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사람들은 와인을 ‘제조 혹은 생산한다’ 라는 말 대신 ‘공들여 만든다’는 단어를 사용한다.실제로 최근 스페인 와인은 정말 공들여 만든 정성 어린 노력의 산물이 되고 있다. 그리고 스페인의 정상급 와인양조가들은 와인의 품질을 높이려는 시도를 활발하게 해왔고 이로써 새로운 황금 시대를 열었다.”
_<더 와인바이블>(캐런 맥닐 저)

 

 

스페인은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포도밭을 가진 나라다. 생산량으로는 이탈리아, 프랑스와 함께 3대 와인 생산 국가에 속하고 와인 수출량으로는 세계 최대다.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로 리오하(Rioja)나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 같은 전통적인 레드 와인 산지가 잘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 스페인의 가장 역동적이고 유망한 와인 산지를 꼽으라면 단연 페네데스(Penedes)와 프리오라트(Priorat)다.


페네데스와 프리오라트는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에 속해 있는데 이곳은 스페인의 미술, 문학, 철학, 음식, 금융, 문화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카탈루냐는 창의력과 천재성을 양성해내는 곳이기도 하다.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와 파블로 피카소, 건축가 안토이오 가우디, 오페라 가수 호세 카레라스 등이 이곳 출신이다. 그리고 이렇게 뛰어난 예술가들을 배출해낸 카탈루냐의 지역적 감성은 와인 부문에도 스며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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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해요. 지름길 같은 것은 없습니다.”
_ 미구엘 토레스

 

150년의 와인 생산 역사를 가진 토레스 가문은 페네데스를 대표하는 와인 양조 가문이며 프리오라트에서도 와인을 만든다. 최근 한국을 찾은 토레스 가문의 4대손, 미구엘 토레스(Miguel Torres)는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와인업계 인물 중 하나이며 스페인 와인 산업에 혁신과 진보의 바람을 일으킨 주역이기도 하다. 수익의 95%를 와이너리에 재투자하고 재생 에너지 사용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도 큰 관심과 노력을 쏟아 붓는 등, 스페인 와인산업의 리더로써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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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파리에서 열린 와인 올림픽에서 토레스의 ‘그랑 코로나스 블랙 라벨 Gran Coronas Black Label(지금의 마스 라 플라나 Mas La Plana)’이 보르도의 특급 와인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오늘날까지 ‘유럽의 검은 전설’로 불리고 있다.>

 


토레스 와인의 가장 큰 매력은 일단 마개를 열면 한두 잔으로 끝낼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치 한 폭의 그림이나 오페라를 감상하듯 시선을 집중하고 귀를 기울이게 되는데, 음미하면 할수록 드러나는 개성, 다양한 풍미들이 이루는 조화, 고상함과 품격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아래 소개하는 와인은 미구엘 토레스와 함께한 토레스 와인 시음회에 등장한 와인들로 현재 신동와인을 통해 수입, 유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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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만다 2016
Milmanda 2016

 

점토질 토양에서 느긋하게 익은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들어 가볍고 상쾌하며 향기로운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이 만들어졌다. 높은 산도와 미네랄 풍미 때문에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코끝에서 느껴지는 사과, 멜론, 감귤류의 신선한 과일 향에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느낌. 90년대 빈티지의 밀만다 와인이 지금 마셔도 맛있을 만큼 숙성력이 뛰어나다. 2016년 빈티지의 밀만다 와인은 아직 숙성 초기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인 왕실에서 공식 행사 때 자주 쓰이는데, 그만큼 우아하고 세련된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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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 라 플라나 2015
Mas La Plana 2015


토레스의 아이콘 와인인 마스 라 플라나는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산지 중 하나인 페네데스(Penedes)에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만든다. 첫 빈티지인 1970 빈티지 와인이 1979년 와인 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스페인에서도 고급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코끝에서 가볍고 경쾌한 붉은 과일 향이 풍성하게 느껴지고, 입 안에서 느껴지는 짭조름한 풍미가 반전을 더하며 이 와인의 매력을 증폭시킨다. 뛰어난 빈티지에만 생산하는 와인으로, 현재 시중에는 2013 빈티지가 유통 중이며 2015 빈티지가 곧 출시될 예정이다. 2015 빈티지 마스 라 플라나는 20년 이상 장기 보관해도 거뜬할 만큼 탄탄하지만, 부드럽고 유연하게 잘 익은 타닌과 기분 좋은 과일 풍미 덕분에 지금 바로 마시기에도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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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제르바 레알 2015
Reserva Real 2015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의 세 가지 품종을 블렌딩해서 만든 레제르바 레알은 풍성한 살집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타닌이 인상적인 와인이다. 뿐만 아니라 잘 익은 과일, 향신료, 에스프레소 등의 복합적인 풍미가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지는 것도 이 와인을 마실 때 놓칠 수 없는 시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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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무라예 2015
Grans Muralles 2015


이 와인의 이름은 용병과 전쟁으로부터 Poblet 수도원을 지킨 성벽에서 유래한다. 카탈루냐의 마지막 7명의 왕들이 이 수도원에 묻혔다. 카리네냐, 가르나차, 모나스트렐 등의 지중해 품종으로 만든 이 와인은 혀에 닿는 즉시 갖가지 허브향이 다채롭게 드러나며 곧이어 농밀하게 잘 익은 과일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토레스 가문은 필록세라 전염병 발생 이후 자취를 감추다시피한 Garro, Querol 같은 토착 품종을 복구하여 이 와인을 만드는데 소량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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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페추얼 2016
Perpetual 2016


이 와인은 프리오라트의 다섯 군데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수분함량과 pH가 낮은 곳에서 자란 카리네냐 품종은 진하고 농밀한 와인을 만든다. 그리고 산도, 타닌, 알코올이 모두 높지만 개성을 충분히 표현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한다. 프리오라트 지역의 카리네냐 와인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와인이 숙성되기를 기다려볼 것.

 

 

 

수입_ 신동와인 (02 794 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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