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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본 컬럼은 지난 4월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Sopexa)’의 초청으로 방한하였던 Patrick Leon씨가 ‘블랜딩의 예술, 그 기술과 철학’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 내용입니다.]

보르도 와인 : 품종과 떼루아르의 보완성
블랜딩의 예술, 그 기술과 철학



[강사]

파트릭 레옹 (Patrick LEON)
1985년-2003년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셀러마스터
무똥 로칠드, 오퍼스 원(캘리포니아), 알마비바(칠레) 양조
현재 프롱삭 샤또 레 토와 크와(Château Les Trois Croix) 와인메이커



기후와 토양, 품종은 품질을 결정짓는 자연 요소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인간의 노동과 노하우가 결부되어야만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무한한 지리적, 기후적 특징을 지닌 산지에서 재배되는 다양한 품종을 활용해 와인의 맛을 무한대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신세계 와인>과 랑그독 지방의 와인의 경우 함유된 품종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소개됩니다. 대부분의 품종은, 화이트 와인 그리고 레드 와인의 경우에, 유럽산이며 특히 레드 와인의 경우 보르도산이 많습니다. 까베르네 프랑이 그리고 메를로의 경우 애초에는 보르도 품종이었으나 국제적인 품종이 되었습니다. 부르고뉴의 샤르도네, 발 드 르아르와 보르도의 소비뇽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듯 단일 품종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질 좋은 와인을 생산할 수 있지만 표현이 단순하고, 때로는 떼루아르의 표현보다는 사용된 품종의 특성이 기술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르도의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과 마찬가지로 다른 지방의 화이트와인 보다 훨씬 복합적입니다. 이유는 블랜딩 기법을 활용하는 보르도 와인은 미각적으로 보다 복합적이기 때문입니다.

보르도 와인은 품종, 포도밭구획별로 블랜딩 된 샤또 와인이나 떼루아르가 블랜딩된 브랜드와인은 모두 블랜딩 덕분으로 우아하고, 섬세하며 복합미, 떼루아르와 품종이 잘 표현된 와인으로 탄생합니다.

“각 아뻴라씨옹의 샤또는 인간의 노력이 들어간 품종, 구획, 떼루아르의 블랜딩을 통해 고유의 아이덴터티를 갖게된다.”

신세계 와인이 품종 와인, 더운 기후의 와인이라면, 보르도 와인은 표현의 와인, 온난한 기후의 떼루아르 와인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을 하자면 더운 기후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보통 단일 품종의 포도를 사용하여 만들어집니다.

포도품종인 까베르네 쏘비뇽은 캘리포니아로, 말벡은 아르헨티나로, 까르메르와 메를로는 칠레로 옮겨 심어진 반면 반면 보르도의 대서양 떼루아르는 수출이 불가능합니다. 쌩떼밀리옹 토양은 쌩떼밀리옹에 프롱싹 토양은 프롱싹에 뽀이약 토양은 뽀이약에 머물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 각 포도밭 구획에 가장 적합한 품종을 재배하게 된 것은 국지 기후 및 보르도 토양의 다양성에 기인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동일한 포도원, 동일한 샤또, 동일한 브랜드에서도 양조통마다 품종과 구획의 상호작용이 달리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더운 자갈성 토양 구획의 경우 까베르네 소비뇽 재배에 더 적합하며 보다 서늘하고 무거운 점토성 토양의 경우 메를로가 낫습니다. 각 빈티지 별로도 여러 요소 간의 블랜딩이 유니크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빈티지마다 다른 맛을 내고 있지요. 이때, 샤또와 떼루아르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요소들이 최적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블랜딩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셀라 마스터, 양조전문가, 샤또 소유주가 함께 모여 그 와인만의 개성,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기 위해 각기 다른 양조통, 품종, 떼루아르의 블랜딩을 하게 됩니다.

블랜딩은 수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 구획과 발효 주조통에 대한 지식 그리고 시음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블랜딩을 위한 시음은 양조와 숙성 기간 중 수 차례 진행되며 이때 기억력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각 양조통의 천연 요소의 다양성을 식별하고 감별하기 위해서는 겸손(오크통과 인관과의 교감이 필요)이 요구되지요.

뿐만 아니라 블랜딩 구성 요소와 블랜딩 자체가 숙성기간 동안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 직관력이 필요하고 각 로트가 최종 블랜딩에 어떤 작용을 할 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총명함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재능이 첨가되면 각 와인에 개성을 더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블랜딩 전문가에게 요구되는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함과 열린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블랜딩 시음은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이 팀을 구성해서 실시하게 됩니다.

- 재배 팀장이 포도 재배에 대한 지식을
- 셀라 마스터가 각 양조통에 대한 지식을
- 양조전문가는 미각과 떼루아르에 대한 지식과 조언을
- 그리고 소유주가 여러 제안 중 최종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팀웍은 각자의 의견을 비교하고 절충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젊은 시음가들은 선배들의 경험을 습득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팀별 시음은 차별화 되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지적인 블랜딩 작업입니다.

