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은 부르고뉴 와인의 발아기라고 말할 수 있었다. 식지 않는 보르도 와인의 인기와 저렴하고 품질의 차이가 적은 칠레 와인의 시장 점령, 농후하고 마시기 편한 이태리 와인의 저돌적인 공격 속에서 일부 와인 애호가들만의 비밀스러운 코드였던 부르고뉴 와인이 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뒤늦은 데뷔라고 할까… 그 계기는 아무래도 2005년에 개봉된 영화, ‘사이드웨이’(Sideways)와 2006년 국내 출판계를 휩쓴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인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영화에서는 ‘피노 누아’란 품종을, 만화에서는 부르고뉴 와인을 부각시켰다. 이런 계기들은 몇 해 동안 와인을 마시며 초보딱지를 뗀 와인 애호가들의 새로운 와인에 대한 요구와 잘 맞아 떨어졌다. (물론 유행 따라 부르고뉴 와인으로 와인을 시작한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도 다양한 부르고뉴 와인을 만나기는 힘들지만 속속 새로운 부르고뉴 와인이 국내에 소개되고 몇몇 유명한 와인들은 없어서 못 파는 실정이다.
▲좌측부터 크리스토프 뻬로 미노, 장 니콜라 메오, 프랑소와 미퀼스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이 지난해 11월에 부르고뉴의 유명한 와인 생산자가 한국에 방문했다. 이 행사는 부르고뉴 와인 소개에 앞장 서 온 한독와인㈜의 주최로 소믈리에, 프레스 등 전문가를 위한 시음회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와인 메이커 디너가 열렸다. 한국을 방문한 세 명은 와인 생산자는 도멘 메오 카뮤제(Domaine Méo Camuzet)의 장 니콜라 메오(Jean Nicolas Meo), 도멘 프랑소와 미퀼스키(Domaine Francois Mikulsky)의 프랑소와 미퀼스키(Francois Mikulsky) 그리고 도멘 뻬로 미노 (Domaine Perrot-Minot)의 크리스토프 뻬로 미노 (Christophe Perrot-Minot)이다.
뫼르쏘(Meursault)의 떠오르는 신성, 도멘 프랑소와 미퀼스키
부르고뉴에서 위대한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마을은 뫼르쏘(Meursault), 쀨리니 몽라쉐(Puligny Montrachet) 그리고 샤싼느 몽라쉐(Chassage Montrachet) 라고 한다. 뫼르쏘에서는 주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지만 레드 와인도 생산하는데, 전반적인 뫼르쏘 화이트 와인의 특징은 크림, 버터, 바닐라의 향과 기름진 느낌을 주며 오랜 기간 숙성하면 크리스탈처럼 투명하고 깨끗한 맛을 낸다.
▲와인 메이커이자 오너인 프랑소와 미퀼스키 |
도멘 프랑소와 미퀼스키는 1991년에 시작된 도멘으로 서로 다른 아뻴라시옹에 걸쳐 총 8ha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와인 메이커이자 오너인 프랑소와 미퀼스키는 폴란드인 아버지덕분에 독특한 성을 갖게 되었고 삼촌인 피에르 브와요(Pierre Boillot) 밑에서 도제수업을 받으며 포도밭을 맡아 관리했다. 현재는 건강이 나빠진 삼촌의 포도밭을 빌려 대신 관리하고 있다고…
그가 추구하는 메이킹 철학은 진실성, 우아함 그리고 순수함을 중점에 둔다는 것. 진실성은 포도밭에서 온다고 믿는데, 주어진 환경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일관되게 포도를 재배하는 것이다. 우아함을 얻기 위해선 낮은 수확량을 지키는데, 화이트 와인은 ha당 45~50hl를, 레드 와인은 ha당 35hl를 유지한다. 발효과정에서 천연 효모를 사용하고 보통 12개월 오크 배럴에서 숙성 시킨다. 그리고 매해 20% 정도 새 오크를 사용한다. 각 AOC에 따라 생산하는 와인들은 다음과 같다.
화이트 와인 | 레드 와인 |
Bourgogne ![]() Chardonnay | Bourgogne Grand Ordinaire (Gamay) Passe tout grains Rouge |
Meursault | Meursault 1er Cru Les Caillerets |
Volnay 1er Cru Les Santenots du Milieu |
미퀼스키의 와인은 아름다운 레이블 또한 눈길을 끄는데, 미퀼스키 부부가 캐나다의 한 레스토랑에서 발견하고 사랑하게 된 그림이었다. 새로운 도멘이란 인상을 주기 위해 작가의 허락을 얻어 에티켓에 사용하게 되었다.
시음했던 미퀼스키의 화이트 와인은 기대 이상으로, 부르고뉴 샤르도네였지만 뫼르쏘의 화이트 느낌을 간직한 아름다운 와인이었다. 레드 와인은 피노 누아의 전형적인 아로마, 높은 집중력과 구조감을 가지고 있었다. 프랑소와 미퀼스키는 떠오르는 부르고뉴의 신세대 와인 메이커로서 ‘전도유망한’ 이란 수식어가 필요한 와인 메이커였다. ‘좋은 와인은 당신이 마시는 와인이다’란 것을 결코 잊지 않고 만든다는 프랑소와 미퀼스키의 말에서 부르고뉴 와인이 대중을 염두에 두고 만들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런 변화는 나머지 두 명의 젊은 와인 메이커들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었다.
시음와인
1. Bourgogne Chardonnay 2004 (W)
2. Meursault 2004 (W)
3. Meursault 1er Cru Les Caillerets 2004 (R)
4. Volnay 1er Cru Les Santenots du Milieu 2004 (R)
부르고뉴의 Top 와인 메이커와의 만남(2)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