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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호 Stephane SON (sonwine@daum.net)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 1999년 귀국 이후 중앙대학교 소믈리에 과정을 개설, 한국 와인 교육의 기초를 다져왔다. 현재 <손진호 와인연구소>를 설립,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그의 와인 강의는 평판이 높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로서, 칼럼니스트로서 그리고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Taittinger, Marquetterie 저택.jpg

<Chateau de La Marquetterie>

 

 

2018년은 지금껏 북한 관련 소식을 가장 많이 접한 해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세계가 한반도의 평화적 미래를 함께 기원했던 2018년은 한반도 통일 운동의 원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평화의 향연에 내가 건네는 와인은 샴페인 ‘떼땅져 Taittinger’다. 평화의 샴페인 떼땅져로 건배를 제안해 본다. 새해에는 부디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쌍떼 Santé!

 

 

전쟁의 포연 속에 핀 샴페인

떼땅져 Taittinger


여기 한 와인 회사의 창업 스토리가 특별하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격전지의 자연 경관과 포도밭에 매료된 장교가 있었고, 그는 전쟁이 끝난 후에 다시 찾아와 결국 그 포도원을 사들인다. 전쟁의 포연과 그 아픈 기억이 축복의 샴페인 한 병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떼땅져는 평화의 샴페인이 되었다.


샴페인 하우스 떼땅져 Maison Taittinger의 역사는 1734년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와인 중개상 자끄 푸르노 Jacques-Forest Fourneaux가 세운 회사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떼땅져 사가 본격적으로 샴페인 하우스로서의 모습을 갖춰 나가기 시작한 것은 삐에르 떼땅져 Pierre Taittinger가 이 양조장을 구입한 1932년부터다.


떼땅져 가문은 19세기 말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후 파리로 이주하여 와인중개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군 먀샬 죠프르 장군의 지휘 본부가 프랑스 북동부 샹파뉴 지역의 한 건물 '샤또 마께트리 Chateau de La Marquetterie'에 설치되었다. 그의 부관으로 이 곳에 주둔하고 있던 군 장교 삐에르 테땅져 대위는 이 샤또 건물과 주변 풍광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졌다.


전쟁이 끝나고, 샹파뉴 지방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멋진 포도밭을 다시 마주한 그는 1932년에 결국 포도밭과 성을 구입하였다. 이후 1934년 떼땅져로 사명을 바꾸고 샹파뉴 발전의 새로운 초석을 놓았다. 이런 창립 스토리 때문에 필자는 떼땅져를 “평화의 샴페인”이라 부른다. 온전히 가족 경영 체제로 운영되는 샴페인 하우스로서, 현재는 3대째인 삐에르 엠마누엘 Pierre-Emmanuel Taittinger 이 회장이며, 맏아들 클로비스 Clovis 와 딸 비탈리 Vitalie 가 떼땅져의 내일을 계획하고 있다.

 

 

Taittinger, 패밀리.jpg

 

 

팔색조 매력의 스타일리쉬한 샴페인

떼땅져 Taittinger


떼땅져 사의 본부격인 마께트리 샤또는 에페르네에서 약간 떨어진 렝스 산 기슭에 위치해 있다. 남동향의 경사지에는 18세기부터 베네딕트 수도회 수사들이 경작해온 멋진 포도밭이 펼쳐져 있다. 대형 샴페인 회사는 많은 양의 포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사 소유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는 모자라서 인근 농민들과 계약을 맺고 포도를 구입하는 편이다. 떼땅져 사는 샹파뉴 지방의 가장 중요한 포도 산지인 꼬뜨 데 블랑 지역과 몽타뉴 드 렝스 지역의 그랑크뤼 포도밭을 중심으로 약 300 헥타르의 포도밭을 자가 소유하고 있다. 이는 동료 회사들 중 가장 넓은 편에 속하며, 최대 샴페인 회사인 모엣-샹동 사 다음이다. 그만큼 포도의 품질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떼땅져 사의 샴페인은 샤르도네 품종을 중심으로 한 우아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모던한 혁신적인 스타일을 과감하게 시도함으로써 독자적인 고유한 스타일을 창출해 내었다. 양조 부분에서는 유산 발효를 이행하여 세련된 산미를 추구하며, 기본 규정 이상으로 오랜 기간 숙성시킴으로써 복합미를 높인 고품질 샴페인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떼땅져가 <2015년 세계 100대 주류 브랜드>에 들 수 있었던 것은, 450,000 상자에 달하는 판매량과 샴페인의 라인업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샴페인 품질에 대한 헌신은 당연하거니와 매우 다채로운 샴페인 뀌베를 개발함으로써 애호가들의 관심을 사로잡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떼땅져의 아이콘 샴페인이라 할 수 있는 '꽁뜨 드 샹파뉴'의 세계적인 명성, 2014 FIFA 월드컵 공식 샴페인으로 지정된 점 역시 떼땅져의 브랜드를 강화하는데 일조하였다.


