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애호가에게나 와인 입문자에게나 와인을 고르는 일은 언제나 까다롭다. 와인의 종류가 셀 수 없이 많을 뿐만 아니라, 믿고 살 수 있는 브랜드인지 확신할 만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누군가의 추천, 또는 와인이 획득한 점수나 순위 같은 단순한 지표에 의존해서 와인을 고른다. 그리고 간혹 이렇게 고른 와인이 자신의 취향이나 구매 목적에 맞지 않아 실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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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bbr.com>

 

‘내가 믿고 살 수 있는 브랜드 리스트’를 갖고 있으면 와인 선택에 따른 고민과 노력 그리고 위험요소가 상당히 줄어든다. 굳이 컴퓨터를 키고 엑셀로 리스트를 만들지 않고도, 만족도가 높았던 와인을 휴대폰 사진으로 찍어 저장하는 것만으로도 자신만의 와인 리스트가 된다. 2017년부터 꾸준히 구매해 온 ‘와인 머천트’ 와인은 그렇게 해서 내가 믿고 살 수 있는 브랜드 리스트에 오른 와인이다.
 

 

홈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와인 머천트 The Wine Merchant’s’ 시리즈는,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좀더 쉽게 와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영국의 유명한 와인 유통사 ‘베리 브러더스 Berry Bros. & Rudd’ (이하 BBR)가 개발한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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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bbr.com>


BBR은 ‘영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가족 경영 기업 10’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유서가 깊다. 1698년 런던에 문을 연 BBR은 초창기에는 커피, 차, 향신료 등 이국적이고 값비싼 식재료를 수입해 런던의 상류층에게 팔면서 ‘런던에서 가장 핫한 식료품 가게’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조지 3세 때부터 영국 왕실에 와인을 납품하기 시작했고,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왕실의 ‘로얄 워런트’(Royal Warrants, 왕실에 물품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공식 증서, 아래 사진)를 수여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의 주류 유통 회사로 거듭났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90번째 생일 축하 디너가 BBR의 다이닝 룸에서 열린 것은 이곳의 오랜 전통과 역사를 단번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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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R은 300개 이상의 전세계 유명 와인을 영국에 수입, 유통하고 있으며 150년 전부터 자체 레이블의 와인도 생산, 판매해 왔다. 지금까지 보유한 회원 수는 5만여 명으로, 이들이 구매한 후 BBR의 와인 저장고에 맡겨 놓은 고급 와인의 수는 수십 억 병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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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bbr.com>


왕실을 비롯한 고급 와인 애호가들에게 와인을 납품하며 고급 와인 유통 기업으로서 오랜 명성을 구가하던 BBR이 ‘와인 머천트’라는 보급형 와인까지 생산, 유통하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일까? BBR의 와인 디렉터이자 세계적인 권위의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인 마크 파르도Mark Pardoe 씨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와인 머천트’ 시리즈를 개발한 것은, 동일한 가격대에서 최상의 품질을 보여주고 산지와 품종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와인을 소비자들이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입니다. 와인 머천트는 전세계 와인 소비자들에게 모범이 되는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출시된 지 2년 만에 ‘와인 머천트’ 시리즈는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홈플러스의 인기 와인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과 맛, 심플하면서도 품격 있는 패키지, BBR의 역사성 등이 소비자들에게 성공적으로 어필한 것이다. ‘와인 머천트’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트래디셔널 클라레’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아래에서는 최근 새로 출시, 추가된 ‘와인 머천트’ 와인을 소개하도록 한다. 참고로, '와인 머천트'는 영국 왕실이 BBR에 수여한 로얄 워런트가 레이블에 새겨져 있으니 기억해 두자.

 

 

 

"향기롭고 우아한 화이트 와인"

꼬뜨 드 가스꼰느 블랑
Cotes de Gascogne B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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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 사과, 리치 열매, 꽃, 풀 향 등이 어우러져 매우 향기롭다. 산도는 높지만 날카롭지 않고 질감이 부드러워서 마시기에 편하고 부담이 없다. 한여름,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싶을 때 이만한 와인은 없을 것이다. 1만원대 화이트 와인 중에서 최상의 가성비를 보여준다.(12,900원)

 

 

"고추장 양념의 우리 음식과 어울리는"
네로 다볼라
Nero d’Av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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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와인은 차갑게 해서 마시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이 와인의 경우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꺼내 마셔도 크게 무리가 없다. 잔에 따르면 가장 먼저 체리, 산딸기, 자두 같은 과일 향이 난다. 그리고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면서 시나몬, 후추 같은 향신료의 뉘앙스가 은은하게 뒤를 잇는다. 이러한 풍미 덕분에 고추장을 사용하는 음식에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1만원대, 9월 출시 예정)

 

 

"붉은 과일, 제비꽃 향 풍성한"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
Montepulciano d’Abruz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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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풀차노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잘 익은 붉은 과일 향과 제비꽃 향이 특징이다. 타닌은 부드럽고 입안에서의 느낌이 온화한 편이다. 지금 바로 마셔도 좋지만, 프리미엄급 몬테풀차노 와인다운 복합미와 구조감을 갖추었기 때문에 빈티지로부터 5년 정도 숙성도 가능하다.(2만원대, 9월 출시 예정)

 

 

"BBR의 명성을 단번에 보여주는"
피노 누아
Pinot N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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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맛있고 향기로운 피노 누아를 1만원대 후반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화사한 향수와 잘 익은 붉은 과일의 향은 놓칠 수가 없고, 여운에서 느껴지는 쌉싸래한 맛이 매력을 더한다. 한마디로, BBR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명성에 맞게 잘 만든 와인이다.(18,900원)

 

 

"육류 요리나 바비큐와 어울리는"
꼬뜨 뒤 론
Cotes de R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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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론 지역의 와인 명가 ‘샤또 드 보카스텔’을 소유한 페랑 가문에서 만든다. 햇볕에 그을린 돌, 야생 허브, 잘 익은 베리류의 풍미를 연상시키며 꼬뜨 뒤 론 지역 레드 와인의 전형적인 개성을 드러낸다. 와인 입문자보다는 생산지와 품종의 특성에 익숙한 와인 중수나 또는 고수들에게 어필할 만한 와인이다. 음식과 함께할 때 최상의 시너지를 내는데, 육류 요리나 바비큐에 곁들여 보자. (24,900원)

 

 

"이렇게 스타일리쉬한 말벡은 지금까지 없었다"
말벡
Malb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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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도수 높고 과일 잼처럼 농도 짙은 말벡 와인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와인은 잘 다듬어져 세련되고 우아한 모습을 띤다. 와인을 잔에 따르면 잘 익은 포도 풍미가 금세 퍼지고 관능적인 제비꽃 향이 뒤를 잇는다. 입 안에서의 질감은 부드럽고 섬세하다. 특히 이 글을 통해 처음으로 ‘와인 머천트’ 시리즈를 경험해 보려는 이들에게 이 와인을 추천한다.(18,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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