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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새벽 안개처럼 서서히 사로잡는 네비올로의 참 맛!

제66차 와인 아카데미에서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피에몬테의 대표적인 와인이자 숙명적인 라이벌인 바롤로(Barolo)와 바르바레스꼬(Barbaresco) 와인을 비교 테이스팅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피에몬테는 이태리 전체 생산량에서 7위를 차지하지만, 고품질 와인의 생산량만은 최고라 할 수 있다. DOC/DOCG 지역이 50개로 이태리에서도 가장 많으며 이 상위 등급의 와인들은 피에몬테 와인의 총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피에몬테의 겨울은 춥고 긴 편이며 여름은 덥고 건조하며 가을은 온화하고 길어서 추수하기에 알맞은 편이다. 피에몬테 특히 바롤로와 바르바레스꼬 와인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토착 품종인 네비올로(Nebbiolo)이다. 어원은 ‘안개’라는 뜻의 네비아(Nabbia)에서 왔는데,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이 지역의 특성과 안개 속에서 껍질이 두꺼워지는 피에몬테만의 네비올로를 의미한다. 껍질이 두껍다는 것에서 타닌이 풍부함을 알 수 있는데, 그래서 네비올로로 만드는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와인은 10년 이상 장기숙성이 기본이다.

전통적인 바롤로 와인은 거친 타닌 때문에 장기숙성을 거치지 않으면 마시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1960년대 프랑스 등 세계를 여행하고 돌아와 젊은 세대의 생산자들은 와인 메이킹에 관해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좀더 신선하고 부드러운 와인에 초점을 맞추며 빨리 수확하거나 바리끄에서 보다 짧게 발효시키는 등 나름대로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좋은 와인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바롤로 와인은 전통적인 스타일과 현대적인 스타일로 나뉘는데, 대표적인 와인 생산자들은 다음과 같다. 전통적인 스타일의 생산자들은 Anselma, Brovia, Aldo Conterno, Giovanni Conterno, Fontanafredda, Bruno Giacosa, Massolino, Vietti 등이고 현대적인 스타일의 생산자들은 Clerico, Conterno Fantino, Paolo Manzone, Sandrone, Scavino, Roberto Voerzio 등을 꼽을 수 있다.

바롤로의 포도밭들은 보통 250~450m 높이에 위치하고 바르바레스꼬의 포도밭들은 200-350m 정도 높은 곳에 위치한다. 바르바레스꼬는 바롤로에 비해 따뜻하며 재배 면적도 작아서 1년에 3백만 병을 생산한다.(바롤로의 경우 6백만 병) 깨끗하고 정교한 맛과 깊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견고함을 가지고 있는 바르바레스꼬 와인은 2년 이상 오크통에서, 리저브는 4년 이상 숙성이 필요하다. 그 유명한 Gaja, Ceretto, Bruno Giacosa, Produttori del Barbaresco, Pio Cesare, Prunotto, Albino Rocca, Bruno Rocca, Rivetti 등이 우수한 생산자로 꼽힌다.

피에몬테의 빈티지를 알아보면 와인 전문지 디켄터와 와인 스펙테이터, 로버트 파커 등 모두 2000년과 2001년, 1999년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2002년은 피에몬테에게 최악의 빈티지를 선사해 Angelo Gaja의 경우, 2002년 와인을 아예 만들지 않을 정도였고 2003년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평균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음와인 소개

1. Barbaresco Pabaja 2003, Bruno Rocca

잘 익은 라스베리 향을 쉽게 느낄 수 있고 토스티한 오크의 향도 바로 이어서 올라온다. 힘찬 타닌의 느낌이 가득한 풀 바디 와인이지만 오크의 풍미가 좀 과해서 시간이 더 필요할 듯.


2. Barbaresco Il Bricco 2003, Pio Cesare

처음 연유같이 부드러운 향이 나고 오크 향과 함께 매우 복합적인 느낌이 들었다. 진하면서도 정교함이 드러나 빛나는 보석과 같은 와인



3. Barbaresco Brich Ronchi 2001, AlbinoRocca

블랙베리의 향과 함께 부드럽고 향긋한 부케가 가득해서 기분 좋게 만들었다. 첫 느낌이 힘있게 이어지는 훌륭한 지속력을 가졌다. 여운까지도 감미롭게 남는다.


4. Barbaresco Vigneto Valeirano 2003, La Spinetta

신선한 바질과 자두, 제비꽃의 향이 나고 입에 머금으면 과일의 맛이 풍부하다. 타닌의 강렬한 느낌을 가졌지만 생각보다 여운이 짧은 편이다.




5. Barolo Parussi 2000 Conterno Fantino

옅은 붉은 빛깔에서 오래된 느낌이 들었다. 삼나무, 마른 버섯, 나무 뿌리 같이 미네랄 느낌의 향이 많이 난다. 잘 익은 과일 맛과 긴 여운을 가진 와인




6. Barolo Carobric 1999, Paolo Scavino

장미, 블랙베리, 상큼한 허브의 향이 난다. 약간 달콤한 맛도 나고 어느 정도 지속력도 있는 풀 바디 와인

7. Barolo Bussia Soprana 1999, Aldo Conterno

삼나무, 리코리스, 체리의 향이 난다. 잘 익은 과일 맛이 입 안에 퍼지고 탄탄한 구조감과 훌륭한 산도를 느낄 수 있다. 여운이 혀 뿐만 아니라 입과 목 안에 오래 퍼지며 남는다.

8. Barolo Cascina Francia 2000, Giacomo Conterno

버섯과 베리 쨈의 향이 났고 매우 신선하며 복합적인 아로마가 흥미로운 풀 바디 와인이다. 입 안에 가득 메우는 밀도감이나 첫 맛을 끝까지 잇는 지속력, 탄탄한 타닌 등 모두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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