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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칠레와인의 대표 Vinã Errazuriz, 칠레의 귀족 Don Maximiano Errazuriz

우리나라에서는 자식들에게 사업을 물려주면 마치 자식으로서는 마치 불로소득을 하는 것처럼 폄하되게 보이거나 오너의 젊은 자식들이 마치 실력도 없이 아버지 잘 만나서 쉽게 부자가 되는 게 마땅하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또 어떤 대기업의 오너는 자식들에게 일전 한푼도 물려주지 않고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겨 사회적인 존경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 또한 절대적으로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똑똑하지 못한 자식이 경영을 방탕하게 하여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생계를 보장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겠지만 똑똑한 자식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사업을 더욱 더 번창하게 한다면 이것 또한 좋은 일이지 않을까?

와이너리를 방문하다 보면 그 와이너리의 역사에 대하여 가장 먼저 설명을 듣게 되는데 좋은 와이너리의 대부분이 ‘가족경영체제(Family Owned Business)’를 하고 있다고 하며 이를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번에 방문하였던 칠레의 와이너리들은 모두 Vinã Errázuriz가 소유하고 있는 와이너리로서 Don Maximiano, Viñedo Chadwick, Seña와 같은 칠레 프리미엄급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동와인에서 모두 독점 수입하고 있다.) 나는 Maximiano Errázuriz Familiy의 역사를 알게 되면서 칠레 최고의 귀족 가문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그 곳에서 생산되는 Errázuriz 와인들의 철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와인이 가지고 있는 맛과 향을 정확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능력은 물론 타고난 감각력이 중요하겠지만 대부분의 와인 전문가라 할 지라도 훈련된 기술력으로 개발되어진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와인을 점점 더 마시고 알게 되면서 와인의 외향적인 특징을 정확하게 찾는 능력과 함께 그 와이너리의 역사나 오너의 철학, 와인을 만드는 스타일, 컨셉트 등과 같은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는 이번 칠레 와이너리 여행에서 Vinã Errázuriz 와인들의 역사와 패밀리를 알게 되면서 그들 와인에 대하여 이해심을 가질 수 있었다.

칠레의 귀족 Errázuriz Family

1832년, Don Maxmiano Errázuriz는 칠레의 수도인 Santiago에서 태어났다. 2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하원의원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그 후 곧 상원의원에 당선되어 3선 의원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가지고 된다. 그는 또한 와인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Aconcagua Valley의 Panquehue라는 조그만 지역 300Ha의 밭에 포도나무를 심게 되었는데 이때가 1870년이었다. 그의 와인에 대한 철학은 “포도나무는 사람의 인생과 같은 평행선상에 있으며 하나의 예술 작품과 같이 다루어야 한다. 포도나무도 교육을 받아야 하며 성인이 될 때까지 훈련되어져야 한다. 잘못된 길을 가서도 되지 않고 쓸 때 없는 열매와 가지를 만들어서도 안된다” 라고 하면서 ‘가장 좋은 땅에서 최고의 와인이 만들어진다’라고 하였다.

영국의 귀족 Chadwick Family

영국의 역사에서 보면 ‘Chadwick’이라는 이름은 서기 870년경 스코틀랜드(Scotland) 북쪽에 정착한 바이킹(Viking)으로 부터 왔으며 나중에 잉글랜드(England)를 침공하여 승전하였을 때 공적을 인정 받아 노르만디(Normandy)의 공작으로부터 작위를 하사 받으면서 역사에 기록되기 시작하였다. 17세기경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정치적, 종교적 분쟁이 생기면서 Chadwick가문(Thomas Chadwick)은 남아메리카의 광활한 땅과 기회를 보고 멀리 칠레를 제2의 고향으로 선택하였다. 1909년 Thomas Chadwick의 손자 Alejandro Chadwick은 칠레의 유명한 Errázuriz가문의 딸인 Leonor Errázuriz와 결혼을 하게 되어 아들을 낳게 되었는데 그가 바로 ‘Don Alfonso Chadwick Errázuriz(1914~1993)’이고 현재 Viña Errázuriz의 사장인 ‘Eduardo Chadwick’의 아버지가 된다. 그러니 칠레 와인의 대표주자인 Viña Errázuriz의 와인에는 영국과 칠레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먼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

<▲Thomas Chadwick> <▲Alejandro Chadwick Ortuzar >

Eduardo Chadwick은 누구인가?