한편 1983년에 출시된 1978년 빈티지의 '아티스트 콜렉션'은 화룡점정이었다. 아티스트 컬렉션은 작황이 좋았던 해에만 생산되는 와인으로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와인 병 전체에 실크 프린팅해서 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 선보인 14번째 에디션은 브라질의 사진작가 세바스타아노 살가도Sebastiao Salgado의 작품을 2008년 빈티지에 장착했다. 어두운 밤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물가에서 물을 마시며 웅크리고 응시하는 있는 표범의 모습을 찍은 작품이다. 늘 밝고 경쾌하고 화려한 디자인으로만 보아 왔던 패키지와는 완전히 다른 전율을 느낄 수 있다. 그 외에도 강렬한 보라색 모티프로 디스코 클럽의 사이키 조명을 연상시키는 섹시한 '디스코 Disco' 뀌베, 밤이 내린 도시의 빌딩이 연출하는 화려한 빛의 향연을 표현한 '시티 라이트 City Light' 뀌베 등 떼땅져의 변신과 도전은 끝이 없는 듯 하다.    


  Taittinger, 스페셜 월드컵.jpg

 


진취적 기상의 샴페인

떼땅져 Taittinger


1970년대 말, 2대 끌로드 떼땅져 Claude Taittinger는 풍요로운 와인의 땅 캘리포니아로 눈길을 돌렸다. 그는 나파 밸리와 소노마 밸리를 연결하는 카네로스 지역이 스파클링 와인 생산에 최적이라는 확신을 갖고 1987년에 55헥타르의 포도밭을 조성했다. 이름은 도멘느 카네로스 Domaine Carneros. 태평양의 차가운 기운이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품종에 적합한 카네로스 구역의 테루아에서 생산되는 고급 뀌베 '레 헤베 Le Rêve, Blanc de Blancs'를 비롯한 총 7종의 스파클링 와인은 떼땅져 스타일의 캘리포니아적 표현을 구현한다. 독자 여러분이 다음에 샌프란시스코에 간다면, 금문교를 지나 30분 정도 올라가서 프랑스 풍의 멋진 저택을 발견할 것이다. 창립자 삐에르 테땅져 대위를 매료시켰던 샹파뉴 지방의 샤또 마께트리 건물을 그대로 재현한 멋진 랜드마크 건물이다.

 

 

Taittinger, Carneros 미국.jpg

< Domaine Carneros, 미국 캘리포니아 >

 

2015년 말, 세계 와인 산업은 다시 놀랄 만한 뉴스를 접했다. 이제는 조용히 고향에서 샴페인만 만들어도 부족함이 없을 텐데, 이 위대한 탐험가 집안의 DNA는 결국 떼땅져로 하여금 샴페인 소비의 본 고장인 영국의 문을 두드리게 했다. 샴페인 생산자 중에서는 최초로 영국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이는 매우 선구자적인 힘든 결정이었다. 떼땅져 사는 영국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려는 생각을 수년 전부터 갖고 있었고, 드디어 켄트 Kent 지방에 70 헥타르에 달하는 포도밭을 조성했다. 이곳에서 샴페인 품종 3종을 심어 2023년부터 영국산 프리미엄 스파클링 와인 '도멘느 에브레몬드 Domaine Evremond'를 생산할 계획이다. 떼땅져가 캘리포니아와 영국에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을 국내에서도 언젠가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Taittinger, 영국 켄트포도밭.jpg

