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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중순, 일주일이라는 짧은 여정으로 다녀 온 프랑스 남부의 루시옹(Roussillon)은 기자에게 지중해의 눈부신 햇살과 뺨을 때리는 거센 바람, 그리고 그 속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키 낮은 포도나무 등의 기억을 심어 놓았다. 하지만 루시옹을 떠올릴 때 가장 긴 여운을 남기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카탈로니아 북부라는 지리적 특성에서 유래한 독특한 역사와 그곳의 분위기이다.
 
 
카탈로니아의 흔적 남은 이색적인 지역, 루시옹
 
 
프랑스어와 한국어 통역을 맡은 이조차 당황스러울 만큼 루시옹에서는 카탈로니아 방언이 여기저기서 불쑥 튀어나온다. 실제로 십여 년 전 이곳에서 시행된 설문에서 카탈란어를 쓴다고 응답한 사람이 34%나 되었으며, 추가로 21%가 카탈란어를 이해한다고 응답했다. 언어가 하나의 특정 문화를 상징하는 사회관습적 체계라는 점에서, 여전히 유의미한 수의 사람들이 불어와 함께 카탈란어를 사용하는 이곳 루시옹을 ‘프랑스 안의 또다른 나라’라고 불러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현재 카탈로니아는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스페인의 4개 주를 말하나, 1659년에 스페인과 프랑스가 피레네 조약을 맺기 전까지는 루시옹 또한 카탈로니아에 귀속되어 있었다. 프랑스령에 속한 이후에도 오랫동안 루시옹은 카탈란식 관점과 문화적 정체성을 고수했는데, 19세기말 산업화의 바람이 불어 닥치면서 그때서야 프랑스식으로 급변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곳에는 카탈로니아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가 세계의 중심이라 부른 도시 페르피냥(Perpigan)의 기차역도 그 중 하나다. 1858년에 문을 연 페르피냥 기차역(La Gare de Perpignan)은, 카탈로니아 출신임을 명예롭게 여겼던 달리가 보기에 세상의 중심이라 할 만큼 모든 에너지가 집적되고 순환하는 장소였다(달리는 카탈로니아 동북부의 피게라스 마을에서 태어났다). 당시 페르피냥은 스페인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을 사기 위해 모여든 스페인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달리의 작품은 페르피냥의 기차역에서 프랑스 곳곳으로 운송되었다. 기차역의 로비에 앉아있는 것만으로 숱한 영감을 얻었다는 달리는 1965년에 < La Gare de Perpignan >이라는 작품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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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니아와 세계가 만나는 도시 페르피냥과 그곳의 기차역이 살바도르 달리에게 위대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면, 지중해에 면한 루시옹의 빼어난 경관과 역사적인 유적들은 앙리 마티스, 앙드레 드랭, 모리스 드 블라맹크 같은 화가들을 페르피냥의 항구 마을인 콜리우르(Colliure)로 끌어들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콜리우르는 지중해 무역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장소로써 활기에 넘쳤고(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항구도시로써의 면모는 다소 퇴색하게 된다) 중세시대의 웅장한 유적들이 이방인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는 1905년 여름을 콜리우르에서 드랭, 블라맹크와 함께 보냈는데 이 시기가 그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이곳에서 <콜리우르의 실내>와 <콜리우르의 창문에서 본 풍경> 등을 그렸고, 같은 해 파리에서 열릴 합동전시회에 출품하기 위해 그린 <모자를 쓴 여인>은 그 폭발적인 색채 구사로 인해 거센 논쟁에 휘말렸다. 이 사건으로 인해 앙리 마티스는 드랭, 블라맹크 등과 함께 이른바 '야수파’(fauvism)의 중심 인물이 되었고 가격이 치솟는 그의 작품들은 그를 파산 상태에서 구해주었다.
 
