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소재인 코르크에 비해 스크루 캡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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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 캡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지는데, 안쪽 윗부분(병 입구에 닿는 부분)은 특별 처리된 알루미늄 박(호일)으로 싸인 폴리에틸렌이고 와인에 따라 다른 라이너(안감), 두께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크루 캡의 장점은 TCA 같은 오염으로부터 자유롭고 와인 고유의 아로마와 맛을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와인이 일정하게 숙성되고 다른 도구 없이 살짝 돌리기만 하면 열리며 남은 와인을 보관하기 위해 뚜껑을 막기도 쉽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공기가 코르크를 통해 와인에 닿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실험을 통해 스크루캡과 코르크 모두 공기의 침투율이 낮다고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스크루캡의 결과는 일관되었지만 코르크는 실험했던 35개 중 7개만의 결과가 안정되었다고 합니다.
코르크의 품질이 천차만별임을 알 수 있는데, 어느 회사의 코르크를 쓰느냐에 따라 와인의 생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생관리를 소홀히 한 코르크는 와인을 변질시킬 수도 있지요.
반면에 스크루캡 제조사들은 안감인 라이너의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산소의 침투율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신선함이 생명인 화이트 와인의 경우, 코르크보다 스크루캡이 월등하다는 결과가 나와 많은 생산자들이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레드 와인의 경우 장기숙성을 통해 레드 와인의 복합적인 맛이 어떻게 변하는지 증명된 자료가 없어, 스크루캡을 신뢰하지 않는 와인 생산자들도 꽤 있습니다.
[◀스크루캡을 즐겨 사용하고 국제 와인 대회에서도 수상한 Villa Maria 의 소비뇽 블랑]
현재 호주에서도 일부 명품 와인들은 코르크를 사용하고 있지만, 스크루캡에 대한 연구는 활발합니다. 장기숙성을 했을 때 스크루캡의 상태 변화에 대해 다각도로 관찰하고 연구합니다. 무엇보다 와인 생산자들은 자신들의 와인이 최상의 상태로 소비자에게 공급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많은 와인 생산자들은 이미지 때문에 섣불리 코르크에서 스크루캡으로의 전환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몇 세기 동안 ‘와인=코르크’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코르크 없는 와인’이란 곧 ‘맛이 떨어지는 싸구려 와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오레곤 주에서는 천연 코르크, 합성 코르크, 스크루캡을 사용한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대답했으나 같은 와인을 오픈 테이스팅한 사람들은 코르크마개를 사용한 와인이 훨씬 맛이 좋았다고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스크루캡으로 전환한 일부 와인들의 매출이 떨어지는 경우가 좋은 예입니다.
와인 변질의 원인이 모두 코르크에 있는 것처럼 말하는 또한 어폐가 있다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깨끗하게 세척하지 않은 오크통을 사용했거나 보관 중에 직사광선이나 열에 노출되었을 때 등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스크루캡은 코르크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되기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이 남은 듯 싶습니다. 전통과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것처럼 코르크와 스크루캡의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