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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bernard Nadeau

 

 

빈엑스포 3일째인 오늘은 전날보다는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다. '리슬링 데이'를 맞아 행사장에서는 리슬링 와인 시음회가 잇따라 열렸는데, 마스터 오브 와인 대상의 리슬링 마스터 클래스, 알자스 지역의 리슬링, 드라이 리슬링, 독일 리슬링, 오스트리아 리슬링 마스터클라스 등이 그것이다. 
 
그 외에도 이태리 와인 잡지 Gambero Rosso가 주관한 TreBicchieri에서 참가자들은 55개의 이태리 와인을 시음할 수 있었다. 이태리 각 지역의 와인 거장들이 서로 만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데(아래 사진),. 그들이 서로의 와인의 마시며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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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2016년 빈티지 보르도 와인 시음회가 큰 인기를 끌었다. 보르도 와인 전문 소믈리에인 Alain Segelle의 말을 들어보자.

 

2016년 빈티지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랑 크뤼 와인의 경우 오랜 기간 셀러 보관을 통해 꾸준히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루아르 지역의 대표적인 비오다이나믹 와인, Coulee de Serrant을 만드는 Nicolas Joly가 연사로 등장하여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드라이 리슬링, 과거를 통한 미래로의 도약

'드라이 리슬링' 시음회의 진행을 맡은 Dr. Loosen 와이너리의 Ernst Loosen은, 할아버지의 드라이 리슬링 양조방법을 찾아가는 그의 여정을 방청객들과 공유했다.

 

오늘날 고급 청포도 품종인 리슬링은 세계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독일 44.7% 미국 9.7% 그리고 오스트리아, 프랑스, 우크라이나, 오스트리아, 몰도바, 헝가리, 체코, 뉴질랜드가 그 뒤를 잇는다.

 

독일의 경우, 그랑크뤼를 포함한 정상급 포도밭은 강가의 가파른 언덕에 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편암으로 덮인 토양은 적색, 갈색, 회색 등 다양한 색을 띤다. 이곳의 척박한 토양은 19세기에 창궐했던 포도나무뿌리진디(필록세라)도 피해 갔으며, 덕분에 지금도 미국산 포도나무와 접목시키지 않은 고목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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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리슬링 와인을 만드는 집안에서 자란 어머니와, 드라이한 리슬링 와인을 만드는 집안에서 자란 아버지는 서로의 와인을 마시지 않았어요.

이러한 에피소드로 청중의 웃음을 자아낸 어니스트는, 친할아버지가 만든 드라이 와인의 생명력에 감흥을 받아 2008년부터 대형 오크통에서 12~36개월 동안 와인을 숙성시키는 실험을 했고, 그 결과 현재 그가 지향하는 드라이 리슬링 와인이 탄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그는 일곱 개 리슬링 와인을 소개했다. 오크통에서 12개월 숙성시킨 와인의 경우 살구 풍미가 지배적이고 점도로 인한 바디감이 느껴졌으며 드라이하게 마무리되었다. 24개월 숙성시킨 와인은 더욱 드라이했고 미네랄 느낌이 짙었다. Dr Loosen이 소유한 포도밭 중 Erdener Pralat는 절벽 아래애 위치해 있어 혹독한 날씨로부터 보호 받는데, 이곳의 와인은 복합적인 면이 두드러졌고 한층 업그레이드 된 드라이 리슬링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필자가 음식 매칭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기본적으로 독일 전통 음식, 프랑스 알사스 지역 음식들 특히, 소시지와 볶은 양파를 넣은 으깬 감자 요리, 백김치와 비슷한 절인 양배추 요리와 잘 어울린다. 매운 아시아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비오다이나믹 농법에 대한 그의 의견도 물었다.

 

우리는 유기농법으로 와인을 만들지는 않는다. 그래도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포도밭과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유기농법은 그나마 일리는 있지만 비오디나믹은 약간 종교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마케팅을 위해 이 두 가지 컨셉이 활용되는 것 같아 내게는 별로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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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땅의 에너지, Nicolas Joly, 비오디나믹의 진실

1976년부터 루아르 지역에서 비오디나믹 농법으로 와인을 생산해 온 Nicolas Joly의 강의는 주로 젊은 층의 관심을 모았다. 청중 중에는 주변 국가의 비오디나믹 와인생산자를 비롯해 멀리 일본, 중국에서 온 이들도 볼 수 있었다. 그의 강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땅은 자연의 어머니이다. 땅에서 생명이 자라는 것은 태양과 땅이 소통한 결과물이다. 비오디나믹은 단순히 농법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땅을 학대하면 그 소통은 사라지고 균형이 깨진다. 우리는 지리학과 기호학을 함께 고려해 토양에 생명을 주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

 

와인은 어떠한가? 많은 와인메이커들이 획일적인 방식으로 생산한 포도를 가지고 시장의 기호에 따라 와인의 맛을 인위적으로 바꾼다. 중국은 오크 영향을 받은 와인을 선호하고 미국은 쨈 같은 와인을 선호한다고 믿으며 그에 맞춘 와인을 만들고 있다. 자연은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하다. 개별 자연 환영을 그대로 반영하는 와인을 만들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농업은 다시 예술이 될 수 있다. 지구에 생명을 주는 힘을 이해하고 그 균형의 힘을 잘 이용할 줄 아는 예술이다. 덧붙여 저널리스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소비자는 와인 레이블에 숨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으며, 저널리스트들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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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_ 원정화 (WineOK 프랑스 현지 특파원)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 후 1999년 삼성생명 런던 투자법인에 입사하여 11년 근무했다. 2009년 런던 본원에서 WSET advanced certificate 취득, 현재 Diploma 과정을 밟고 있다.  2010년 프랑스 리옹으로 건너와 인터폴 금융부서에서 6년 근무하던 중 미뤄왔던 꿈을 찾아 휴직을 결정한다.
 
10개 크루 보졸레에 열정을 담아 페이스북 페이지 <리옹와인>의 '리옹댁'으로 활동 중이며 WineOK 프랑스 리옹 특파원으로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와인을 통해 문화와 가치를 소통한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  리옹댁 원정화의 페이스북 페이지 <리옹 와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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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즉통 2017.06.22 12:13
    현장감을 그대로 전해주는 보르도 늬우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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