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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2003년의 꼬뜨 드 프로방스



꼬뜨 드 프로방스는 전세계 로제 와인의 시장을 주도하는 아펠라시옹으로 유명하다. 5개의 AOC가 있는데, 라 롱드(La Londe), 쌩트 빅트아르(Ste Victoire), 오 바르(Haut Var),엥떼리외르(V.Interieure), 쌩 트로페즈(St Tropez), 프레쥐(Frejus), 르 보쎄(Le Beausst) 이다. 꼬뜨 드 프로방스에는 총 403개의 도멘과 꺄브와 59개의 네고시앙이 존재한다.



2003년의 꼬뜨 드 프로방스는 한마디로 ‘양보다 질’ 이었다. 봄과 겨울엔 비가 제법 왔지만, 여름 내내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지중해 식물 특유의 강인함을 보여주었다. 포도도 다른 때보다 빨리 익어서 최적의 상태에서 수확을 할 수 있었고 가뭄과 잦은 바람으로 병충해를 입지 않았던 것도 자연의 큰 혜택이었다. 첫 수확은 평년보다 열흘정도 앞당겨 8월 중순에 프로방스 연안지대부터 시작되었다. 포도의 숙성도 아주 좋았으며 포도즙의 농도 또한 진해서 향이 풍부하고 매우 복합적인 타입의 와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수확량은 적었지만, 최상의 품질을 갖춘 포도를 수확했다. 꼬뜨 드 프로방스 생산자 협회에서 발표한 2003년도 수확량은 950000 Hl 정도 선이며 2004년 3월엔 930000 Hl 라고 발표했다. 그래서 최종 꼬뜨 드 프로방스 AOC 포도주의 생산량은 940000 Hl 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3년 화이트 와인의 특성

2003년의 더위는 꼬뜨 드 프로방스 AOC 역사 이래 최고로 더운 날씨였다. 한낮에는 폭염이 지속되고 밤에는 기온이 확 떨어지는 일교차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이같은 일교차는 아뻴라씨옹 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크기는 평균보다 작았지만, 포도알이 알맞게 익어 포도즙 또한 농도가 짙어서 가히 환상적인 맛이라 할 수 있었다. 폴리페놀 또한 다량 함유하고 있어 강렬하고 장기 숙성이 가능한 레드 와인을 만들어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짧은 기간동안 발효한 레드 와인은 레드 커런트, 체리, 딸기, 산딸기, 까시스, 제비꽃 등의 향을 지니고 있어 신선함을 느끼게 해준다. 탄닌이 잘 스며들어 식욕을 돋구면서 감미롭고 살짝 새큼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은 적당한 알콜(12~12.5%)과 어울려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제공해준다. 가볍고 반짝이는 체리 또는 모란색을 띠는 2003년 와인은 2004년 햇살 좋은 봄부터 맛을 볼 수 있다.

장기간 (3주에서 한 달) 동안 발효 공정을 거치는 레드 와인은 강한 구조를 갖추게 되며 시라, 무르베드르 또는 꺄베르네 쏘비뇽이 제공하는 루비 또는 검붉은 석류색에 가까운 보랏빛을 갖게 된다. 검은 베리류(검은 딸기, 블루베리)와 향신료(후추, 정향)맛은 담배와 허브 맛과 어우러져 풍부하고 개성적인 와인으로 만들어졌다. 아울러 오크통에서 여러 달 숙성되는 동안 스모크향, 나무향, 가죽향 또는 견과류의 향을 가지게 된다.

2003년 로제 와인의 특성

2003년은 예외적인 기후조건 때문에 꼬뜨 드 프로방스 AOC 포도 수확이 예년 보다 일찍 시작되었다. 뜨거운 햇살에 잘 익은 포도송이와 양조자들의 노하우가 더해져 신선하고 우아하면서도 명성에 걸맞은 로제 와인을 탄생시켰다. 로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법적으로 허용된 7가지의 품종을 블랜딩 하는데, 이 작업은 각 품종의 특성과 포도의 숙성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양조자의 노하우와 정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

2003년 꼬뜨 드 프로방스 로제 와인은 색깔에서도 투명한 색부터 연한 색, 살색, 연어색, 산호색, 살구색, 장미빛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는 그르나쉬와 시라를 짧은 시간동안 침용 하거나 쌩쏘나 띠부랭과 같이 껍질색이 거의 없는 품종을 직접 압착해야만 얻을 수 있다. 석류, 산딸기, 모란 색깔을 띤 강렬한 장미빛 로제 와인은 잘 익고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된 포도를 껍질 채 장기간 미리 발효시켜서 만든 것이다. 그르나쉬, 시라, 무르베드르, 꺄베르네 쏘비뇽 혹은 꺄리냥을 블랜딩하여 만든 2003년 로제 와인은 개성이 강한 와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로제 와인은 포도가 과숙성된 것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알코올 도수가 적절하여 신선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입안에서는 감귤류(핑크 자몽, 귤, 레몬)과 신맛이 나는 붉은 과일류 (레드 커런트, 산딸기, 체리) 맛이 느껴지며 여기에 장미, 제비꽃과 흰 꽃 계통(아몬드 나무와 사과나무)의 맛이 부드러운 향료, 아몬드와 후추맛 나는 민트와 조화를 이룬다.

2003년 꼬뜨 드 프로방스의 로제 와인은 처음에 신선하고 산뜻한 맛이 강하게 느껴지다가 그 느낌이 약해지면서 끝에 가서는 부드러운 과일 맛을 느낄 수 있다. 날씨 좋은 날 균형 잡힌 프로방스 로제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지…

‘프로방스’라는 강렬하고도 나른한 그 무엇!

전 세계인의 휴양지이자 관광 명소인 프로방스 -

후기 인상파를 대표하는 폴 세잔느는 쌩뜨-빅뜨와르 산을 화폭에 담았고 반 고흐도 고갱과 프로방스의 아름다움에 취했다. 프랑스에서도 가장 햇볕이 좋아서인지, 인상파 화가와 문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필자는 프로방스라고 하면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과 겹쳐지며 나른한 공기가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 막연한 감상과는 다르게 꼬뜨 드 프로방스 와인에서는 남부 지중해의 열정적이며 개방적인 기질이 그대로 드러났다. 다음 대표적인 5개 회사의 와인들이 소개되었다.

Château Du Galoupet(샤또 뒤 걀루뻬)
Domaine du Grand Cros(도메 뒤 그랑 크로)
Domaine de Rimauresq(도멘 드 리모레스크)
Les Matîtres Vignerons de Saint-Tropez(레 메트르 비뇨롱 드 쌩 트로페즈)
Les Vignerons des Caves de Provence(레 비뇨롱 대 꺄브 드 프로방스)





이번 세미나는 우리나라에서 잘 접하지 못했던 프로방스 와인을 알 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고 우리 와인 시장이 점점 성숙해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새로운 와인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1. 향기로운 프로방스의 공기와 멋을 담아서... 꼬뜨 드 프로방스 와인 (1)
2. 향기로운 프로방스의 공기와 멋을 담아서... 꼬뜨 드 프로방스 와인 (2)

자료 및 사진 제공: 프로방스 포도주 생산자 연합회, 소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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