지중해의 도시 페르피냥에 머물며 영감을 얻은 이는 앙리 마티스와 살바도르 달리 뿐만이 아니다.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와 라울 뒤피(Raoul Dufy) 같은 화가들도 이곳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고, 스페인의 유명한 첼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파우 카살(Pau Casals)도 1939년에 망명하여 이곳에 머물렀다. 화가인 이아생트 리고(Hyacinthe Rigaud)와 조각가인 아리스티드 마이욜(Aristide Maillol) 등은 페르피냥 출신의 예술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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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루시옹에 이색을 더하는 것은 바로, 와인
 
 
이처럼 세계적인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그들의 작품 속에서 상징적인 모습으로 되살아나기를 반복했던 루시옹은 오늘날 색다른 분야에서 일군의 무리들에 의해 그 진가를 다시 한번 발휘하고 있다. 그 분야란 다름아닌 와인 양조이며 일군의 무리는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들을 일컫는다. 루시옹의 와인 양조 역사는 기원전 7세기에 그리스에서 건너온 선원들이 포도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되었고, 이후 꾸준히 성장하다가 17세기에는 보르도 와인과 경쟁할 만큼 그 수요와 가격이 높아졌다.
 
20세기 초에는 품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잠시 주춤했지만, 1930년대 들어 품질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품질 기준이 확립되면서 루시옹의 와인생산자들 사이에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이 첫 결실을 맺은 것은 1936년, 뱅 두 나튀렐(Vin Doux Naturel, 발효 중인 와인에 포도 브랜디를 첨가하여 알코올 농도를 높이고 단맛을 유지하게 만든 주정 강화 와인)이 루시옹 지역 최초로 '원산지 통제 명칭’(AOC)을 획득한 때이다. 이후로 지금까지 루시옹 지방의 전체 포도밭 중 67%가 원산지 통제/보호 명칭(AOC/AOP)을 획득하여 보호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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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옹은 피레네 오리앙탈(Pyrénées-Orientales) 지방에 속하는데, 이곳은 프랑스에서 가장 건조하고 일조량이 많으며 트라몽탄(Tramontane)이라 불리는 바람이 매우 잦게 불어 공기가 청정하다. 루시옹은 동쪽으로 지중해를 향해 개방되어 있고 육지의 삼면은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격리된 원형극장처럼 보인다. 특히 피레네 산맥이 끝나면서 바다와 만나는 곳은 들쭉날쭉한 해안을 이루고 내륙은 바위투성이에 기복이 심하며 포도밭은 풍화된 회갈색 편암으로 덮여 있다. 이렇게 척박한 환경에서 때로는 극심한 가뭄도 견뎌야 하는 포도나무는 땅속 깊이 뿌리를 박는다. 경사면에 열을 이뤄 늘어선 돌담은 포도밭을 테라스처럼 보이게 하는데, 토양의 침식을 막기 위해 일일이 돌을 쌓아 만든 것이다. 포도밭 중간중간에는 작은 수로를 만들어 빗물이 흘러내릴 수 있도록 하였다. 루시옹은 23개 포도 품종으로부터 다양한 와인을 만드는데, 특히 드라이 와인과 비발포성 와인 그리고 뱅 두 나튀렐이 유명하다. 포도 재배는 주로 가족 단위의 소규모 농가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들 중에는 조합을 통해 와인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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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루시옹에서 생산되는 로제 와인에 대해 살펴보자. 루시옹에서 생산되는 AOP 드라이 와인 중 로제 와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로 높은 편이며 대부분 콜리우르 마을에서 생산된다. 루시옹의 로제 와인은 지중해를 찾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며 출시되는 즉시 현지에서 대부분 소비된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는 바에 앉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타입의 로제 와인이 각광받는다. 물론 식사와 함께 하기에 좋은 로제 와인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와인의 구조감이 뛰어날 경우 햄이나 소시지 같은 육류 요리를 거뜬히 소화해 내기도 한다. 게다가 올리브, 마늘, 양파, 토마토, 앤초비 등 이 지방에서 자주 쓰이는 식재료가 들어간 음식이라면 완벽에 가까운 조합을 자랑한다. 한편, 와인과 관광 분야가 주요 산업인 루시옹에서 관광객들에 의한 로제 와인 소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어 보인다. 로제 와인에 대한 인지도가 형편 없이 낮은 국내에서, 적어도 여름의 바캉스 기간 동안만이라도 바닷가 휴양지에서 로제 와인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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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 두 나튀렐과 로제 와인이 루시옹에 독특한 지방색을 부여한다면, 이 둘을 제외한 나머지 와인은 와인생산자들의 개성이 무한대로 발휘되는 창조의 영역이다. 물론 원산지 통제/보호 규정에 따라 품종의 선택에서부터 와인 양조에 이르기까지 준수해야 할 규칙들이 있지만, 프랑스의 잘 알려진 다른 와인 산지들에 비해서는 와인생산자의 자유재량이 더 존중되는 편이다. 무엇보다도, 부르고뉴처럼 배타적이거나 보르도처럼 계급적이지 않은 루시옹의 개방적인 분위기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와인메이커들이 그들의 역량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안성맞춤의 장소이다. 1998년 루시옹에 위치한 포도원 샤토 드 로(Chateau de l’Ou)를 인수하기 전까지 보르도에서 와인을 만들었던 세브린 브리에(Séverine Bourrier)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이를 뒷받침한다.
 
