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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비오는 St. Helena를 가다

새벽부터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원래 열기구를 타기로 예약을 해놔서 새벽에 4시반부터 일어나서 샤워하고 다 준비까지 하고 창밖을 내다 보니, 기막히게도 비가 마구 오더군요. 열기구는 무슨 열기굽니까. 혹시나 싶어서 전화를 해봤더니 역시나 취소래죠, 뭐.

아침에 일어난 게 억울해서 팔팔 뛰다가 결국 40분씩이나 차를 몰아서(저희도 미쳤죠, 참) Napa Valley까지 아침을 먹으러 갔습니다. The Diner라고 전설적인 아침식사를 제공한다는 데였는데, 황당했던 것은 그 식당은 폐가가 되어있고, "The Diner는 영원히 문을 닫았습니다. 그 동안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써 있더라구요.


Pacific Blues Cafe
Yountville

Waiting for the Breakfast
Pacific Blues Cafe
Yountville

저희가 아침부터 이런 황당한 일을 두 번 씩이나 당하고 나니 정말 기운이 쭉 빠지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차를 조금 타고 가다가 괜찮은 식당을 들어가서 아침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안에는 그저 그냥 미국 시골 식당 같은 소박한 분위기였으나, 제가 좋아하는 "높은 천장"을 자랑 하는 식당이었어요. 저는 계란 두개에 팬 케익, 그리고 햄까지 아무튼 "건강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느끼한 아침식사를 했구요, 제 남편 또한 보다시피 오믈렛에 해쉬 브라운 같은 '비건강식"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그래도 맛은 좋더군요. 음식은 느끼할수록 맛있다는 제 음식 철학에 따라 평가를 해주자면 맛있었습니다.


Inside View
Pacific Blues Cafe
Yountville

Omelet, Hash Brown, and Biscuit 'n Gravy
Pacific Blues Cafe
Yountville

저희 쫓아다니기를 무지 지루해 하시는 할머니와 이모를 샌프란시스코 "Coach Tour"하는데에 내려 드리고, 열심히 달려서 Upper Napa valley에 도착한 건 12시가 넘어서 였던 것 같아요. 오늘 처음 간 곳은 그 이름도 유명한 Niebaum-Coppola Winery였습니다. 코폴라가 그 코폴라 맞냐구요? 예, 맞습니다. 대부 감독으로 유명한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이 인수한 winery입니다. 1975년에 Inglenook으로부터 Niebaum Estate(vineyards포함)를 인수 했구요, 1994년에 와서 옛날의 영광을 잃어가고 있던 Inglenook마저 1994년에 인수했습니다.

본채 들어가자 마자는 와인 박물관이라 기 보다는 개인가족 film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Francis와 Nicolas Cage(니콜라스 케이지의 본명은 Nicolas Coppola로 그들은 삼촌-조카의 관계입니다)가 두드러지는 흥미로운 사진전을 보실 수 있습니다.


Niebaum-Coppola
Rutherford

Raining...
Niebaum-coppola
Rutherford

Niebaum-Coppola의 Inglenook chateau는 굉장히 유럽분위기를 풍기는 커다란 농가 같습니다. Wine tasting을 하는 곳과 Gift shop이 나란히 같은 공간에 있는데요, 제가 오늘까지 다녀본 와이너리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분위기였어요. Napa Valley를 가시게 된다면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곳 역시 어제의 Silver Oak와 마찬가지로 시음을 하고 난 와인잔을 가져가게 해주더군요. 4가지를 시음하게 해주고 와인잔을 가져가게 하면서 8.5달러면 괜찮은 가격인 것 같습니다. 오렌지나무와 레몬 나무가 심겨져 있는 정원도 예쁩니다.


