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 “캘리포니아의 TOP 가성비 와인 산지 [1] Sonoma County”에서는, 나파 밸리에 비해 훨씬 역사가 오래된 와인 산지 소노마 카운티와 그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간단히 요약하면, 일조량과 기온이 높은 나파 밸리가 고급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 산지로 알려져 있다면, 세부산지에 따라 다양한 미세기후를 띠는 소노마 카운티는 20여 종의 다채로운 품종으로 와인을 만든다.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와인 브랜드 E. & J. Gallo의 설립자, 어니스트와 줄리오 갤로 형제는 일찍이 소노마라는 와인 산지의 잠재력을 알아보았고 오랜 역사를 지닌 와이너리 Frei Ranch를 사들였다. 이곳에서 만든 와인은 현재 Frei Brothers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 수출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제이와인컴퍼니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아래 사진).

 

 

frei brothers.jpg

 

 

이 글에서 살펴볼 지역은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사이에 위치한 파소 로블스 Paso Robles다. 파소 로블스 역시 나파 밸리와 마찬가지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을 주로 재배한다. 하지만 이곳의 와인은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과는 다분히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파소 로블스의 포도원은 보르도나 나파 밸리에 비해 훨씬 높은 고도에 위치한다. 고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온이 낮다는 뜻이고 따라서 포도가 더 천천히 익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도는 천천히 익을수록 더 다양한 풍미를 지니며 타닌이 더 부드럽게 익는다. 또한 이곳의 토양은 나파 밸리나 보르도보다 훨씬 많은 양의 석회암을 포함한다. 수분을 머금는 능력을 지닌 석회암은 건조한 날씨에는 포도나무에 수분을 제공한다. 즉, 관개를 하지 않고도 포도 재배가 가능하며 이는 와인의 생산단가를 줄이는 데에도 적지 않게 기여한다.

 


JUSTIN.jpg

 


1981년, 저스틴 JUSTIN 와이너리(위 사진)가 설립될 당시만 해도 파소 로블스에는 8개 와이너리 밖에 없었다. 오늘날엔 200여 개 와이너리가 이곳에서 와인을 생산한다. “파소 로블스 와인의 영웅”이라는 칭송을 받는 저스틴은 클래식한 보르도 스타일의 레드 와인을 만든다. 저스틴 와이너리의 설립자인 저스틴 볼드윈은 애초에 음식과 즐기기에 좋은, 음식과 함께 할 때 상호극대화 효과를 내는 와인을 만들고자 했다. 와이너리 방문객들이 와인과 음식의 시너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레스토랑을 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저스틴의 와인은 섬세하고 유연한 것이 특징이다. 와인이 너무 파워풀하면 음식과 잘 어울리기 힘들다.

 


viLVoA-Q.jpeg

 


파소 로블스에 카베르네 소비뇽이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 사이다. 1990년대 말에 이르러서는 보르도 블렌드가 유행하기 시작하는데, 보르도 블렌드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중심으로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 프티 베르도, 말벡 품종을 적절히 배합해서 만든 와인을 일컫는다. 낮은 덥고 밤은 서늘한 이 지역 날씨, 긴 식물 성장 기간, 배수가 잘 되는 토양 등은 프랑스 보르도의 그것과 유사한데, 이는 파소 로블스의 와인생산자들에게 그들 역시 세계적인 보르도 블렌드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1.jpg

 

 

저스틴 볼드윈 역시 파소 로블스의 잠재력을 알아본 사람 중 하나였다. 1981년에 그는 투자 은행가로서의 오랜 경력에 종지부를 찍고 160에이커의 포도밭을 사들여 저스틴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부터 그는 세계적인 품질의 보르도 블렌드 와인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영감의 원천은 샤토 마고(Chateau Magaux)였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2000년, 그의 확신이 옳았고 그의 와인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알려주는 사건이 벌어졌다. 저스틴 와이너리의 ‘아이소셀레스(ISOSCELES)’ 1997 빈티지가 95점을 받으며 <Wine Spectator>의 ‘100대 와인’ 중 6위를 차지한 것이다(아래 사진).  파소 로블스의 와인이 95점 이상을 받은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는 전대미문의 기록이었고, 전세계 와인애호가들을 파소 로블스라는 와인 산지에 주목하게 만든 대단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저스틴은 ‘파소 로블스의 선구자적인 와인생산자’라는 명예를 얻었다.

 

이후에도 그는 <James Beard Foundation>으로부터 ‘위대한 미국의 와인메이커’ 상을 수상했고, <Wine Enthusiast>가 선정하는 ‘정상급 카베르네 & 보르도 블렌드 와인생산자’ 리스트에 올랐으며,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올해의 와인 히어로”라는 타이틀을 얻는 등 그 명성을 널리 알렸다. 또한 저스틴 와이너리는 현재 2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의 와인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저스틴의 대중적 인지도가 매우 높음을 말해준다. 제이와인을 통해 국내에 수입, 유통 중인 저스틴 와인 네 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SAUVIGNON BLANC.jpg

저스틴 소비뇽 블랑
JUSTIN Sauvignon Blanc

 


날이 더워질수록 소비뇽 블랑 품종의 화이트와인은 인기가 더욱 높아진다. 차갑게 해서 마실 때 소비뇽 블랑의 신선한 감귤류 풍미와 높은 산미가 더위를 싹 가시게 하기 때문이다. 저스틴 소비뇽 블랑은 “미국 내 중저가 소비뇽 블랑 와인 중 판매량 3위”를 달성한 대중적인 와인이다. 젖산발효를 생략하여 높은 산도를 유지함으로써 음식과 대단히 잘 어울리는 특성을 드러낸다.