 
“루시옹은 다이아몬드 원석 같은 곳이에요. 어떤 품종을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수없이 다양한 와인을 만들 수 있거든요. 보르도와는 달리 허용된 품종의 수도 많고 와인의 스타일도 다양해서 와인메이커에겐 흥미진진한 곳이죠.”
 
 
그녀의 와인은 보르도의 그랑 크뤼 와인에서 종종 느껴지는 우아함과 실크 같은 감촉을 지니고 있어 무척 매력적인데, 이는 루시옹으로 몰려드는 ‘이방인 와인메이커’들이 가져다 준 긍정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루시옹 와인이 세계 시장에서 원하는 모던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진화하는데 있어 이들이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다. 프랑스 론(Rhone) 지역의 명망 있는 와인생산자인 피에르 가이야르(Pierre Gaillard) 역시 그 중 하나이다. 바다를 마주하고 급격한 경사를 이루며 편암으로 뒤덮인 포도밭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그는, 2002년에 루시옹의 바뉼스 쉬르 메르(banyuls-sur-mer) 마을에 위치한 도멘 마들로크(Domaine Madeloc)를 인수하여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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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점은, 외부에서 유입된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변화를 꾀하는 와인생산자들 또한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이전까지 조합을 통해 와인을 만들어 오던 장-호저 깔베(Jean-Roger Calvet)는 조합에서 탈퇴한 후 보르도 생테밀리옹의 유명한 와인메이커 장-뤽 뛰느벵(Jean-Luc Thunevin)을 설득하여 도멘 뛰느벵-깔베(Domaine Thunevin-Calvet)를 설립하였다. 이곳에서 장-호저는 와인을 만들고 장-뤽은 자본과 마케팅을 지원한다. 보르도의 자본이 관여한 또다른 예는 마스 아미엘(Mas Amiel)이다. 이곳은 보르도의 와인생산자 올리비에 데셀(Olivier Decelle)이 소유한 다섯 개 와이너리 중 하나다(그는 보르도에 세 개 샤토, 부르고뉴에 한 개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다). 의외의 투자자도 있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텔렌보쉬에서 와인을 만들어 명성을 쌓은 그리에(Grier) 가문이 그들이다. 이 가문은 2006년 루시옹에 도멘 그리에(Domaine Griet)를 설립하였고 이곳에서 만드는 로제 와인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이 와인의 독특한 레이블도 눈길을 끄는데, 와인을 상징하는 붉은 점선이 위(프랑스), 아래(남아프리카공화국)를 가로지르고 있다. 마치 외부와의 활발한 교류가 루시옹 와인이 국제적인 감각을 갖추는데 기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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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외부에서 흘러 들어온 인력, 자본, 기술은 루시옹 와인 산업을 진화시킬 뿐만 아니라 당면한 과제를 해결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루시옹의 와인생산자들은 인구의 고령화, 젊은 세대의 이탈 등으로 노동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포도밭이나 양조장처럼 강도 높은 노동을 요하는 일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일거리가 아니다. 일손이 모자란 수확기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기도 하지만, 외국인 고용 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 황금 같은 시간을 빼앗기기 일쑤라며 불평하는 와인생산자들도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곳에서 와인을 만들겠다고 열정과 돈과 기술을 싸 들고 찾아온 이방인들을 이곳 토박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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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신의 와인메이커가 들려준 이야기를 끝으로 이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그는 기자에게 루시옹을 “프랑스 와인의 엘도라도”라고 소개했다. 황금의 땅, 이상적인 낙원을 뜻하는 엘도라도. 와인생산량은 프랑스 전체의 2%에 불과하지만, 루시옹은 수천 년에 걸쳐 포도나무가 뿌리를 내려온 유서 깊은 와인산지이며 사람들은 이곳에서 쉼 없이 와인을 만들어왔다. 오늘날 루시옹에는 조상이 일군 땅을 물려 받아 오랜 방식대로 와인을 만드는 이들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터전을 찾아 나선 이들이 공존한다. 2006년 도멘 트렐로어(Domaine Treloar)의 주인이 된 조나단 헤스포드(Jonathan Hesford)는 후자에 속한다. 911 테러 당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일하고 있던 그는, 대형참사가 불러온 후유증을 극복하고 자신의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한 후 뉴질랜드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와인 양조를 공부하고 양조 경력을 쌓은 후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건너와 포도원을 물색하던 그는, 다양성과 가능성으로 가득한 루시옹이 와인메이커로서의 꿈을 이루기에 완벽한 곳임을 알아보았다. 그로부터 십여 년이 지난 지금 그가 쏟아 부은 열정과 의욕은 보상 받고 있는 듯하다. 최근 잰시스 로빈슨(영국의 유명한 와인평론가, Master of Wine)이 추천하는 15개 루시옹 와인 중 도멘 트렐로어의 와인이 여덟 개나 포함되었는가 하면, 각종 와인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행운의 사나이, 헤스포드는 꿈을 이루고 싶은 와인메이커들에게 루시옹이야 말로 엘도라도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루시옹 와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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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eau de l’Ou, Secret De Schistes
샤토 드 로, 시크레 드 쉬스트
(미수입)
 