Academy Awarded Nicolas Cage
Niebaum-coppola
Rutherford

Lemon Tree
Niebaum-coppola
Rutherford

Niebaum-Coppola의 와인들은 옛날의 명성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저희 기준에서 아주아주 훌륭한 full body(맛이 풍부한)의 와인들은 아니구요,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급의 와인들이었습니다. 거기서 Chardonnay 한 병을 샀습니다. 레드 와인은 맛있었지만(약간 쓴맛이 나는 와인이 많았음) 다른 많은 와인들에 비해 두드러지는 맛은 아니었어요. Chardonnay는 상쾌한 복숭아 맛이 나는 것이 살 만 했습니다. 그리고 Coppola 와인을 한국서는 구할 수 없을 것 같아서 한 병 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Fountain in the Carden
Niebaum-Coppola
Rutherford

Shop
Niebaum-Coppola
Rutherford

오늘 두 번 째로 저희가 방문한 와이너리는 Beaulieu였습니다. 1900년에 Georges de Latour라는 프랑스 양조업자에 의해 세워진 Rutherfold(Upper Napa Valley지역/ St. Helena)의 유명한 와이너리 중 하나입니다... 비가 오는 데도 불구하고 단체로 와이너리투어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이 많아서 와이너리는 붐볐습니다. 와인을 마시지 못하고 뱉어버리고 싶지 않다던가 아니면 나파밸리의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운전이 겁나는 분들은 이 와인투어 버스(인터넷에서 "Evans"라는 나파밸리의 와인투어버스를 찾아 보시면 되겠습니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저희야 운전을 안하면 좀이 쑤시는 여자와 방향 잡기에 귀신 같은 남자(게다가 지도 보는 게 가장 즐기는 취미임)로 이루어진 커플이니 차로 돌아다니지 않을 수 없었지만요.


Beaulleu Vineyard
Rutherford

Evans
Napa valley Winery Tour Bus

물론 유명한 와이너리 중 하나기도 하지만요. 와인은 좋았습니다. Upper Napa 지역에서 최고의 와인을 생산해 내는 곳이라고는 하더군요. Beaulieu(볼리유)전체적으로 Cabernet Sauvignon(포도품종)을 사용한 와인이 많았지만, 이건 나파밸리의 전체적인 특징 같더라구요.

Carneros Chardonnay의 경우에는 white wine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풍부한 맛(Earthy)을 내더군요. 맘 같아선 한 병 사고 싶었지만, 다 가져올 수는 없는 관계로 포기했습니다. Beaulieu Vineyards에서 마셔 본 가장 특이한 와인 하나! Vintage 2000년의 Signet Ensemble이었는데 그건 정말 Syrah를 중심으로 해서 5가지의 다른 포도품종을 섞은 것이었는데요, 감초향과 사루비아 맛이 뒤섞인 맛이 굉장히 묘했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다시 한번 시음해 보고 싶은 와인이었어요.

Beaulieu 와이너리를 결정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어준 사람은 1936년부터 1973년부터 Beaulieu의 와인메이커였던 Andre Tchelistcheff였습니다. Napa valley의 와인 생산자 중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 없었다고 할 정도록 Napa valley에선 존경 받는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Tasting Wines
Beaulieu Vineyard
Rutherford

Getting Out of the Winery
Beaulieu Vineyard
Rutherford

Beaulieu를 나와서는 배가 너무나 고팠으므로 일단 쉬고, 오늘도 또다시 세시가 다 되어서야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보시다시피 옷을 거의 청바지 나부랭이를 입고 들어간 레스토랑은 그 이름도 유명한 Tra Vigne였습니다. 이태리식과 지중해식 요리를 하는, Napa Valley와 St. Helena지역에서 굉장히 유명한, 레스토랑이었으므로 도저히 가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Tra Vigne는 Amongst Vines란 뜻이랍니다.


Tra Vigne
St.Helena

Inside View
Tra Vigne
St.Helena

제가 좋아하는 "천장 높은" hall이었어요. 사람들도 조용조용하고 훌륭했죠. 저는 샐러드로 시작을 했고, 제 남편은 수프를 starter로 시켰습니다. 네모난 그릇에 수프 주는데는 첨 봤다니까요. 그리고 색깔도 무지 특이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맛은 굉장히 좋았다고 하더군요(제 남편 말에 따르자면). 게다가 같이 나온 씨를 빼지 않은 올리브가 감동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올리브라면 또 사족을 못 쓰는 족속인지라 사진에 보이는 올리브 한 접시를 뚝딱 먹어치웠습니다.