< 영국 켄트 Domaine Evremond 에 첫 묘목을 심는 삐에르 엠마누엘 회장 >

 

        
떼땅져 샴페인 4종 시음기

 

 

Taittinger, 시음주 Brut Reserve 01 병(중).jpg

리저브 브륏

Champagne, Réserve, Brut NV

 

떼땅져 스타일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대표 샴페인 '브륏 리저브 Brut Reserve NV' 는 샤르도네 40%, 피노 누아 35%, 피노 므니에 25%가 블렌딩되었다. 기본 샴페인으로서 샤르도네 품종을 강조한 우아함과 섬세함이 특징이다. 샤르도네 40% 함량은 논 빈티지 NV 스탠더드 급에서는 드물게도 많이 사용된 편이다. 그만큼 자사 샴페인의 개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떼땅져의 품질 보증 노력이 엿보인다. 샤르도네는 포도값 자체가 비싸다. 넓은 자가 소유 포도밭에서 생산된 35종류의 서로 다른 뀌베 와인을 블렌딩함으로써 복합미를 추구하였으며 지하 셀러에서 3년 이상 숙성시켰다. 영롱한 밝은 금색 거품의 섬세함이 돋보이며 복숭아와 살구향 그리고 흰 꽃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른다. 입안에서는 생동감 있는 산도와 버블의 힘찬 기운이 느껴지며 쌉싸래한 풍미가 입안 전체를 감싼다.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식전 까나페, 제철 맞은 싱싱한 석화, 조개류와 생선 및 닭고기 전채 와도 매우 잘 어울린다. (가격 : 13만원대)

 


Taittinger, 시음주Prelude.jpg

프레뤼드 그랑크뤼

Champagne, Prélude, Grands Crus, Brut NV 

 

포도를 재배하는 농군과 샴페인을 생산하는 제조사가 분리되어 있던 것이 보편적이었던 샹파뉴 지방에서는 포도 구입가격을 정하는 기준을 정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마을 단위로 평가하여 당해 기준 가격을 100% 받을 수 있는 고급 포도 산지 마을을 '그랑크뤼' 마을이라 정했는데 모두 17개가 있다. 프레뤼드 샴페인은 그랑크뤼 마을 포도로만 생산하였고, 샤르도네 50%, 피노 누아 50%를 균형감있게 블렌딩하였다. 샤르도네의 미네랄 감각과 피노 누아의 힘이 농축되어 우아함과 구조감을 동시에 갖추었다. 5년 이상을 숙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첫 맛에서 느껴지는 힘찬 젊음과 풍미의 고급스러움이 특징이다. 2011년 포도가 주축이 되어 2012년에 병입되었고, 2016년에 효모의 앙금을 제거한 최신품을 시음해 보았다. 연한 노란색에 은빛 뉘앙스가 깃든 드레스를 드레시하게 입었다. 첫 향에서 매우 깨끗하고 복합적이며 신선하면서도 진한 부케를 풍긴다. 이어지는 아몬드 비스킷과 구운 빵, 레몬과 복숭아 향이 비강 가득 행복을 전해준다. 상큼한 산도, 섬세하고 우아한 자태에 풀바디의 힘과 균형감을 두루 갖춘 세련된 샴페인이다. 약 7~9g 정도의 당분이 첨가된 전형적인 브륏 스타일의 부드러운 미감과 장기 숙성에서 오는 복합미를 만끽해 보라. 훈제 연어나 연어 스테이크, 조개 요리들을 추천한다. (가격 : 18만원대)

 

 

Taittinger, 시음주 Nocturne, Sec 04 병(대).jpg

녹턴 쎅

Champagne, Nocturne, Sec NV

 

