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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시간을 돌아 돌아서 찾아온 샤르도네와 피노누아의 고향, 부르고뉴

부르고뉴의 화이트와 레드 와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기 때문일까… 제42, 43차 와인 아카데미는 마치 좀처럼 만나기 힘든 손님들을 맞이하는 자리 같았다. 와인 아카데미를 진행했던 베스트와인과 까사델비노의 은광표 대표가 말했듯이, 40회가 넘어서야 부르고뉴 와인을 주제로 와인 아카데미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부르고뉴 와인들은 접하기 힘들고 시간이 걸린다.

영어로 버건디(Burgundy) 라고도 말하는 부르고뉴 지방은 샤르도네로 만드는 독특한 화이트 와인 생산지 샤블리(Chablis)에서 중부 중심 도시인 디종(Dijon) 밑으로 꼬뜨 도르(Côte d’Or)와 꼬뜨 샬로네즈(Côte Chalonnaise), 마꼬네(Mâconnais), 남쪽 끝 보졸레(Beaujolais)에 이른다. 그 중 북쪽은 꼬뜨 드 뉘(Côte de Nuits), 남쪽은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으로 나눠지는 꼬뜨 도르(Côte d’Or)지역이야말로 부르고뉴 와인의 위대한 생산지이자 피노누아의 고향이기도 하다.

▲봄을 맞은 샤블리의 포도밭

▲샤블리의 그랑 크뤼 포도밭 지도

▲샤블리 그랑크뤼 중 하나인 레 클로(Les Clos) 포도밭

부르고뉴 지방은 비교적 일정한 기후를 보이는데,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의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이다. 봄에도 내리는 서리 때문에 포도밭에 난로를 설치하여 전체적인 기온을 높여 포도나무를 보호한다. 부르고뉴 고유의 와인 특성은 기후보다 토양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지질적으로 다른 토양으로 인해 바로 옆에 위치한 밭이라도 서로 다른 맛과 향을 가진다. 그래서 좁은 지역에서 단일 품종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개성의 와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포도밭에 설치한 난로와 새벽에 불을 지피는 모습

부르고뉴 와인에는 4등급으로 아뻴라시옹을 나누고 있다. Appellation Régionale(생산량의 56%), Villages de Bourgogne, Premier Cru(12%), Grand Cru(2%, 꼬뜨 도르와 샤블리의 33개 그랑크뤼)로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보르도에 비해 부르고뉴 프르미에 크뤼나 그랑크뤼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화이트 와인 생산 지역으로 유명한 꼬뜨 드 본은 습기 찬 바람이 불어와 포도 송이들이 좀더 빨리 익고 북쪽의 꼬뜨 드 뉘 보다 지질학적으로 비교적 균등한 토양을 가지고 있다. 특히 꼬뜨 드 본 남쪽은 석회암과 자갈로 이뤄진 토양으로 뫼르소(Meursault), 쁠리니 몽라쉐(Puligny Montrachet)와 샤샤뉴 몽라쉐(Chassagne Montrachet) 코뮌에서 최고의 부르고뉴 화이트가 생산될 수 있는 것이다.

시음와인 소개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

1. Chablis 1er Cru “Fourchaume” 2002, Ch. de Maligny
진하지 않은 오크향과 부드러운 과일맛이 조화를 이뤄 따로 마시기 보다 식사와 함께 마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2. Bourgogne Blanc 1997, Domaine Leroy
푹 익은 듯한 여러 과일향이 진하게 올라왔지만, 맛은 약간 평면적이었다.
드라이 타입으로 치즈와 어울렸다.

3. Corton Charlemagne Grand Cru 2000, Bouchard Pere & Fils
구운 향과 버터, 청사과 향이 서로 잘 조화를 이루며 미네랄 느낌이 다른 화이트들 보다 강했다.
신선한 산도 또한 인상적이다.

▲왼쪽부터 1. Chablis 1er Cru “Fourchaume” 2002, Ch. de Maligny / 2. Bourgogne Blanc 1997, Domaine Leroy /3. Corton Charlemagne Grand Cru 2000, Bouchard Pere & Fils

4. Meursault 1er ‘Perrier’ 2000, Antonin Rodet
빵, 버터, 구수한 토스트향이 일품이다. 진하지 않고 깔끔한 맛이 나서 고급스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다.

5. Puligny Montrachet 2000, Faiveley
Blanc de Blanc 을 연상시키는 꽃향기와 희미하게 오크향이 난다. 입 안에서 더욱 활기 찬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와인

6. Chassagne Montrachet 1er Cru “Les Vergers” Ch. Genot Boulanger
달콤한 꽃향기가 기분 좋았고 상큼한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달콤한 맛도 난다.

▲왼쪽부터 1. Meursault 1er ‘Perrier’ 2000, Antonin Rodet / 2. Puligny Montrachet 2000, Faiveley
/ 3. Chassagne Montrachet 1er Cru “Les Vergers” Ch. Genot Boulanger

7. Pouilly Fuissé 02, Louis Jadot
각각 다른 포도밭인 Pouilly 와 Fuissé 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과일향, 여러 꽃향기가 바닐라, 오크향과 잘 조화를 이룬다.

8. Chardonnay Beaujolais 2002
열대 과일류의 향과 맛이 느껴지고 깔끔하고 달콤하다.

9. Hermitage(B) les Rocoules 2001, Domaine Marc Sorrel
비교를 위해서 리스트에 넣은 론 지방의 화이트로 각종 향신료, 미네랄 향이 강해서 부르고뉴 화이트들과 대조를 이뤘다. 강건한 바디감이 입 안을 채우는 와인.

▲왼쪽부터 Meursault 1er ‘Perrier’ 2000, Antonin Rodet / Puligny Montrachet 2000, Faiveley
/ Chassagne Montrachet 1er Cru “Les Vergers” Ch. Genot Boulanger


다음 "부르고뉴 와인, 편애하기 Ⅱ"로 이어집니다.

*베스트와인에서 만날 수 있는 부르고뉴 와인 이야기
1.
프랑스 와인 - 국가별 특징 7
2. 프랑스 와인 - 국가별 특징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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