1959년생인 Eduardo Chadwick은 칠레의 카톨릭 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와인사업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Chadwick Family로부터 물려받아 아버지 Alfonso Chadwick이 운영하고 있던 Viña Errázuriz를 새로이 현대화 시키는 작업이 그의 첫 업무가 되면서 포도재배와 와인양조를 배우게 되었고 그때부터 Eduardon는 칠레 와인의 무한한 가망성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1989년 그는 Aconcagua Valley의 언덕 쪽으로 와이너리를 확장시켜 Viña Errázuriz의 ‘기함(Flagship, 旗艦)와인’인 ‘Don Maximiano Founder’s Reserve’를 출시하여 Chilean Top Premium와인으로서 이름을 올리게 된다.

1994년에는 브르고뉴의 유명한 Louis Jadot와 함께 영국에 Hatch Mansfield Agency를 창업하여 Viña Errázuriz 와인을 전세계로 수출하는데 한 역할을 하게 되었고 1996년에는 미국 와인의 아버지인 Napa Valley의 Robert Mondavi와 함께 50:50 공동투자를 하여 또 하나의 Chilean Top Premium 와인인 ‘Sena’를 출시하게 된다.

▲ Robert Mondavi(좌측)와 함께

2002년 Eduardo Chadwick은 그의 세 번째 Top Premium Wine인 ‘Vinedo Chadwick 1999’를 출시하게 되는데 칠레의 수도 Santiago시 바로 남쪽에 위치한 Maipo Valley에 위치한 Chadwick Family 정원에서 생산이 되는 와인이다. Eduardo Chadwick의 아버지 Alfonso는 폴로(Polo)경기 칠레 국가 대표선수였는데 Chadwick Family가 소유하고 있던 개인 폴로경기장의 절반을 와이너리로 변경하여 생산되는 와인의 이름에 Chadwick이라는 영국 패밀리 이름으로 명명함으로 자신의 뿌리를 천명하는 계기가 되는 와인이다.

2004년 1월 23일.
Viña Errázuriz와 Eduardo Chadwick씨는 이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36명의 와인 저널리스트 등 최고의 전문가들이 베를린시의 Ritz Calton 호텔에 모여 16개의 와인들(프랑스산 6종, 이태리산 4종, 칠레산 6종: 2000, 2001 빈티지 와인)에 대한 Blind Tasting을 하였다. 프랑스 와인에는 Ch. Lafite Rothschild, Ch. Margaux, Ch. Latour가 있었고 이태리와인에는 Sassicaia, Solaia, Tignanello, Guado al Tasso 등 자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와인들이었다. 일반적으로 예상하였던 결과와는 달리 2000년산 Viñedo Chadwick이 1위, 2001년산 Seña가 2위를 하였고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Robert Parker가 100점 만점을 주었던 Ch. Lafite Rothschild 2000산과 Ch. Margaux는 3위, 4위를 하였다. 보르도의 콧대 높던 와인귀족들은 1976년 Napa Valley의 와인들이 자신들의 최고급와인을 물리쳤던 과거의 악몽이 다시 한 번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칠레와 영국의 귀족혈통을 물려받은 Errázuriz & Chadwick Family는 그들이 130년 동안 쌓아왔던 와인역사의 한 페이지를 21세기에 들어와 화려하게 장식하기 시작하였고 그 뒤에는 Eduardo Chadwick이 있었다.[_마침표_]

- ㈜ 베스트와인 & CASA del VINO 대표 은 광 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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