떼땅져 사의 또다른 특별한 아이템으로 '녹턴 Nocturne' 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의 샴페인이 있다. 맛이 살짝 감미로운 '쎅 Sec' 스타일로서 18g/L의 당분을 가지고 있다. 샤르도네 품종 40%에 적포도 계열 2종을 60%로 블렌딩하였다. 30여 개의 서로 다른 포도밭 포도의 뀌베 포도즙을 블렌딩하였고, 4년 이상 지하셀러에서 숙성시켰다. 잘 익은 복숭아와 말린 살구, 구운 아몬드와 갓 구운 빵 풍미가 향긋하다. 입에서는 농밀한 버블의 거품과 미끈한 감촉이 주는 부드러움이 일품이다. 적절한 산미와 시럽과 같은 감미로움이 있으니, 그야말로 달콤한 꿈을 선사하는 샴페인이다. 일반적으로 기본급 샴페인의 맛은 브륏이며 최근 점점 더 드라이해지는 경향을 보이고는 있으나, 추운 겨울에 마시는 샴페인은 좀더 부드럽고 감미로운 것도 좋겠다. 함께 어울릴 음식으로는 푸아그라를 바른 비스킷, 생강 등 향신료를 넣은 크리스마스 쿠키, 케익이나 파이 비스킷은 어떨까. (가격 : 16만원대)

Taittinger, 시음주 Comtes-de-Champagne.jpg

꽁뜨 드 샹파뉴, 블랑 드 블랑

Comtes de Champagne, Blanc de Blancs, 2000

 

떼땅져 사의 최상급 샹파뉴 Cuvee de Prestige 는 '꽁뜨 드 샹파뉴 Comtes de Champagne' 이라는 브랜드를 지닌다. '샹파뉴 백작' 이라는 뜻이다. 샹파뉴 지방에서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으로서는 최고의 영예로운 이름이 아닐 수 없는데, 어떻게 떼땅져는 이 명칭을 소유할 수 있었을까? 그 유래는 이러하다. 떼땅져 로고에 그려진 말을 탄 사람은 이 지방을 다스린 여러 백작 중에서 티보 4세다. 티보 4세는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백작이면서, 동시에 모계를 통해 계승된 스페인 나바라의 왕이었다. 1201년에 태어나 1222년에 백작 작위를 승계했고, 1239~1241년 십자군 원정을 다녀 왔다. 전술한 바와 같이, 그는 십자군 원정 귀환시 샤르도네 품종 묘목을 가져올 정도로 와인 산업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이었다. 떼땅져 사는 1932년에 렝스 시내에 있는 샹파뉴 백작의 저택을 매입하게 되는데, 이로써 최상급 샹파뉴에 '샹파뉴 백작 Comtes de Champagne' 브랜드를 붙일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었다.


'블랑 드 블랑' 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100% 샤르도네 품종으로만 생산했고, 명산지 꼬뜨 데 블랑 Côte des Blanc 지역의 그랑크뤼 포도로만 만들었다. 전체의 5%는 오크통 숙성된 리저브 원액을 사용하여 깊은 복합미를 추구하였고, 10년 정도까지 지하 셀러에서 숙성시킨다. 빛나는 황금색 바탕에 실버 골드 뉘앙스가 반짝이는 영롱한 색상이 귀족적 자태를 뽐낸다. 미세한 버블이 끊임없이 올라 오며 상큼한 산딸기와 온화한 복숭아 시럽향, 아카시아 꿀과 달콤한 꽃향을 선사한다. 건포도 쿠키와 구운 빵 내음, 계피와 오래된 위스키의 바닐라 향과 브랜디 풍미도 매우 특별하다. 입안에서는 자몽과 레몬의 싱싱한 산미와 밀도 있는 질감, 알코올의 힘과 미네랄 구조감까지 짜여진 풀바디 샹파뉴다. 꽁뜨 드 샹파뉴를 마시는 시간과 장소, 음식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요, 멋진 장소요, 맛있는 음식이 될 것이다. (가격 : 40만원대)

 

 

 구입정보 : 하이트진로 (02-3485-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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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 손진호 (중앙대학교 와인강좌 교수)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학 박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 와인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이후 중앙대학교에서 와인 소믈리에 과정을 개설하고, 이후 20여년간 한국와인교육의 기초를 다져왔다. 현재 <손진호와인연구소>를 설립, 와인 교육과 인문학 콘텐츠를 생산하며,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그의 강의는 평판이 높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로서, 칼럼니스트,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sonwin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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