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시장의 특징을 설명하는 요인 중 하나는 연령대별 소비 성향이다. 이는 연령에 따른 와인 소비 동기와 향후 소비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젊은 층의 와인 소비가 늘면 향후 이들의 소득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시장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많으며, 반대로 노년층의 소비량이 많으면 현재의 시장 규모가 크더라도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향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낮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인터넷 자료를 통해 호주와 미국의 연령별 와인 소비 성향을 살펴보자. 2007년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Roy Morgan이 모델링한 호주의 연령별 일인당 와인 소비량 자료에 따르면, 50~64세의 일인당 와인 소비량이 20리터 이상으로 가장 높고 18~49세 사이에서는 젊을수록 일인당 와인 소비량이 적다.

만약 와인 소비량이 많은 노년층이 시장에서 이탈하고 와인 소비량이 적은 젊은 층이 소비량을 늘리지 않으면서 시장의 주요 소비층에 머물면 와인 시장 규모는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10~2015년 사이 호주의 국내 와인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 471.2백만 리터가 2015년 446.5백만 리터로 축소되어 연간 -1.1% 성장했다. 마이너스 성장의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연령별 소비 성향도 그 중 하나다. 와인 생산국인 호주가 해외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와인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도 국내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시장의 경우 호주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먼저 연령별 와인 선호층의 비율을 보면 역시 연령이 높을수록 와인 선호 비율이 높다. 그런데 1992~1994년에 비해 2012~2014년에는 18~29세와 5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와인 선호 비율이 높아졌다. 덧붙여 Wine Vision December 2015의 자료에 따르면, 와인을 자주 마시는 소비자의 비중이 21~38세 사이의 젊은 층에서 매우 높다.

미국 시장에서의 이러한 와인 소비자 구성은 여러 요인들과 함께 와인 소비 시장 규모를 성장시킨 동력으로 보이며, 1992년 476백만 갤런이었던 와인 소비량이 2016년에는 약 2배인 949백만 갤런으로 늘어나 연평균 2.9%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16년 2월에 발표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주류 소비 및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 중 4%만이 와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주류시장에서 와인의 비중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의 연령대 별 와인 선호 비율을 보면 50대가 주요 소비층인 것으로 보이지만, 주목할 점은 50대 미만 연령층에서는 30대의 와인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사실이다. 50대가 지금까지 와인 시장의 흐름을 주도해 온 소비자층이라면, 향후 한국 와인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소비자는 지금의 30대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소비 성향과 수요를 확인하는 것이 와인 산업 관계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아직 와인 선호 비율이 4%에 불과하지만 소득 수준 변화, 저도주 선호 흐름, 글로벌화되는 소비 문화 등의 와인 소비 관련 요소들을 감안할 때 한국 와인 시장은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자층의 와인에 대한 관심 증가는 소주와 맥주가 독점하는 한국 주류 시장에서 향후 와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

※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