot Noir, 'Estate'

 

 

'에스테이트' 피노 누아는 브로들리 전체 밭의 균형 감각을 보여주는 와인이다. 수령이 오랜 포도나무와 신생 포도나무가 혼합 재배되고 있는 'Estate' 블록의 다양성을 품고 있다. 다양한 피노 누아 클론(Pommard, 115, 667, 777, Wädenswil)의 블렌딩으로 완성된 '크로스 오버(cross-over)'형 와인이라 할 수 있다. 농장 밭의 자생 토착 효모로 발효시켰고, 프랑스 오크통에서 1년 정도의 숙성을 거쳐 기본 특성을 다듬었다. 연간 1,000케이스 정도 생산되며, 필자가 시음한 2016년 빈티지 와인은 2017년 11월에 출시되었다. 맑고 투명한 루비 색에 산딸기향과 딸기향이 혼합된 베리류 향은 뉴월드 피노의 전형을 보여 준다. 잘 익은 체리와 연한 견과류, 누가, 버터의 크리미한 풍미가 살짝 가미되었다. 입안에서는 딸기 한 알을 깨물은 듯한 향이 폭발하며 달콤 새큼한 풍미가 옛적에 딸기 껌을 씹었을 때의 그 향에 취한 행복한 기억을 소환시켜온다. 산도는 부드러운 편이며, 알코올 13.8%vol의 미들급 피노다. '에스테이트' 피노 누아는 가격 또한 매력적으로 많은 소비자로 하여금 "브로들리의 차별성"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향신료 풍미가 너무 강하지 않은 구운 오리 요리나 소시지 구이,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파스타와 함께 음용하니 좋았다. 2016년 빈티지는 버그하운드(BH) 점수 90점을 받았다. (구입가 7만원대)

 

Broadley-병사진-클라우디아.png

피노 누아, '클라우디아스 초이스'

Pinot Noir, 'Claudia's Choice'

 

 

피노 누아, '클라우디아스 초이스' Pinot Noir, 'Claudia's Choice'
'클라우디아스 초이스' 피노 누아 와인의 이름은 브로들리 빈야드의 공동 창업자이자 와인 메이커의 아내, '클로디아 브로들리'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이 피노 누아는 먼로(Monroe)에 위치한 농장 소유 오래된 밭에서 경작된 피노, 포마르(Pommard)와 베이든스빌(Wädenswil) 클론의 결과물이다. 이 클론들은 여타 클론 대비 조금 늦게 익는 '만생종'에 속하며 송이가 작다. 2014년 빈티지는 포마르 클론을 메인으로 하여 베이든스빌 클론이 블렌딩 되었다. 발효시에 30% 가량의 포도 송이는 통채로 집어 넣어 사용한다. 프랑스 오크통(30% new)에서 14~18개월 정도 숙성하며, 연간 4,200병 정도 생산된다. 클라우디아스 초이스는 과실향에 집중하고자 한 피노 누아가 아니다. 보다 볼륨있고, 무게감 있으며, 복합적인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했다. 검붉은 진한 루비 색상, 향에서는 블랙베리잼, 모카, 부드러운 오크 뉘앙스와 감미로운 향신료향이 깃들여 있다. 매끄럽고도 견고한 타닌감, 상큼한 산미와 미디엄 보디 알코올, 피노로서는 장엄한 피니쉬를 준다. 장기 숙성형으로 병입 후, 10년 정도 숙성이 가능할 것이며, 2014년 빈티지는 2016년 봄에 출시되었으며, 총 4,200여병이 생산되었다. 와인 스펙테이터지 94점을 받았다. 그릴에 구운 가금류나 안심 스테이크와 함께 하면 좋고, 생선이라면 기름진 연어나 참치가 어떨까? (구입가 12만원대)

 

 

Broadley-병사진-마셜로렌.png

피노 누아, '마셜 로렌'

Pinot Noir, 'Marcile Lorraine'

 

 

가족의 이름을 붙여 출시되는 브로들리의 와인 콜렉션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창립자 크레그 브로들리의 어머니 마셜 로렌(Marcile Lorraine Broadley)에 헌정된 와인이다. 언덕 중턱에 위치한 농장 소유 오랜 수령의 개성 넘치는 피노 누아 밭 '포마르' 클론과 '115' 클론의 블렌딩 와인이다. 포도 자루는 모두 제거하고 야생 효모로 발효했다. 프랑스 오크통(40% new)에서 14~18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쳐, 2015년 봄에 1,800병이 출시되었다. 진하고 선명한 루비 칼라와 풍부하고도 진한 향이 특히 인상적인 마셜 로렌 피노누아는 딸기, 블랙 체리와 콜라향, 허브, 바닐라, 향신료의 이국적 뉘앙스가 매력적이다. 높은 산미와 미네랄 성분의 깔끔한 입맛에 빡빡한 타닌이 덧대어 브로들리 아이템 중 가장 특별한 피노다. 필자가 시음한 2013년 빈티지는 7년 숙성이 된 와인으로서 은은한 가죽향과 시든 장미 꽃잎향 등 추가적인 퇴색미가 인상적이었다. 레몬 버터 소스로 만든 야생 송어, 버섯을 곁들인 리조또, 볶은 아스파라거스가 곁들인 등심 스테이크와 함께 하면 좋겠다. 2013년 빈티지는 버그하운드(BH) 점수 90점을 받았다. (구입가 12만원대)


 

Broadley-병사진-쉐아.png

피노 누아, '쉐어'

Pinot Noir, 'Shea'

 

 

