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이나 추석 등 명절이 가까워 오면 와인 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린다. 반듯한 상자에 세련되게 포장된 와인은 받는 사람을 괜히 으쓱하게 만든다. 와인에 실린 고급스럽고 지적인 이미지 덕분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와인은 로맨틱한 선물이기도 하다. 은은한 불빛 아래,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천천히 돌려 딴 후 조심스레 잔에 따르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시그니처 와인.jpg

 

 

 

선물 받는, 선물하는 와인을 살펴보면 상당수는 코르크 마개를 사용한 것이다. 한국의 와인소비자들이 여전히 알루미늄으로 만든 스크류캡보다 코르크 마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스크류캡의 편의성과 안정성보다는 코르크 마개의 낭만적인 면이 이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 스크류캡 와인이 코르크 마개 와인보다 더 저렴할 것이라는 잘못된 편견을 가진 이들도 많다.
 

하지만 놀랍게도, 매년 전세계에서 생산하는 수십 억병의 와인 중 절반에 가까운 와인이 스크류캡을 사용하며 이 숫자는 매년 늘고 있다. 호주나 뉴질랜드에서는 스크류캡 마개를 상용화한지 오래다. 뉴질랜드의 경우 전체 와인생산량의 90%가 스크류캡을 사용한다. 이러한 사실은 스크류캡이 비록 낭만적이진 않을지라도 코르크 마개보다 더 많은 장점을 지녔음을 시사한다. 스크류캡의 대표적인 장점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참나무 겉껍질을 가공해서 만드는 코르크에 비해 알루미늄 재질의 스크류캡은 밀폐성이 훨씬 좋아서 와인이 산화되거나 변질될 확률이 거의 없다. 또한 스크류캡 와인도 최소 10년에서 25~30년까지 숙성이 가능하다. 와인의 숙성에 (코르크 마개를 통해 스며드는) 산소가 필요하다는 믿음은 프랑스의 저명한 양조학자 에밀 페노 교수가 “병 속에서 진행되는 와인의 숙성은 산화가 아닌 환원 과정”이라고 밝히면서 깨졌다(출처_”The New Zealand Screwcap Wine Seal Initiative -- Ten Years On”). 뿐만 아니라, 코르크 마개 와인을 오래 보관할 경우 (코르크 마개를 젖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눕혀서 보관해야 하지만 스크류캡 와인은 세워서 보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스크류캡 와인은 아무런 도구 없이 누구든 쉽게 마개를 열 수 있다.


와인생산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오래 숙성시키지 않고 마시는 화이트나 레드 와인에 스크류캡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산소가 거의 침투하지 않으므로 신선한 과일 풍미가 잘 보존되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692년부터 양조용 포도를 재배해 온 스피어Spier 와이너리 역시 시그니처 와인인 9종의 ‘Spier’ 와인에 스크류캡을 사용한다. 현재 국내에는 홈플러스를 통해 Spier 와인 2종이 판매되고 있는데, 슈냉 블랑(Chenin Blanc)과 피노타주(Pinotiage)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그것이다.

 

 

 

"신선하고 생기로운 과일 풍미의 화이트 와인"

스피어 슈냉 블랑 Spier Chenin B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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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볶음 요리와 함께한 스피어 슈냉 블랑, 촬영 @차이린>


슈냉 블랑은 남아공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재배하는 품종으로 이곳에서는 ‘스틴Steen’으로 불린다. 슈냉 블랑 와인은 상큼한 사과와 감귤류의 향이 지배적이며 파삭하고 드라이한 스타일을 띤다. 색은 밝으며 연한 레몬빛 노란색을 띤다. 풋풋하고 기분 좋은 과일 향을 내며 녹색 과일향에 멜론 향이 엷게 감돌며 마지막에는 은은하게 꽃 향이 느껴진다. 출시 직후 바로 마시기에 적합하다. 약간 차갑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은데, 냉장고에 적어도 12시간 정도 보관했다가 개봉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음식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특히 해산물을 포함하는 식사의 첫 코스에 매치하면 환상적이다.

 

 

"부드럽고 가벼운 타닌의 레드 와인"

스피어 피노타주 Spier Pinotage
 

 

spier_pinotage.JPG

<꿔바로우와 함께한 스피어 피노타주, 촬영 @차이린>

 

피노타주는 피노 누아와 생소 품종의 교배종으로 남아공의 포도 품종이다. 스타일이 매우 다채롭지만 대체로 가볍고 타닌이 부드러우며 과일 맛이 많고 생기 있는 레드 와인을 만든다. 짙은 붉은색에서 자주색을 띠며 가장자리는 루비색이 감돈다. 라즈베리, 체리, 자두, 향긋한 허브, 향신료 향이 깃든 오크의 향이 난다. 균형 잡혀 있고 부드러운 풍미를 드러내며 산도가 높고 긴 여운에서 과일 맛이 느껴진다. 피노타주는 달콤한 양념의 육류 요리나 바비큐, 또는 신선한 연어나 농어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스피어 와이너리는 “남아공 최고의 와인생산자”라는 명성을 자랑한다. 환경, 지역사회, 지역 예술가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데 그 일환으로 <Arts Trust> 재단을 세워 Spier Arts Academy project를 운영하고 있다. 남아공 예술의 생산과 판매를 통해 공유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위 영상은 이 재단에 속한 예술가들이 생산하는 Creative Block의 제작 과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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