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S

은광표

3. 와인의 맛을 표현하는 방식 (1)


: 눈으로 보는 와인 - 색

와인의 색은 대부분 포도 껍질에서 나온다. 레드 와인의 경우 색의 특징이 매우 강하므로 색 관찰이 화이트 와인의 경우보다 훨씬 중요하다. 레드 와인은 포도즙과 파쇄된 껍질을 같이 발효시킨 후에 압착과정에 들어가므로 포도의 종류 뿐 아니라 포도즙을 발효시키는 기간에 의해 색이 결정된다. 그에 반해 화이트 와인은 대게 곧바로 압착하므로 갓 빚을 때의 색은 포도의 엽록소나 포도가 익을수록 나타나는 색소 및 노르스름한 빛깔을 내는 '카로틴'에 의해 결정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화이트 와인의 색이 짙어지는 것은 와인 속에 함유된 몇 가지 성분이 산화되기 때문이다. 또 화이트 와인은 발효기간이 길 때, 압착 시 포도를 세게 눌러 짰을 때, 참나무통에서 숙성시켰을 때, 너무 익은 포도로 빚었을 때 짙은 노란 색을 띠게 된다.

레드 와인의 색

레드 와인의 경우 색조는 포도품종과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네비올로(Nebiollo)' 포도로 빚은 와인은 매우 빨리 오렌지색이나 갈색톤을 띠게 되는데 그렇다고 해가 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에 반해 '까베르네 소비뇽(Caberrnet Sauvignon)'으로 빚은 와인은 갓 빚어졌을 때는 자주빛이 감도는 근사한 홍옥색을 띠다가 차츰 석류석 내지 적벽돌의 붉은 색으로 바뀌어간다. 대부분의 레드 와인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치며 변해간다. 자주색(돌체토 와인), 진홍색(바르베라), 홍옥색(갓 빚은 포드와인, 보르도/부르고뉴 와인), 와인 및 체리색(오래 숙성시킨 보르도), 석류빛(잘 숙성된 끼안띠, 바롤로), 오렌지색, 적갈색(아주 오래된 보르도산 와인), 호박색, 양파껍질색, 갈색(대부분 마실 수 없음).

레드 와인의 경우 색을 보면 아로마와 맛을 내는 물질이 얼마나 함유되어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 또 경우에 따라 마스트 발효과정이 얼마나 길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물론 색의 밀도는 항상 포도 품종 및 재배지역을 기초로 해야 판단할 수 있다. 부르고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삐노 누와(Pinot Noir)'와인은 대개 중간 내지 높은 색의 밀도를 보이지만 그에 반해 같은 품종이라도 독일에서 나오는 '슈패트부르군더'와인은 상당히 옅은 인사를 준다.

프랑스의 '샤또뇌프 뒤 빠프(Chateauneuf-du-Pape)'나 '까오르(Cahors)', 남부 이태리의 '네그로아마로(Negroamaro)'와인처럼 남쪽에 위치한 산지에서 나오는 와인은 아주 짙은 색이어서 검은색으로 보일 정도로 강하다. 그리고 와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탄닌 성분이 색소와 결합하게 되고 이렇게 커진 색소분자들이 바닥에 가라앉아 와인 색은 옅어지게 된다. 특히 레드 와인의 경우 전체적인 색조가 잔의 중심에서 가장자리(Rim)로 퍼지는 색의 뉘앙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잔의 중심색과 가장지리의 색의 차이가 많을수록 오래 숙성된 와인이라는 증거이다.

화이트 와인의 색

화이트 와인의 색은 포도 품종과 포도 재배지에 따라 처음 빚을 때 지니는 색에는 차이가 있지만 항상 비슷한 단계를 거치며 변해간다. 우선 무색에서 옅은 황록색(샤블리, 모젤), 백금색, 밝은 볏짚색(뫼르소, 트라미너), 레몬색, 볏짚색, 황금빛 노란색(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푸르스름한 황금색(모젤-베렌아우스레제), 짙은 황금색(디저트와인, 오래 숙성시킨 부르고뉴 와인), 붉은 황금색, 엷은 갈색, 구리빛색, 호박빛색, 갈색 순서로 변하게 되는데 마지막 단계에 이른 와인은 더 이상 마실 수 없다. 단맛이 강한 최고급 화이트 와인의 경우 구리빛색은 최고 완숙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나타내고 빈티지 포트와인이 호박빛 색이라면 이상적인 숙성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색의 단계에서 가볍고 드라이한 와인일수록 아주 앞 단계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4가지 색단계에 이를수록 마실 수 없고 그에 반해 단맛이 강하고 진한 와인은 대게 레몬색이나 황금빛 노란색에서 시작하여 숙성이 계속 진행되면서 현란한 빛을 발하는 황금색에 이르게 된다.

