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S

은광표

와인 읽어주는 사람, 소믈리에(Sommelier)

와인을 주문할 때 만나는 첫 번째 관문은 무엇일까요? 바로 와인 리스트입니다.첫 페이지부터 빽빽하게불어와 영어로채워져있는 와인 리스트... 도무지해독이 안될 것 같은 글자들 때문에 와인을 마시기도 전에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습니다.누구한테 도움을 청할까요? 수퍼맨도, 배트맨도 아닌 바로 소믈리에입니다. 소믈리에는 어떤 조건이나 상황에도 딱 맞는 와인을 고르는데 도움을 줍니다.

2005년 8월 31일자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에서는 소믈리에 서비스에 관해 언급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나파 밸리 와인을 담당하고 있는 시니어 에디터, James Laube는 레스토랑에 갔을 때 소믈리에와 친해져야 한다고합니다.

소믈리에는 새로 나온 와인이나 예산이나 목적에 맞는 와인을 고른다거나, 식사에 곁들일 만한 와인을 고르는 것을 거들어 줍니다. 직접 와인 리스트를 뒤지는 것도 점점 복잡해지기 때문인데, 명색이 와인 컬럼니스트인 James Laube 조차 들어본 적도 없는 새로운 캘리포니아 와인들이 레스토랑의 리스트에 있어 놀랄 정도라니 소믈리에의 존재를 무시할 순 없겠지요…

▶소믈리에의 전문적인 서비스는 자신이 특별한 손님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소믈리에는 수많은 와인 중에서 적합한 와인을 고르고 와인 가격을 정합니다. 요즘 많은 소믈리에들이 넓은 범위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와인 전문가라는 점이 놀랍다고 합니다. 그러나 소믈리에의 와인 셀렉션이 언제나 완벽한 것만 아니라고 하네요.

우리 입맛이 제 각각이기 때문에 소믈리에의 탁월한 추천 와인이라도 당신이 좋아하는 와인이 아닐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경험은 비일비재합니다. 소믈리에와의 소통이 불완전했거나 손님이 본인의 입 맛을 잘못 이해하고 있을 때 많이 생깁니다.

와인 셀렉션외에 와인 글래스를 점검하는 일 또한 소믈리에가 해야 할 일입니다. 멋진 글래스를 사용해야 할 어떤 저녁 만찬에 손님이 맥주 컵 같이 큰 컵을 주문하더라도, 와인 글래스를 꼭 권해야 하지요.

무엇보다 소믈리에에게 와인 주문은 즐거움의 하나이고 추천한 와인을 테이스팅한 후에 어떤지 물어보는 것 또한 소믈리에의 책임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와인의 서빙 방법에 대해 강의 중인 타사키 신야

2005년8월에 소펙사의 초청으로 방한한 일본인 소믈리에, 타사키 신야(Tasaki Shinya)씨는 소믈리에의 서비스를 한층 더 강조했는데,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마시지 않은 손님에게도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소믈리에는 와인에 국한하지 말고 기타 알코올, 미네랄 워터, 커피, 홍차 등 모든 음료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요리와 와인, 음료와 요리와의 궁합에 대한 지식, 좋은 와인을 찾기 위한 공부와 음료 테이스팅 등은 손님을 위해 소믈리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소비자 위주의 서비스 마인드는 놀랄 정도입니다. 사실 좀 부러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많은 레스토랑과 와인 바들의 서비스 질이 좋아지고 있지만, 때때로 2% 부족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와인에 대한 현학적인 태도, 와인과 음식 매칭에 관한 잘못된 정보, 어떤 와인에 대한 개인적 편견, 강요하다 싶은 와인 추천 등으로 인해 즐거워야 할 시간이 전혀 즐겁지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소믈리에의 만족스러운 서비스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낸다는 것을 아십니까? 와인의 홍수 속에서 자신을 구해주고 멋진 글래스에 아름다운 빛깔의 와인을 따라주며 테이스팅 후에는 와인이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는 세심함까지… 소믈리에에 대한 신뢰와 자신이 특별한 손님이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와인이 점점 대중화되면서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를 전보다 쉽게 만날 수 있고 백화점이나 할인매장 와인 샵에도 와인 도우미(어드바이저)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고 기대 또한 많이 생깁니다.