브로들리의 '쉐어' 피노 누아 와인의 포도는 맥민빌(McMinnville) 북쪽에 있는 얌힐-칼튼(Yamhill-Carlton District) 구역에 소재한 '쉐어 빈야드(Shea Vineyars) 밭 포도로 생산한다. '쉐어 와인 셀러스'로 유명한 딕 쉐어(Dick & Deirdre Shea)의 밭이다. 쉐어 빈야드는 명실공히 오리건에서 가장 각광받는 피노 누아의 생산지로 알려져 있다. 이 곳의 충적토양은 새로운 스타일의 브로들리 피노를 만들 수 있게 해주었다. 포도는 '777'클론, '베이든스빌' 클론이며, 80%가량 줄기 제거 없이 전체 포도송이를 사용했다. 프랑스 오크통(30% new)에서 12개월정도 숙성하고, 2016년 1월 3,000병 출시되었다. 체리, 딸기, 크랜베리, 산딸기, 장미향, 미묘한 먼지와 흙내음, 입에서는 세련된 타닌감, 미디엄 바디, 시나몬 향신료 풍미가 매혹적이다. 특히, 홍차의 피니쉬같은 깔깔하면서도 맵시있는 타닌감이 특별하다. 부드럽고 감미로우면서도 균형감과 긴장감을 잃지 않는 부르고뉴 스타일 피노다. 한입 머금으니, 디종 머스터드 소스로 구운 바닷가재, 숯불 오리살 구이, 포르치니 버섯 리조또가 생각난다. 2015년 빈티지는 와인 인쑤지애스트(Wine Enthusiast)지 91점을 받았다. (구입가 13만원대)

손진호.png

 

 

< 추천 와인 가격 > 
 샤르도네 : 6만원대
 피노 누아, 이스테이트 : 7만원대
 피노 누아, 클라우디아스 초이스 : 12만원대
 피노 누아, 마셜 로렌 : 12만원대
 피노 누아, 쉐어 : 13만원대


 구입 정보 : 솔트와인 (02-3491-7710)


 

 

 

 

 

 

 

 

 

 

 

 

 

손진호.jpg

 

필자 : 손진호 (중앙대학교 다빈치교양대학 와인&미식학 교수)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학 박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와인과 미식의 매력에 빠져, 와인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이후 중앙대학교에서 와인 소믈리에 과정을 개설하고, 이후 20여년간 한국와인교육의 기초를 다져왔다. 현재 <손진호와인연구소>를 설립, 와인 교육과 인문학 콘텐츠를 생산하며,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그의 강의는 평판이 높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로서, 칼럼니스트,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sonwine@daum.net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손진호의 와인명가] 오리건 Broadley Vineyards

    피노 누아의 새로운 땅, 오리건 드넓은 북미 대륙 한복판에 있는 미국은 세계 4위의 와인 생산 대국이다. 포도밭은 대부분이 서부 태평양 해안가에 있다. 그 중 1위 캘리포니아주가 90% 정도의 와인을 생산하니, 3위라 해봤자 오리건(Oregon)주가 담당하는 비...
    Date2020.04.27 글쓴이손진호
    Read More
  2. [손진호의 와인 명가] 두르뜨 Dourthe

    전세계 레드 와인 생산자들의 모범이 되는 곳,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동경과 관심을 받는 곳, 자연과 빈티지의 끊임없는 도전과 평가를 받는 곳, 바로 프랑스 보르도 Bordeaux다. 그 위대한 와인 산업 공간에 발을 디딘 한 메종 Maison을 이 달의 와인 명가...
    Date2019.05.09 글쓴이손진호
    Read More
  3. [손진호의 와인 명가] 마르께스 데 리스칼

    와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어야 할까? 유럽 귀족의 위계 질서 정도는 꿰차고 있어야 하겠지? 황제 다음이 왕이고, 왕 밑에 귀족이 있다. 서열로는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이다. 이 중에서 와인 생산자 이름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
    Date2019.05.03 글쓴이손진호
    Read More
  4. [손진호의 와인 명가] 마쩨이 Mazzei

    삼한사진. 일기예보에 종종 나오는 말인데, 일주일 중 3일은 몹시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심한 우리나라 겨울 날씨의 새로운 패턴을 의미한다. 하지만, 견디다 보니 봄도 멀지 않았다. 따뜻한 지중해의 온기와 태양이 그립다. 그래서 이번 달은 이탈리아 토스...
    Date2019.02.18 글쓴이손진호
    Read More
  5. [손진호의 와인 명가] 샴페인 명가, 떼땅져 Taittinger

    <Chateau de La Marquetterie> 2018년은 지금껏 북한 관련 소식을 가장 많이 접한 해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세계가 한반도의 평화적 미래를 함께 기원했던 2018년은 한반도 통일 운동의 원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평화...
    Date2019.01.07 글쓴이손진호
    Read More
  6. [손진호의 와인이야기] 제라르 베르트랑 Gérard Bertrand

    북위 43도, 프랑스 최남단.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으로 겨울 바람은 부드럽고, 봄의 습기는 포도나무의 수액을 오르게 한다. 여름의 복더위와 뜨거운 열기는 포도의 색깔을 검게 하고 포도알 안에 당분을 가득 채워 준다. 내륙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Date2018.11.21 글쓴이손진호
    Read More
  7. [손진호의 와인이야기] 시칠리아 와인의 거장, 펠레그리노 Cantine Pellegrino

    10월 말 밖에 안되었는데, 한반도의 날씨는 갑작스레 영하권 가까이 떨어지고, 서둘러 롱패딩을 꺼내 입어야 했다. 뒤늦게 찾아온 태풍 위투는 사이판을 초토화 시키고 많은 관광객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기상 이변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자연은 언제 어...
    Date2018.10.30 글쓴이손진호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