로제 와인의 색

로제 와인은 산호색이나 자색이 감도는 핑크빛이 나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남부 프랑스산 로제 와인처럼 옅은 오렌지빛을 띠기도 한다. 하지만 오렌지색이 너무 강하면 와인이 산화되었거나 너무 오래 숙성시켰음을 뜻하고 반면 푸른 빛이 뚜렷하면 와인에 금속성 오염물질이 들어 있음을 나타낸다. 로제 와인의 색채 묘사로서 엷은 핑크빛, 밝은 핑크빛, 자주빛이 감도는 핑크빛, 작약빛, 체리핑크빛, 딸기 핑크빛, 진홍색이 도는 핑크빛, 누르스름한 핑크빛, 오렌지 핑크빛, 살구빛, 양파껍질색, 오렌지색, 갈색이 도는 핑크빛과 같은 용어가 쓰인다.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wineok

    와인 시음 - 3. 와인의 맛을 표현하는 방식 (3)

    3. 와인의 맛을 표현하는 방식 (3) :혀로 느끼는 와인- 맛(미각) 와인의 다양성은 미각에 의해 비로소 제대로 밝혀진다. 맛으로 감별되는 것은 와인의 신선함, 밀도, 복합성, 농도, 섬세함, 조화, 알코올 함유량, 당도 등이다. 우리의 입은 단맛, 신맛, 짠맛,...
    Date2004.10.01
    Read More
  2. wineok

    와인 시음 - 3. 와인의 맛을 표현하는 방식 (2)

    3. 와인의 맛을 표현하는 방식 (2) : 코로 마시는 와인 - 향기(Aroma & Bouquet) 후각적 시험은 와인 시음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이 시험을 통해 와인의 나이를 가름할 수 있고 포도 품종, 때에 따라서는 재배 지역까지 알아낼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와인...
    Date2004.10.01
    Read More
  3. wineok

    와인 시음 - 3. 와인의 맛을 표현하는 방식 (1)

    3. 와인의 맛을 표현하는 방식 (1) : 눈으로 보는 와인 - 색 와인의 색은 대부분 포도 껍질에서 나온다. 레드 와인의 경우 색의 특징이 매우 강하므로 색 관찰이 화이트 와인의 경우보다 훨씬 중요하다. 레드 와인은 포도즙과 파쇄된 껍질을 같이 발효시킨 후...
    Date2004.10.01
    Read More
  4. 위기를 모르는 와인. 샤또 뒤크뤼 보카이유(Ch. Ducru-Beaucaillou)

    한 기자가 샤또 뒤크뤼 보카이유(Ch. Ducru-Beaucaillou)의 프랑소아 하비에 보리(Francois Xavier Borie)씨에게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샤또의 운영에 대해서 말해 줄 수 있냐고 물었을 때, 그는 멸종 위기의 종족에 대해 조사를 왜 하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
    Date2004.09.21
    Read More
  5. 대자연의 맛으로 공략하는 뉴질랜드 와인

    제 34차 와인 아카데미 뉴질랜드 화이트 와인 시음회에 즈음하여 최근 세계 와인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뉴질랜드 와인을 알아보기로 하자. 재작년이었던가… 누군가가 저녁 식사에 마셔보라고 준 Villa Maria Sauvignon Blanc에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Cle...
    Date2004.09.17
    Read More
  6. wineok

    제34차 Wine Academy : 대자연의 풍미를 담은 뉴질랜드와인 시음회

    날짜/시간 : 2004-09-18 오후 3시~ 오후 5시 장소 : CASA del VINO 강사 : David Taylor (주한 뉴질랜드 대사 / Andrew French 상무관) 회비 : 1만 5천원 참석가능수 : 30 신청안내 : * 은행:국민은행 / 계좌번호:383-21-0123-295 / 이름:베스트와인(은광표) *...
    Date2004.09.08
    Read More
  7. 땅으로 내려온 디오니소스의 와인, 그리스 와인

    지난 8월 30일에 막을 내린 아테네 올림픽을 계기로 베일에 가려졌던 그리스의 문화, 요리 그리고 와인의 세계까지 활짝 열렸다. 그리스 와인은 국내 와인 애호가들에게도 생소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고, 아테네 올림픽에 맞춰 수입되어 활발한 마케팅...
    Date2004.09.0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 107 Next
/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