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니아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이름, 스탠 크론키(Stan Kroenke).  부동산 재벌, 스포츠 재벌, 90억 달러의 재산가 등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그는 미국 프로축구팀 콜로라도 래피즈, NBA 덴버 너기츠, 미국프로풋볼(NFL) 로스앤젤레스 램스의 구단주이자 아스널 FC의 대주주다. 뿐만 아니다. 그는 와인애호가들의 입이 쫙 벌어질 만큼 화려한 와인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반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에 ‘호나타 Jonata’ 와이너리를 세웠고, 2006년에는 캘리포니아 컬트 와인의 대명사 '스크리밍 이글 Screaming Eagle'을 인수했다. 나아가 2017년에는 부르고뉴의 그랑 크뤼 와인생산자 '보노 뒤 마트레이 Bonneau du Martray'를 인수해 한바탕 떠들썩하게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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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입사 나라셀라의 초청으로 호나타와 ‘더 힐트 The Hilt’ 와이너리의 와인메이커, 매트 디즈Matt Dees가 방한했다(위 사진). 더 힐트 역시 스탠 크론키가 소유한 와이너리 중 하나이며, 호나타와 마찬가지로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에 자리하고 있다. 단, 더 힐트는 태평양 연안에 인접해 있고 호나타는 약간 내륙에 위치한 것이 차이점이다. 스탠 크론키가 매트 디즈를 와인메이커로 영입한 것은 2004년 즈음이다. 유년 시절부터 식물, 곤충 등에 관심이 많았던 매트는 대학에서 토양학을 전공한 후, 나파 밸리의 스태글린 Staglin 와이너리와 뉴질랜드의 크래기 레인지 Craggy Range 와이너리 등 굵직한 곳에서 양조 경력을 쌓았다.


스탠은 호기심이 많고 겸손하며 유연한 사고를 지닌 청년, 매트가 맘에 들었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데 망설임이 없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 둘의 의기투합이 탄생시킨 첫번째 와인이 바로 호나타다. 스탠은 “이런 곳(산타 바바라의 산타 이녜즈 밸리)에는 아스파라거스나 심게”라고 말한 프랑스의 유명한 와인전문가의 말에 아랑곳 않고 호나타 와이너리를 세웠고, 매트는 그 땅에 11개의 포도 품종을 심어 와인을 만들었는데 하나같이 그 맛이 뛰어났다. 아스파라거스 산지가 될 뻔한 이곳은, 와인에 미친 두 남자의 열정 덕분에 지금은 캘리포니아의 고급 와인 산지로 각광받는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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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이녜즈 밸리가 캘리포니아의 공식 와인 산지(AVA)로 지정된 것은 2010년으로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산타 바바라 내에서도 내륙에 위치한 산타 이녜즈 밸리는 일교차가 극심하고 토양은 모래가 대부분이다. 이런 환경에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와인메이커의 숙련도가 매우 높아야 하는데 잘 만들어진 와인은 고도로 농축된 풍미와 단단한 구조감, 높은 산미를 지닌다. 국내에는 소비뇽 블랑 품종으로 만든 호나타 플로르 Jonata Flor, 보르도 품종으로 블렌딩한 호나타 페닉스 Jonata Fenix, 시라를 포함한 일곱 개 품종으로 블렌딩한 호나타 토도스 Jonata Todos 같은 와인이 유통되고 있다(아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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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과 나는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에 미쳐 있어요.”


“Stan [Kroenke] and I are Pinot and Chardonnay fanatics.”


_ “The Plant Kid”(The Somm Journal)

 

 

스탠과 매트의 또다른 공통점은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와인에 대단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두 품종을 재배하기에 적합한 지역, 산타 바바라의 산타 리타 힐즈에 포도밭을 일궜다. 산타 리타 힐즈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서늘한 곳이다. 또한 강우량이 매우 낮고 건조해서 비, 서리, 질병 등의 위협을 덜 받기 때문에 포도는 여유롭게 천천히 익는다. 칼슘이 풍부한 토양은 포도의 산도를 유지시켜 주고 회백색의 연한 규조토는 포도에 농축된 풍미를 제공한다. 토양에 섞인 모래는 포도의 과일 풍미를 극대화하고 습기를 지닌 점토는 포도나무에 수분을 제공한다. 더 힐트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가 만들어지는 곳도 바로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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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lt는 ‘칼, 검의 자루’를 의미하는 단어로 “to the hilt” 하면 “최대한, 철저하게, 완전히, 끝까지”라는 뜻으로 쓰인다.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를 재배하기에 최적인 땅에서 완벽한 와인을 만들겠다는 생산자의 의지를 더 힐트 라는 이름에서 엿볼 수 있다. 놀라운 사실은, 지난 해 나라셀라를 통해 국내에 출시된 더 힐트 와인이 일년 만에 4년치 예상 판매량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신선하고 우아하며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더 힐트 와인이 한국의 와인애호가들을 단박에 매료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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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 크론키와 매트 디즈, 와인에 미친 두 남자가 함께 하는 여정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희망한다. 이들이 함께 보석같은 와인을 만들어 낼수록 와인애호가들의 행복 지수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수입_ 나라셀라 (02 405 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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