셀파(Sherpa) 없이 히말라야 등반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수많은 와인 속에서 소믈리에 없이 와인을 고르기는 막막합니다. 새로운 와인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에는 소믈리에의 존재는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습니다. 소믈리에를 당신의 충실한 와인 가이드이자 친구로 여기고 와인에 대해 즐거운 대화를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wineok

    제46차 Wine Academy : St-Emilion 프르미에 그랑크뤼의 세계

    날짜/시간 : 2005-10-29 오후 3시 장소 : CASA del VINO 강사 : 은광표 (베스트와인/CASA del VINO 대표) 회비 : 12만원 / 16만 5천원 참석가능수 : 24 신청안내 : * 은행:국민은행 / 계좌번호:383-21-0123-295 / 이름:베스트와인(은광표) * 성명을 입금자명으...
    Date2005.10.13
    Read More
  2. 제4회 소믈리에 대회 참관기 2

    [ 시작하며… ] 김창용님께서 베스트와인(www.bestwine.co.kr) 게시판에 기고하신 글을 편집하여 올립니다. 이후 게시판의 글은 삭제됨으로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베스트와인은 유익한 컨텐츠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제4회 소믈...
    Date2005.10.12
    Read More
  3. 제4회 소믈리에 대회 참관기 1

    [ 시작하며… ] 김창용님께서 베스트와인(www.bestwine.co.kr) 게시판에 기고하신 글을 편집하여 올립니다. 이후 게시판의 글은 삭제됨으로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베스트와인은 유익한 컨텐츠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제4회 소믈...
    Date2005.10.10
    Read More
  4. wineok

    2005년 칠레 와인 세미나 및 시음회 - 쑥쑥 크는 칠레 와인

    지난 2005년 9월 29일에 칠레수출진흥국(ProChile)과 주한 칠레대사관 상무관실이 공동 주최하는 2005년 칠레 와인 세미나와 시음회가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세미나는 칠레에서 생산되는 까르미네르(Carménère) 품종에 대해 서한정 와인나라 아카...
    Date2005.10.10
    Read More
  5. wineok

    제45차 Wine Academy : 뽀므롤의 거인, Le Pin과 Petrus 비교 시음회

    날짜/시간 : 2005-09-24 오후 3시 장소 : CASA del VINO 강사 : 김학균 (한독와인 대표) 회비 : 80만원 참석가능수 : 20 신청안내 : * 은행:국민은행 / 계좌번호:383-21-0123-295 / 이름:베스트와인(은광표) * 성명을 입금자명으로 확인하므로, 같은 이름으로 ...
    Date2005.09.10
    Read More
  6. 소믈리에와 친해지기

    와인 읽어주는 사람, 소믈리에(Sommelier) 와인을 주문할 때 만나는 첫 번째 관문은 무엇일까요? 바로 와인 리스트입니다.첫 페이지부터 빽빽하게불어와 영어로채워져있는 와인 리스트... 도무지해독이 안될 것 같은 글자들 때문에 와인을 마시기도 전에 머리...
    Date2005.09.07
    Read More
  7. Vins de Pays의 세계에 들어서다...(Ⅱ)

    뱅 드 뻬이 지역명칭 (Dénomination) 토양, 기후, 품종은 와인의 특성을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산지는 한 지방 고유의 포도주인 뱅 드 뻬이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된다. 뱅 드 뻬이는 지방(région, 5곳), 도(départment), 계곡,...
    Date2005.08.1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2 53 54 55 56 ... 107 Next
/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