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주말 오후,
낮술 한잔 하고 싶을 때 로제 와인은 최고의 선택이죠.”
뛰어난 와인 리스트로 Wine Spectator가 선정하는 <Restaurants Awards>에서 3년 연속 2 글라스를 획득한 와인북카페의 김기중 소믈리에는 이렇게 말한다. 상상해 보라. 주말 오후,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에 장밋빛 속살을 드러내는 로제 와인의 나른하고 로맨틱한 매력을…
로제 와인의 매력
연한 살구빛에서 짙은 장밋빛까지, 로제 와인이 띠는 분홍 색조는 양조과정에서 포도즙을 포도 껍질과 얼마나 오래 함께 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또한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로제 와인의 바디감과 타닌 함량은 레드 와인의 그것에 점차 가까워진다.
로제 와인의 매력을 비단 아름다운 색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로제 와인은 어떤 경우의 수에도 매칭이 가능한 만능 와인이기도 하다. 로제 와인은 간단한 안주와 함께 가볍게 한잔 하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산도, 바디감, 타닌 함량 등에 따라) 식사 전 분위기와 식욕을 돋우는 식전주로, 식사에 곁들일 반주로, 식사 후 마무리를 위한 디저트 등으로 매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낸다.
로제 와인을 더 맛있게 즐기려면?
와인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이들은, 와인을 마시기 전에 어느 정도의 준비가 필요하며 그것이 결코 번거로운 일이 아니라 와인의 퍼포먼스를 극대화시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면, 로제 와인은 10도 정도의 차가운 온도로 즐길 때 가장 맛있는데, 와인북카페 김기중 소믈리에(아래 사진)는 냉장고에 와인을 몇 시간 전에 미리 넣어두거나 와인을 담가 놓을 아이스버킷을 준비할 것을 권한다. 또한 볼이 넓은 와인잔을 사용하면 로제 와인이 주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로제 와인 특유의 베리 향을 더욱 풍성하고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 로제 와인과 어울리는 안주로는 살라미, 카프레제 샐러드, 치즈 또는 담백하고 양념이 강하지 않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로제 와인 3종
아래 소개하는 와인들은 김기중 소믈리에와 함께 시음한 로제 와인으로, 현재 홈플러스에서 판매 중이다.
물랑 드 가삭 길렘 로제
Moulin de Gassac 'Guilhem' Rose
와인애호가들 사이에는 익히 잘 알려진 “남프랑스의 그랑크뤼, 도마스 가삭”에서 생산하는 와인이다. 와인의 옅은 살구색은 싱그럽게 느껴지고, 탱탱하고 싱싱한 베리류의 풍미가 은은하면서도 또렷하게 드러난다. 산도가 날카롭지 않아 안주나 요리를 곁들이지 않고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낮술로 즐기고 싶을 때 적격이며, 식전주로 마시거나 전채요리와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BBR 프로방스 로제
BBR Provence Rose
오랫동안 영국 왕실에 와인을 공급해 오며 세계적인 명성을 누려 온 베리 브러더스(Berry Bros. & Rudd, 줄여서 BBR)가 생산하는 와인이다. 각광받는 로제 와인 산지인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에서 생산되었다. ‘BBR 프로방스 로제’는 파스텔톤의 옅은 오렌지빛이 무척 매력적이며, 모과와 자몽을 연상시키는 과일 향에 살짝 단맛이 느껴지는 우아한 와인이다. 누군가를 축하해주거나 추억을 만들고 싶을 때, 보사노바의 감미로운 리듬과 함께 이 와인을 오픈해 보자.
BBR 머천트 로제
BBR Merchant Rose
‘BBR 머천트 로제’는 베리 브러더스가 선보인 또다른 로제 와인이며 스페인에서 생산된다. 포도껍질과의 오랜 접촉으로 인해 딸기처럼 짙은 분홍빛을 띤다. 앞선 두 와인에서 과일 풍미가 지배적이었다면, 이 와인에서는 확연히 드러나는 미네랄 풍미를 놓칠 수가 없다. 요리와 함께 즐길 만한 로제 와인을 찾는다면 이 와인을 추천한다. 구조감이 좋아서 훈제한 오리 고기나 구운 닭고기 같은 요리와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