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ana Chardonnay Reserve 2001
몬타나는 뉴질랜드 최대의 와이너리로 2000년 가을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와이너리인 Corbans를 합병하면서 뉴질랜드 전체 와인 생산량의 55%를 차지하는 최대의 와인그룹이 되었다. 한잔의 가격이 웬만한 와인 한 병 값에 맞먹을 정도로 비싸다는 점도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래서 선택한 와인, Montana Chardonnay Reserve 2001. 전형적인 yellow gold 컬러에 시트러스 향, 그리고 약간의 금속향을 풍기며 향에서 만으로도 알콜도수가 약간 높은 듯 느껴졌고(신세계 와인의 전형적인 특징) 입안에 침이 고이게 만드는 시큼한 향이 전체적으로 약간 강한 느낌을 주었다. 스모키한 느낌도 드는 것이 향만으로도 오크 숙성을 거쳤다는 것이 느껴졌다. 과연 어떨까 궁금한 마음에 웨이터에게 병을 보여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나는 glass로 주문했다) 병을 갖다 주었는데, 역시 라벨에서 프렌치와 아메리칸 오크에서 숙성시켰다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포도는 말보로에서 수확되었으며 알콜 도수는 13.5%였다. 이 와인은 와인만 마시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로 full body 에 깊은 맛을 가졌는데 크림소스의 생선요리와 함께 하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주었다. 하루종일 투어 내내 제공될 공짜 술 때문에 와인을 마실까 주저했던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역시 현지에서 먹는 현지식사와 local wine의 궁합이 최고라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Mudbrick의 샤르도네는 스틸에서 숙성 시킨 듯 날아갈 듯 경쾌하고 상큼한 느낌이었는데 같은 샤르도네로 이렇게 개성 강하고 묵직한 맛을 내는걸 보니 역시 포도는 마치 악기와 같아서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감흥을 주는 것 같다.
사실 나를 와이헤케섬까지 끌어들인 유혹자는 바로 Stonyridge?눼? Villa Maria, Montana와 더불어 뉴질랜드 최고의 와이너리로 꼽히는 이곳은 [Sotheby's Wine Encyclopedia]에서 별을 두 개나 획득한(별 세 개 만점) 곳이다. Stonyridge는 독특하게도 포도나무와 올리브나무를 같이 키우고 있었는데 올리브나무를 실제로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울창한 올리브나무 사이를 지나자 넓고 아름다운 포도밭이 나타났다. 그렇게 포도밭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도 비밀스럽고 로맨틱했다.
Stonyridge는 대외적인 평가나 유명세(빌 클린턴이 제일 좋아하는 와인으로 꼽았다.)에 비해 까브의 규모는 작았고 아직도 상당 부분 고전적인 방식을 고수하며 와인을 생산하고 있었다. Stonyridge에서는 보르도풍의 Larose 라는 와인이 가장 유명한데 비싼 와인이라 테이스팅 용으로 제공되지는 않아서 맛보지는 못했다.
투어가 이쯤 진행되고 나니 마지막으로 들린 Peninsula Estate는 사실 잘 기억 나지도 않을 정도로 취기가 올랐다. Peninsula에서는 직원으로부터 일본인이냐는 질문을 받았었는데 한국인이라고 하니 일본에는 수출을 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는 수출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오클랜드 공항 면세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니 전 세계로 수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농담 속에 자부심을 섞어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 조 희 정 -
1. 뉴질랜드의 날씨는 도도한 숙녀 같다.
2. 그림처럼 아름다운 섬 와이헤케의 빈야드
3. Montana Chardonnay Reserve 2001
4. 뉴질랜드 최고의 피노누아로 꼽히는 Ata Ran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