 

 

CABERNET SAUVIGNON.jpg

저스틴 카베르네 소비뇽
JUSTIN Cabernet Sauvignon

 


이 와인은 “미국 내 중간 가격대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 중 매출 2위”, “캘리포니아 내 중간 가격대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 중 매출 1위”를 자랑한다. 미국산 오크통에서 와인을 숙성시켜 와인의 숙성 속도를 높였다. 덕분에 숙성 초기에도 잘 익은 과일 풍미와 매끈한 타닌을 드러내며 마시기가 대단히 편하다. 약간 차게 해서 마시면 산도가 명쾌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참치, 연어, 가재 등의 해산물과 마시기에도 좋다.

 

 

ISOSCELES.jpg

저스틴 아이소셀레스
JUSTIN ISOSCELES

 


‘이등변 삼각형’의 뜻을 지닌 이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에 카베르네 프랑과 메를로 품종을 블렌딩해서 만든다. “미국 내 고급 레드 블렌드 와인 중 매출 1위”를 달성하며 저스틴 와이너리의 명성을 입증한 바 있다. 앞선 저스틴 카베르네 소비뇽과는 달리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쳤고, 이로써 향신료, 타바코, 코코아, 커피 등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풍미가 더해졌다. 숙성 초기의 아이소셀레스는 양념 갈비나 스테이크 같은 요리에 곁들여 마시는 것이 좋다. 여유가 된다면 타닌이 충분히 숙성될 때까지 몇 년 정도 기다리는 것도 좋다.

 

 

JUSTIFICATION.jpg

저스틴 저스티피케이션
JUSTIN Justification

 


복잡미묘한 매력에 손이 계속 가는 와인이다. 저스틴 와이너리의 설립자인 볼드윈 씨가 특별한 애착을 가진 품종, 카베르네 프랑으로 만들었다.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소량의 메를로 품종을 섞었다. 구조감이 매우 뛰어나고, 과일뿐만 아니라 후추 같은 향신료와 허브의 향도 은은하게 드러난다. 

 

 

 

수입_ 제이와인 (02-419-7443)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주목 이 와인!] 억만장자의 와인, 비냐 빅 Vina VIK

    최근 소믈리에와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호기심을 더해가는 와인이 있다. 와이너리의 셀러에서 수년의 숙성을 거친 후 출시되어 지금 당장 마개를 열어도 맛있게 마실 수 있고 월등한 품질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인 장점을 갖춘 ‘비냐 빅 V...
    Date2019.06.28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2. [홀플러스 가성비 와인 추천] 와인 디스커버리 시리즈

    홈플러스에서 프리미엄 와인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선보였던 ‘와인 디스커버리’ 시리즈가 1년을 맞이했다. ‘와인 디스커버리’ 시리즈는 “전세계 유명 산지의 프리미엄 와인을 1만원대로 즐길 수 있다.”는 컨셉트로 시작되...
    Date2019.06.27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3. 달콤한 축복 같은 와인, 파 니엔테

    ‘멍 때리다’. 생각과 움직임을 잠시 멈춘 이 순간은 목적 없이 시간을 흘러 보내는 게으름과는 다르다. 오히려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 흐르는 정적과 한가로움을 즐기는 행위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소파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사념을 멈춘 채...
    Date2019.06.03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4. 와인에 미친 남자들

    스포츠 마니아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이름, 스탠 크론키(Stan Kroenke). 부동산 재벌, 스포츠 재벌, 90억 달러의 재산가 등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그는 미국 프로축구팀 콜로라도 래피즈, NBA 덴버 너기츠, 미국프로풋볼(NFL) 로스앤젤...
    Date2019.05.30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5. 매력만점 네비올로, Vietti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라디오의 클래식 음악 방송부터 튼다. 잔잔한 선율에 맞춰 하루를 준비하다 보면 모든 행위가 일종의 명상이 된다. 하다못해 커피를 내리는 몇 초의 기다림조차도 말이다. 최근에 만난 한 와인도 그랬다. 마치 오전의 클래식 음악...
    Date2019.05.21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6. 캘리포니아의 TOP 가성비 와인 산지 [2] Paso Robles

    앞선 글 “캘리포니아의 TOP 가성비 와인 산지 [1] Sonoma County”에서는, 나파 밸리에 비해 훨씬 역사가 오래된 와인 산지 소노마 카운티와 그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간단히 요약하면, 일조량과 기온이 높은 나파 밸리가 고급 ...
    Date2019.05.20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7. 캘리포니아의 TOP 가성비 와인 산지 [1] Sonoma County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미국 와인의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다. 캘리포니아가 미국 전체 와인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미국 최대의 와인 산지인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다.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고급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
    Date2019.05.16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 33 Next
/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