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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엑스포 공식 오픈식>

빈엑스포 둘째날, 현 프랑스 농산식품 장관인 Jacques Mézard씨와 Alain Juppé 보르도 시장의 방문으로 빈엑스포의 공식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장관은 "빈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는 프랑스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빈엑스포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 후 참여업체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다소 한산했던 일요일과는 달리 월요일을 맞이하여 많은 방문객이 빈엑스포를 찾았다. 참여업체의 부스는 각종 미팅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아시아계 팀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아시아 시장이 와인업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이 날 열린 26개의 행사 중 이목을 끌었던 행사는 ‘세르비아 와인의 발견’, 100개 샤토가 참여하는 ‘그랑크뤼 보르도 2016년 빈티지 테이스팅’, ‘포트와인과 치즈 매칭’, ’빅데이터와 와인산업의 기회’, ’유기농 및 비오디나믹 재배법이 와인의 맛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스페인 요리의 밤 A taste of Spain’ 이었다. 

 

VINEXPO-2017©Phil-Labeguerie-2104.jpg©Phil-Labeguerie


<세르비아 와인의 발견>

헝가리 남쪽에 위치한 세르비아의 와인을 시음하는 행사는 많은 관심을 모으며 100여 명의 참가자가 자리를 가득 채웠다. 잦은 전쟁과 주변국의 탄압으로 경제 성장이 어려웠던 세르비아는 21세기 들어서야 안정기로 접어들었다. 와인 생산이 본격화된 것도 바로 이 시점이다. 초창기 세르비아 와인은 국제적인 품종인 샤도네이, 쇼비뇽 블랑,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을 사용했지만, 지역 고유의 테루아와 잘 맞는 토착품종을 꾸준히 연구한 결과 최근에는 화이트 품종인 타이아니까, 까바나 그리고 레드 품종인 프로쿠파스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참고로, 세르비아의 와인 생산지역은 크게 센트랑 세르비아 Central Serbia, 보바디나 Vojvodina, 코소보와 메토히자 Kosovo and Metohija 세 군데로 나뉘며, 총 370여 개의 와이너리 중 일부는 비오다이나믹 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하기도 한다.

 

시음회에는 6개 와인이 등장했는데 토착품종인 타이아니까로 만든 꽃 향이 아주 풍부한 화이트 와인, 황제의 이름을 딴 리즐링 와인, 산도가 두드러지는 소비뇽 블랑, 체리와 초콜릿 향이 은은한 피노 누아, 신선한 풍미를 지닌 토착 품종인 프로쿠파스로 만든 레드 와인, 그리고 세르비아의 '킹 오브 카베르네 소비뇽’ 등이다. 이 시음회를 통해 세르비아의 테루아를 반영한 국제 품종들의 또다른 면모와 세르비아 토착품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세르비안 와인.jpg
<유기농 및 비오디나믹 농법이 와인에 미치는 영향>

프랑스 와인잡지 Le Revue du Vin de France의 편집장 Olivier Poels 씨가 진행을 맡은 ‘유기농 및 비오디나믹 농법이 와인에 미치는 영향’ 컨퍼런스에는 2000년도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Olivier Poussier, 샴페인 하우스의 대가 Louis Roederer의 셀러 마스터 Jean-Baptiste Lecaillon, 보르도 그랑크뤼 샤토 Pontet-Canet를 총괄 감독하는 Jean-Michel Comme , 보르도 대학 교수 Axel Marchal 등이 패널로 참여하여 유기농법에 관한 다양한 화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유기농 재배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와인의 맛’이 주요 화두가 되었다. 패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자.

 

많은 와인을 시음해 보았지만 맛에 차이는 없다. 유기농 와인이라고 모두 맛있거나 좋은 와인은 아니다. 맛없는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는 유기농 재배와 상관없이 계속 맛없는 와인을 만들 것이며, 좋은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는 유기농으로 전환을 해도 좋은 와인을 만들 것이다. 유기농 및 비오다이내믹으로의 전환은 와인의 맛 보다는 '와인의 맛을 좌우하는 포도가 자라는 토양'을 자연과 가장 가까운 상태로 되살리고, 자연이 이끄는대로 포도를 재배, 양조한다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봐야 한다.

_ 소믈리에, 올리비에 푸시에


비오다이내믹으로의 전환은 큰 결정이다. 하지만 비용이 추가적으로 많이 들거나 작업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화학약품을 쓰지 않으니 비용이 줄고, 토양관리만 잘 하면 건강한 포도 나무에서 건강한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

_ 퐁테 카네의 장 미셸 콤

 

장 미셸 콤의 말이 끝나자 필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다른 와인 생산자들은 왜 유기농이나 비오다이내믹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느냐?"

"유기농 재배를 할 수 있는 특정한 지역적 조건이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질문에 대한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들이 재배 방식을 전환하지 않는 이유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사람이라면 유기농법을 도입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유기농 재배를 위한 특정한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 햇볕이 잘 드는 지역이라도 나름대로의 또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재배 방식이 있다면 그 방식을 적용할 것이다. 포도를 재배하기에 완벽한 곳은 없다.

 

다음은 유기농법을 적용한 전후의 차이점에 대한 장 바티스트의 설명이다.

 

유기농법을 도입한 이후 포도 수확량이 줄었고, 포도송이들이 균일하지 않은 것이 그 차이점이다.

 

패널들은 포도나무 관리가 아닌 토양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데 동의헀고, 유기농 및 비오다이내믹 방식은 와인의 맛에 적어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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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_ 원정화 (WineOK 프랑스 현지 특파원)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 후 1999년 삼성생명 런던 투자법인에 입사하여 11년 근무했다. 2009년 런던 본원에서 WSET advanced certificate 취득, 현재 Diploma 과정을 밟고 있다.  2010년 프랑스 리옹으로 건너와 인터폴 금융부서에서 6년 근무하던 중 미뤄왔던 꿈을 찾아 휴직을 결정한다.
 
10개 크루 보졸레에 열정을 담아 페이스북 페이지 <리옹와인>의 '리옹댁'으로 활동 중이며 WineOK 프랑스 리옹 특파원으로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와인을 통해 문화와 가치를 소통한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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