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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July 14, 2002

- A.M 09:30

하루 앞서 인천을 출발했던 중대 소믈리에 과정 3기 분들과 "우여곡절 랑데부(?)"에 성공한 일행이 호텔을 떠나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니스 해변이었다. 참? 이 두 분은 작년 보졸레 누보 행사에서 영예의 "그랑뿌리!"를 차지하여 당당하게 뱅기를 공짜로 타실 수가 있었다. 어찌나 부럽던지..

끝도 없이 펼쳐지는 굵은 자갈밭이 인상적인 니스 해변... 지중해 안을 따라 끝없이 펼쳐져 있는 자갈밭에 웬 주인 없는 의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그 의자에 앉아 살갗을 간질이는 햇살과 바람에 몸을 맡기고 마냥 사색에 빠져들고 싶었는데... 불행히도 일광욕을 즐기기엔 하늘의 인상이 조금씩 험해지고 있어 잠시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 시원하고 깨끗한 이 지중해의 느낌..

자리를 털고 옮긴 곳은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형형색색의 꽃들과 과일, 야채들이 가득한 장터였다. 그 외에도 갖은 향신료와 치즈, 생선, 육류 말린 거에 이르기까지 노점에 올려져 있는 것은 다양하기 이를 데 없었다. "aroma kit"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red current, blackcurrent, blueberry, raspberry, blackberry 등의 과일들을 직접 먹어보고 licorice(감초), clove(정향), 아니스 등 각종 향신료의 향을 맡아보니 어렴풋이나마 "와인의 향"에 대한 감이 오는 것도 같았다.

점심 경, 샌드위치 하나씩을 물고서 일?敾?돌아 본 곳은 한때 여배우였던 그레이스 켈리가 이 곳의 왕비가 되어 화재를 모았던 모나코 왕국이었다. 모나코는 현재 프랑스 보호하의 독립국으로 존재하면서 카지노 하나로 전 국민을 먹여 살린다고 한다.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를 설계한 같은 건축가의 작품이기도 한 "그랑 카지노"는 전방에 이색적인 조형 물과 분수, 아열대 식물과 꽃들로 꾸며진 정원이 펼쳐져 있어 그 화려함을 더했다.

페라리 등의 고급차들이 진을 치고 있던 몬테카를로의 카지노 앞에서 일행은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했다. 그렇다! 카지노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는 일! 일행 중 일부는 재미 삼아 일부는 일확천금의 부푼 꿈(?)을 안고 카지노 안으로 당당하게 들어갔다. 결과는?
물론 대참패! 휴~ 하마터면 쪽박차고 불란서 그지 될뻔했다. 못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드디어 Italy로의 장정에 오르긴 했는데.. 아~~ 밀려오는 이 씁쓸함…

- P.M 9:00

몬테카를로에서 고속도로를 달려 이태리의 Alba에 도착한 시각은 늦은 9시경. 호텔에 여장을 풀 새도 없이 일행은 "Pio Cesare"측에서 예약을 해 두었다는 식당을 찾아 바로 길을 나섰다. 초행인데다가 밤길이라서 식당 찾기가 쉽지 않았다. 잠시 길을 헤매고 있던 차에 그만 남의 잔디밭에 차 바퀴가 빠지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말았다. 이태리는 3-4일 전부터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어 잔디밭은 그야말로 진흙탕이었다. 차를 끌어내겠다고 장정 대 여섯 명이 잔디밭에 들어가 밀고 당기고 난리 부르스를 떨었으니 성이 났어도 한참 났을 이태리 주인양반 말도 안 통하는 동양 사람들을 앞에 두고 무슨 말을 하겠는가. 애써 화를 참는 모습이 너무도 역력했다. 이궁…지송해서 우찌나..

어렵게 찾은 식당에 자리 한 일행은 이태리 피에몬테의 "Pio Cesare"측에서 특별히 부탁을 해 놓은 듯한 세심한 서비스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태리 요리"하면 으레 피자와 스파게티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전채로 나온 쇠고기 육회를 시작으로 송아지고기 소시지, 죽처럼 걸쭉한 이탈리아의 쌀 요리인 리조토, 라비올리, 오소부코 등 그 동안의 편견이 무색할 정도로 꽤 긴 코스의 (7-8 courses) 다양한 이태리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때까지 시차적응을 하지 못해 몹시 피곤해 있던 일행들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많은 음식을 남겨야 해서 식당측에 무척 미안했다. 다른 오해가 없도록 이해를 구했는데 부디 우리의 뜻이 식당측에 잘 전해졌기를 바랄 뿐이다.

[ Wine & Food ]

저녁 :
bread ( grissini, some rolls )
Antipasti : 이탈리아식 쇠고기 육회
Primi piatti : 참치샐러드, 송아지고기 소시지, 리조토, 라비올리
Secondi piatti : 오소부코 (송아지 고기 찜)
Formagio : 모듬 치즈
Dolce : 초콜릿 소스를 뿌린 cake
Cafe

Piemonte, Chardonnay 2001
Barolo 1998
Barbera d'Alba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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