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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지아코모 콘테르노(Giacomo Conterno)는 단순히 이태리의 뛰어난 바롤로 생산자를 뛰어넘어 ‘전통적인 바롤로(Barolo)의 원형’을 구현한 이름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전통적인 바롤로는 풍부하고(rich) 파워풀하며(입 안이 얼얼할 정도) 병 속에서 긴 세월 동안 발전해가는 특징이 가지고 있다.

지아코모 콘테르노는 1908년에 지오반니 콘테르노(Giovanni Conterno)가 산 쥬세페(San Giuseppe)에서 와인을 만들고 오스테리아(Osteria)1 를 열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아들 지아코모가 돌아와 가족 경영에 참여하면서 와이너리를 새롭게 변화시킨다.

그가 전쟁에서 돌아왔을 당시, 콘테르노 셀러에서는 관행대로 와인을 캐스크에 담아 피에몬테와 리구리아(Liguria) 등지에 판매하고 있었다. 지아코모는 종전에 가볍고 과일 풍미가 가득해 쉽게 마시기 좋은 와인에서 장기간 숙성시켜 마시는 와인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시장은 아직 그가 꿈꾸는 바롤로를 받아들이기엔 시기상조였다. 그는 빈티지가 좋은 해에만 장기 숙성용 와인을 만들기로 했는데 바로 콘테르노 셀러의 플래그 쉽 와인, 바롤로 리제르바 몬포르티노(Barolo Reserva Monfortino)이다.

1920년에 지아코모는 이 와인을 최초로 병입해 판매했고 당시 몇 되지 않았던, 와인을 병입해 판매했던 소규모 바롤로 생산자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는 와인 마케팅에도 능해서 토리노와 제노바의 와인 시장에서 지아코모 와인의 위치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고객들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두 아들, 지오반니와 알도(Aldo)를 콘테르노 셀러에서 일하게 했고 1961년에 은퇴하면서 셀러를 아들들에게 넘긴다. 큰 아들 지오반니는 아버지의 이름을 계속 이어받았고 둘째 아들 알도는 1969년에 자신의 와이너리, 포데리 알도 콘테르노(Poderi Aldo Conterno)를 만들었다.

지오반니는 부친에게 배운 대로 소위 전통적인 양조법(긴 발효기간)을 고수했다. 항상 구입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던 그는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재배하여 품질 좋은 포도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점차 포도 재배자가 와인 생산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1974년에 그는 세라룽가 달바(Serralunga d`Alba)에서 최고 포도밭 중에 하나인 카스치나 프란치아(Cascina Francia)를 오랜 고민 끝에 사들이게 된다. 이때부터 그는 소유한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만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50세에 가까워질 때 14ha의 땅을 소유하게 되었고 네비올로, 바르베라, 돌체토를 재배했다. 그의 땅에서 국제 품종은 찾아볼 수 없다.

첫 빈티지인 1978 바롤로 카스치나 프란치아를 통해 와인 평론가들은 새로운 지오반니 콘테르노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했다. 지오반니는 꽤 긴 시간 동안 발효시킨 후 크고(3천 갤런) 50년 이상 오래된 오크 통에서 카스치나 프란치아는 4년, 몬포르티노는 7년 동안 숙성 시킨다.

지오반니는 세상에 바롤로 최고 빈티지를 남겼는데 1964, 1971, 1978, 1985, 1990, 1996, 1999 그리고 2001 이다. 200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들인 로베르토(Roberto)와 함께 지오반니는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에 관여했다.

현재 지아코모 콘테르노를 책임지고 있는 3대 로베르토는 와인 메이커로서도 탁월하지만 아버지의 명석함도 빼닮았다. 그리고 그는 셀러에 들어갈 때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나와 함께 있는 것 같다며 전통적인 와인 양조 기술을 보존에 대한 의지와 의무를 밝히기도 했다.

Winemaking

수확한 포도의 줄기를 제거한 후 스테인레스 스틸과 오픈 오크 배트(open oak vat)에서 28~30℃의 발효 온도를 유지하며 약 4~5주 동안 발효시킨다. 이때 천연 효모만을 사용한다. 콘테르노에서 여과나 정제 과정은 없다.

실온에서 2차 말로래틱 발효(malolactic fermentation)를 마친 후에 와인을 커다란 슬로베니아 오크 통에 넣어 숙성시키는데, 바르베라는 2년, 바롤로 카스치나 프란치아는 4년, 바롤로 리제르바 몬포르티노는 최소 7년이 걸린다. 병입하고 나서 1~2년 동안 셀러에 보관한 후에 출시한다.

Vineyards

1974년에 구입한 카스치나 프란치아 포도밭은 해발 400m에 위치하고 남서쪽을 향하고 있다. 주로 석회질 토양으로 파워풀한 콘테르노의 스타일에 잘 맞는 포도를 수확하기에 적합하다. 총 면적은 약 14ha로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은 28년 이상이다. 포도나무의 식재 밀도는 ha당 4,000그루로 상당히 조밀한 편.

2008년 로베트로 콘테르노가 구입한 체레타(Cerretta) 포도밭은 같은 세라룽가 달바에 있고 총 3ha로 남쪽에서 서쪽을 향하고 있다. 네비올로와 바르베라를 재배하는데, 카스치나 프란치아와 비교해 체레타의 토양은 점토질이다. 서향의 따뜻한 기운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산마루에 의해 가려져 서늘한 편이다.

콘테르노의 와인 라인업은 바르베라 달바 카스치나 프란치아(Barbera d’Alba Cascina Francia), 바르베라 달바 체레타(Barbera d’Alba Cerretta), 바롤로 카스치나 프란치아(Barolo Cascina Francia), 바롤로 체레타(Barolo Cerretta), 마지막 바롤로 리제르바 몬포르티노(Barolo Reserva Monfortino)으로 구성되어 있다.

플래그 쉽 와인인 카스치나 프란치아의 연간 평균 생산량은 21,000병, 체레타는 3,600병, 몬포르티노는 불과 7,000병 정도이지만 어떤 해는 평균 생산량에 비해 턱없이 낮아지기도 한다.

콘테르노의 최고 빈티지 중 하나인 바롤로 카스치나 프란치아 1971을 테이스팅한 로버트 파커는 그의 저서에서 타르, 구운 허브들, 트뤼플(truffle), 블랙체리의 부케가 나며 놀랄 정도의 집중력, 좋은 산도, 달콤한 타닌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리고 매우 단단하고 풀 바디(full-body)하며 놀라운 성공작이라 호평했다.

콘테르노의 바롤로는 시간을 통해서 발전하고 또 발전한다.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와인으로 변모한다. 만약 당신이 지아코모 콘테르노의 바롤로를 갖게 된다면 한 10년 동안 잊어버리고 지내보시라. 세월이 흐른 후 한 잔의 와인에서 피에몬테와 네비올로의 위대한 유산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1이태리에서 와인 바를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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