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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와인의 대표적인 품종은 까베르네 소비뇽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답게 다양한 곳에서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이 생산되는데 프랑스, 미국, 이태리,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공 그리고 호주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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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프랑스의 보르도, 미국의 나파 밸리와 소노마 밸리, 이태리의 볼게리, 칠레의 센트럴 밸리, 아르헨티나의 멘도자, 남아공의 스텔렌보쉬와 팔, 호주의 마가렛 리버와 쿠나와라 그리고 야라 밸리 등이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각 산지에서 생산되는 까베르네 소비뇽의 특징과 차이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특징과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토양과 기후, 포도품종과 재배, 양조와 숙성 방식 등이 와인의 특성을 결정짓는 요소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글에서는 기후에 의한 와인의 특성을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까베르네 소비뇽의 전형이며 다른 산지들의 벤치마킹 대상인 프랑스 보르도의 기후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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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의 포도나무는 4월에 새순이 돋고 5~6월에 꽃이 핀 후 7월에 열매가 맺힌다. 8월에는 포도알의 색이 변하면서 익기 시작하고 9월에 수확이 시작된다. 

 

기후가 포도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생산량과 특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먼저, 열매를 맺는 7월까지는 기후가 와인 생산량에 영향을 준다. 새순이 돋는 시기의 온도는 식물의 생명온도인 11~12도보다 높아야 하고 서리가 내리지 않아야 하며,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시기에는 비가 오지 않아야 열매가 많이 달린다.

 

열매가 맺힌 7월 이후에는 기후가 와인의 특성에 영향을 준다. 포도열매가 익는 시기에는 뜨거운 태양(풍부한 일조량)과 적절한 강수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야 나무가 흙에서 양분을 잘 흡수할 수 있고, 포도의 산도와 높은 당도가 유지되면서 토양의 특성이 담긴 열매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각 와인 산지의 온도, 특히 7월 이후의 온도는 와인의 특성과 스타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들 들어 일조량과 함께 온도가 상승하면 포도의 당도가 높아지고 이는 와인의 알코올 도수를 높인다. 또한 포도나무가 호흡을 통해 산(Acid)을 소모하는 양이 많아져 포도의 산도가 낮아진다.

 

보르도의 온도와 가장 비슷한 곳은 호주의 마가렛 리버이다. 남아공의 스텔렌보쉬와 이태리의 볼게리는 7~9월의 최고 온도는 보르도와 비슷하지만 최저 온도는 보르도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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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노마 벨리와 산티아고, 아르헨티나의 멘도자는 보르도에 비해 최고 온도가 많이 높다. 자연히 와인의 알코올 도수도 보르도에 비해 높다. 한편 최저온도가 보르도보다 낮은 소노마 밸리와 산티아고의 포도는, 최저온도마저 보르도보다 높은 멘도자의 포도에 비해 높은 산을 유지한다.

 

생산지의 온도는 와인의 아로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온도가 높을수록 와인에서는 붉은 베리 계열의 향이, 온도가 낮으면 블랙 베리 계열의 향이 발달한다.

 

기후가 각 지역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요약해 보면, 보르도와 가장 유사한 스타일의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지역은 호주의 마가렛 리버와 이태리의 볼게리 지역이며, 남아공 스텔렌보쉬의 까베르네 소비뇽은 보르도의 그것과 비슷하나 산미가 다소 부족할 수 있다.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의 까베르네 소비뇽은 보르도에 비해 레드 베리 향이 더 짙고 알코올 도수가 높으며, 아르헨티나의 까베르네 소비뇽은 보르도에 비해 산미가 다소 낮을 수 있다.

 

지금까지 까베르네 소비뇽의 주요 산지와 각각의 기후가 와인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보르도 와인을 기준으로 각 산지의 와인 스타일을 비교해 보았다. 다만, 이러한 비교가 대기후(Macro Climate)를 기준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독자들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개별 와인의 특성은 포도밭 미세기후(Micro Clamte)의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받으며, 토양을 비롯해 양조와 숙성 역시 와인의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다양한 산지에서 다양한 스타일로 만들어지는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독자들이 좀더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돕고자 작성한 글이다.

 

 

참고자료
https://www.bordeaux.com/
http://www.weatherzone.com.au/
http://www.holiday-weather.com/
http://www.usclimatedata.com/
http://www.yr.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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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_ 이상철
 
 
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하고 통신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보르도 와인을 통해 와인의 매력을 느껴 와인을 공부하며 와인 애호가가 되었다. 
 
중앙대 와인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하고 WSET Advance Certificate LV 3 를 취득하였으며 와인 애호가로서 국내 소믈리에 대회에 출전하여 수상한 경력이 있다. 
 
2004년 부터 현재까지 쵸리(chory)라는 필명으로 와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개인 시음기와 와인 정보 및 분석적이 포스팅을 공유하며 생활 속의 와인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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