샤토 드 로는 보르도에서 와인을 만들던 와인메이커가 1998년 루시옹에 설립한 와이너리이다. 그녀가 만드는 와인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질감을 선보이며 과일 풍미가 뛰어나다. 특히 시라 품종으로 만든 시크레 드 쉬스트는 벨벳 같은 질감, 풍성한 과일 풍미, 허브, 타임, 바이올렛이 섞인 복합적인 향을 지니고 있으며, 벨벳으로 만든 레이블이 품격을 더해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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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aine Danjou-Banessy, Cotes du RoussillonRoboul
도멘 당주 바네시, 호불
(미수입)
 
당주 바네시의 와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부르고뉴 같은 루시옹 와인’이다. 화학 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유기농 포도는 세심한 양조 과정을 거쳐 와인으로 거듭나며 여과/정제되지 않고 병입된다. 매끈한 질감과 싱그러움, 날카롭지만 우아한 모습을 갖춘 당주 바네시의 와인은, 고급 레스토랑이나 전문 와인 바를 종종 찾는 와인애호가라면 눈 여겨 볼만한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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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aine de La Rectorie, Cuvée Leon Parcé Banyuls
도멘 드 라 헥토리, 퀴베 레옹 파르세 바뉼
(수입_ 타이거인터내셔날)
 
뱅 두 나투렐 와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와인은 그르나슈 품종을 중심으로 만든 불그스름한 빛깔의 바뉼이다. 커피, 모카 등의 풍미가 강렬하고 그 밖에도 검붉은 과일과 은은한 향신료의 풍미가 드러나 매력적이다. 또한 산도와 당도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덕분에 그 맛이 질리지 않는다. 그 자체만으로 디저트로 즐기기에 적격이지만 초콜릿이나 베리류의 디저트를 곁들여 마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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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 Becha, Cotes du Roussillon Les Aspres Excellence
마스 베챠 엑설런스 루즈 레 아스프레
(수입_ 올드 앤 레어 와인)
 
마스 베챠는 1997년에 페레즈 가문이 설립한 부티크 와이너리이며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해서 와인을 만든다. 시라를 위주로 그르나슈와 무베드르 품종을 소량 섞어서(생소, 캬리냥 품종은 사용하지 않는다) 와인을 만드는데, 양조 시 인위적인 간섭을 최소화하여 포도의 풍미를 그대로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춘다. 숙성시킬수록 와인의 풍미가 더욱 복합적으로 진화하며, 10년 이상 장기 숙성도 거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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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gnes De LAlbera, Rosé Des Cimes
비뉴 드 랄베라, 로제 데 심므
(미수입)
 
루시옹의 로제 와인은,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심플한 타입과 구조감이 뛰어나 음식과 함께 즐기기에 좋은 타입의 두 가지로 나뉜다. 시라와 그르나슈 그리 품종으로 만든 로제 데 심므는 후자에 속하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Cime란 산봉우리, 산꼭대기를 말함) 루시옹에서도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만들어져 산도와 복합미가 뛰어나다. 햄, 소시지, 양념이 짙지 않은 또는 토마토 소스를 사용한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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