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과 샴페인은 꼭 맞는 단짝 같습니다. 아직 몇 달 남았지만 연말연시를 위해 나만의 샴페인을 골라보는 건 어떨까요... 샴페인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보며 말입니다.

샹퍄뉴는 부르고뉴와 보르도, 알자스 처럼 그랑크뤼 등급체계를 가지는 지역이지만 한 마을 전체가 등급 적용이 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가장 좋은 포도밭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를 퍼센트 단위로 점수를 매겨 100%는 그랑 크뤼, 90~99%는 프르미에 크뤼, 90% 이하는 등급이 없는 마을입니다.

샹파뉴의 그랑 크뤼나 프르미에 크뤼 등급이 다른 지역의 와인들에 비해 큰 역할을 발휘 못하는 것은 여러 지역의 포도들을 블랜딩해서 만들기 때문에, 표기할 필요를 못 느끼는 거지요.

게다가 메종(maison, house 라고도 불리는 샴페인 생산회사)의 명성이 곧 샴페인의 품질로 이어지는 특징도 한 몫 합니다.

빈티지(Vintage), 논 빈티지(Non-Vintage) 샴페인

빈티지가 좋은 해에만 만드는 빈티지(Vintage) 샴페인과 여러 해의 와인들을 서로 블랜딩하여 균일한 품질을 만드는 논 빈티지(Non-Vintage) 샴페인이 있는데, 논 빈티지 샴페인이야말로 그 메종의 개성을 알 수 있는 간판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뀌베 프레스티지(Cuvées de Prestige)

뀌베 프레스티지는 언제나 샴페인 메종에서 가장 최고로 비싼 와인이며 대표하는 와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통적인 뀌베 프레스티지 샴페인은 그랑 크뤼 포도밭에서 수확한 최고 상태의 포도로만 만드는데, 숙성 기간은 일반 빈티지 샴페인보다 긴 편입니다.

어떤 생산자들은 오크 캐스크를 사용하거나 최고의 해에만 뀌베 프레스티지 샴페인을 만드는 등 생산과정에서 차별점을 두기 위해 노력합니다. 역사적으로 첫번째 뀌베 프레스티지 샴페인은 모에 샹동(Moët & Chandon)의 1921 Dom Pérignon 으로 1936년에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이어 로드레(Roederer)의 Cristal 1945 와 태탱져(Taittinger)의 Comtes de Champagne 1952 로 이어졌습니다. 이 뀌베 프레스티지를 만드는 데 특별한 규칙이 없어 크룩(Krug) 같이 논 빈티지 뀌베 프레스티지 샴페인만 만들거나 살롱처럼 블랑 드 블랑 뀌베 프레스티지를 만들기도 합니다.

로제 샴페인(Rosé Champagne)

로맨틱한 색감을 가진 로제 샴페인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평상시 보다 결혼 피로연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았지요. 1970년대까지 생산자들도 그리 많지 않았는데, 뵈브 끌리꼬(Veuve Clicquot) 에서 1977년에 첫번째 로제 샴페인을 선보이며 로제 샴페인의 선구자적인 인상을 풍겼습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프레스티지 로제 샴페인이 등장하며, 와인 애호가들은 핑크빛 거품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쎄니예(Saignee)는 로제 샴페인을 만드는 방법으로 포도 껍질과 과즙의 접촉을 늘려 색이 묻어나오게 하는 방법입니다.또 다른 방법은 레드 와인을 화이트 와인에 소량 섞어서 만드는 것으로 샹파뉴 외 지역에서는 금지되어 있지요.

어린 상태일 때 로제 샴페인은 붉은색이 분명하지만 12~15년 정도 지나면 거의 오렌지 색으로, 또 20년이 지나면 호박색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40년이 지나면 거의 오래된 화이트 샴페인처럼 보입니다.

블랑 드 블랑 (Blanc de Blancs)

알다시피 샴페인은 피누 누아, 피노 뮈니에, 샤르도네 3가지 품종을 블랜딩해서 만드는데, 이 블랑 드 블랑(화이트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은 샤르도네 100%로 만듭니다. 이 샤르도네는 랭스의 남쪽인 꼬뜨 드 블랑(Côte des Blancs)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와인에 화려함과 우아함을 더합니다.

아직 어린 블랑 드 블랑의 경우, 초록빛이 감도는 매우 엷은 노란색을 띠고 꽃 향기가 많이 납니다. 시트러스나 과일 맛이 나고 산도도 강한 편이죠. 충분히 숙성이 된 블랑 드 블랑은 황금색을 가지며 구운 커피원두와 토스트, 월넛 등의 향이 조화를 이뤄 풍성한 느낌입니다.

생산 역사는 길지만 상업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건 살롱(Salon) 1911 으로 첫 선을 보인 파리에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살롱은 규모가 작지만 블랑 드 블랑에 빈티지 샴페인만 생산하는 고집 센 메종(masion) 이고 명품 샴페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지요.

블랑 드 누아 (Blanc de Noirs)

이 타입은 블랑 드 블랑보다 흔하지 않은데, 레드 품종인 피노 누아 혹은 피노 뮈니에로만 만드는 와인입니다. 보통 최고의 상태의 피노 누아는 샤르도네와 블랜딩하는 경향이고 상업적으로도 가치가 떨어져 블랑 드 누아의 생산은 적은 편입니다.

블랑 드 누아는 검은 과일의 향이 나고 전반적으로 무거운 느낌이 듭니다. 숙성이 될수록 스모키한 향이 나고 꿀, 캐러멜, 버섯, 치즈 등의 복합적인 부케가 납니다. 얼마 되지 않지만 Bollinger Vieilles Vignes Françaises, Andre Clouet Grand Reserve Brut, Egle Ouriet Blanc de Noirs Grand Cru 가 100% 피노누아로 만드는 명품 샴페인입니다. 그리고 Krug 에서도 12년만에 피노누아 100%의 Clos d'Anbonnay 95가 출시되어 세간의 화제를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