Soup
Tra Vigne
St.Helena

Bread with Olives
Tra Vigne
St.Helena

Halibut
Tra Vigne
St.Helena

Rabbit Pasta
Tra Vigne
St.Helena

메인으로 저는 넙치 요리를 먹었구요, 제 남편은 토끼고기를 넣은 파스타를 먹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토끼 고기를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닙니다. 대체 퍽퍽한 것이 닭가슴살의 2배쯤 되거든요... 전 기름기 많은 양고기 같은 고기가 좋습니다. 암튼, 음식은 아주 만족스러웠지요… 점심을 먹고 났더니 4시도 한참 지난 시각이었고, 저희가 오늘 마음 먹고 가려고 했던 Beringer는 5시까지 밖에 안 여는 와이너리였습니다.
으악~~~ 나파밸리 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Beringer를 안 갈 수는 없잖아요. 바람 같이 차를 몰아서 베린저에 들어간 시간은 4시 반이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두개로 나누어져 있는 Tasting course 중에 고급 와인 말고 좀 일반적인 와인 밖에 시음을 못 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Beringer Vineyard
St.Helena

Rhine House
Beringer Vineyard
St.Helena

저랑 남편이랑 각각 다른 것으로 3가지씩 시음을 했거든요. 나눠서 마시면 되었으므로 결국 6가지를 시음한 셈이었어요. 맛은... 뭐랄까...full body의 와인들은 없더군요. 그 말인즉슨, Oak barrel(참나무통)에서의 숙성 기간이 4-8개월 밖에 되지 않아, 오크 향취가 좀 덜 나는 와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도껍질과 씨를 겨우 12시간 후에 걷어 내는 식으로 만드는 와인들이라고 하더라구요.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와인들이 주종이었습니다. 로제 와인과 화이트 와인들이 괜찮았습니다. 물론 고급와인("Reserve") 쪽 시음하는 곳엔 Full body가 많다고 들었지만서도 안타깝게도 시음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Shop Beringer Vineyard
St.Helena

Famous fot its Beautiful Color
Beringer Vineyard
St.Helena

Jacob & Frederic Beringer라는 독일인 형제가 세운 와이너리 인데, 금주법(1919-1933) 기간 동안해도 교회용 와인과, 정부 납품 와인들을 계속 생산해 나파밸리 지역에서 유일하게 금주법을 피해 와인을 생산한 와이너리라고 하더라구요. 대단하죠.

보시다시피 가지고 있는 포도원과 그 Property가 정말 정말 아름답더군요. 메인 건물인 Rhine house 뒤에 있는 사진에 보시는 Leaning Oak tree는 이 winery의 상징인 나무입니다. Beringer에서 생산하는 와인의 라벨에 주로 들어가있는 로고(???) 또한 이 비스듬히 서있는 참나무예요. 정말 나무 하나가 울창하죠??? 200년도 더 된 나무래요.


Leaning Oak
Beringer VineyardSt.Helena

Leaning on the Leaning Oak
Beringer Vineyard
St.Helena

이걸로 저희의 오늘 와인투어는 마쳤구요. 가는 길에 졸려서 잠시 스타벅스 커피 Espresso Frappucino Venti 사이즈(한국엔 왜 이사이즈가 안들어오나 몰라요)를 사서 마시면서 거의 50마일을 달려서 San Francisco시내로 가서 할머니와 이모를 모셔왔죠.


Starbucks
Napa

Drinking
the Venti-sized Espresso Frappucino
Route 29

할머니와 이모를 숙소로 모셔다 드린 후, 저희는 또다시 나왔습니다. 5일 밖에 안 되는 일정인데 자기 전까진 돌아댕겨야죠. 어디로 갔냐… 또다시 수퍼로 갔습니다. 그냥 한칸한칸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잖아요. 수퍼 가는 길에 Taco Bell(제 남편이 진짜 좋아하는 집)에 들러 부리또를 두개 사먹은 후(Drive Thru에서 샀어요. 왜 차안에서 주문하고 그대로 받아 나오는 거 있잖아요) 갔습니다.


The Embarcadero
San Francisco

Shower Ar Night
Vallejo

- solie 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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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오는 St. Helena를 가다
3. 알카트라즈 감옥과 낭만의 Carneros
4. 열기구를 타고 포도밭을 날다 - 꿈의 Balloon f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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