조향사의 경우 60, 70, 100여 개의 향 분자를 조합해서 하나의 향수를 만들어 내고 작곡가는 기본 음정 7개를 바탕으로 자신의 감성과 개성을 반영하여 교향악을 작곡합니다. 양조통 별로 품종과 구획이 다르듯이 악기 별로 각기 다른 악보를 써내려 가며 맨 마지막에 각 악보가 합해져 최종 교향악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이후에는 정확한 방법으로 시음 기법을 활용하고 시음에 대한 지식을 넓혀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열정과 열의가 블랜딩의 예술을 통해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 냅니다. 블랜딩된 훌륭한 와인은 각 빈티지, 각 샤또, 브랜드 별로 세상에 둘도없는 유일한 와인이 됩니다.

보르도의 떼루아르를 여러분들 곁으로 옮겨 올 수 없는 관계로 보르도 레드와인의 주요 품종들의 미각적인 특징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 까베르네 프랑
- 까베르네 쏘비뇽
-메를로
-쁘띠 베르도

상기 포도 품종 별 상호작용을 살펴보고 어떻게 총체적으로 블랜딩이 이루어 지는 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까베르네 프랑

비교적 빨리 익는 품종입니다.
포도학적으로 2주기에 익으며 메를로 품종보다 1주일 정도 늦게 까베르네 소비뇽보다 1주일 정도 빨리 익습니다.
그라브, 메독 지역에서 보다는 쌩떼밀리옹-뽀므롤-프롱삭 등 리부르네 지방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이 지역에서는 부쉐(Bouchet)라 불린다).


비옥한 토양에서는 수확량이 과다하게 증가해서 색이 옅고 식물적이며 투박한 와인이 생산될 수 있습니다. 리부르네의 비옥한 석회질 토양의 경우 생산량이 40hl/ha정도며 숙성을 시키면 색상이 짙고, 까베르네 소비뇽보다는 못하지만 탄닌이 적당히 함유된 와인을 얻게 됩니다.
산딸기와 검붉은 과실류 그리고 미네랄 아로마를 풍기고 있습니다.


최종 블랜딩은 적당한 바디와 유연함, 아로마를 부여해주며 보다 복합적인 성격을 띄게 되는 것입니다.




까베르네 소비뇽

포도학적으로 볼 때 3주기 품종으로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 이후에 수확합니다.거의 모든 토양에 적응할 수 있는 국제적인 품종입니다.


하지만 습하고 무거운 토양에서는 녹색 후추와 허브의 특성이 발달하게 되며 특히 배수가 잘되는 자갈성 토양에서 자신의 장점을 발휘합니다. 그라브와 메독 지역에서 까베르네 소비뇽을 많이 재배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까베르네 소비뇽의 우아함은 마고, 쌩쥴리앙, 뽀이약 등 자갈토양 지역에서 가장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 품종은 병충해에 강합니다. 잎사귀가 작고 테두리가 레이스 모양을 띄고 있고 포도송이가 작고 둥글며 포도알이 많으며 껍질은 두껍습니다. 포도 껍질이 와인의 색상, 껍질과 씨가 탄닌성분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까베르네 소비뇽이 왜 색상이 짙고 탄닌이 풍부하고 강한 와인을 생산하게 되는 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까베르네 소비뇽이 최종 블랜딩 단계에서 메독의 훌륭한 와인에 바디, 골격, 중추를 만들어 주는 근간이 됩니다.
숙성이 되면, 심지어 과다하게 숙성이 된 경우에도, 까베르네 소비뇽은 카시스, 검은 딸기, 잘 익은 붉은 후추향을 띄는 매우 아로마 표현이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메독과 그라브와 같은 자갈토양과 같은 훌륭한 떼루아르는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찾기 힘들고 흉내낼 수도 없는 것입니다.



메를로

메를로는 까베르네 프랑과 마찬가지로 2주기 품종입니다. 하지만 보다 조생종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메를로는 자갈토양보다 더 무겁고 서늘한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보르도 지역 포도농장 60%가 이 품종을 재배합니다. 하지만 메를로에게 있어서 선택 받은 토양은 뽀므롤과 쌩떼밀리옹의 점토성 토양 혹은 프롱싹의 부드러운 토양입니다. 메를로는 잎사귀가 크고 잘 자라며 물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봄 개화기 때의 흉년에 민감하여 그래서 년도마다 생산량이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포도송이는 크며 포도알도 까베르네 소비뇽 보다 굵습니다. 숙성이 잘 되어야 양조를 할 수 있는데 까베르네 소비뇽 만큼 과다숙성을 잘 견뎌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당도는 까베르네 소비뇽보다 높으며 소출량 관리와 햇볕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잎을 솎아 주는 등 포도나무의 관리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메를로는 색상이 뛰어난 와인을 생산합니다. 동물성향, 사냥고기 아로마, 바이올렛 향과 딸기 향을 연상시키는 아로마를 제공합니다. 입안에서는 부드럽고 풍만한 느낌과 함께 탄닌이 강하면서도 동시에 섬세함과 힘이 느껴집니다. 블랜딩을 통해 메를로는 깊이와 충만함을 제공하며 소비뇽의 조금은 거칠은 성질을 완화해 줍니다.



쁘띠 베르도

보르도에서 온도가 높은 해에는 쁘띠 베르도가 <슈퍼 까베르네 소비뇽>으로 간주됩니다.


3주기 품종으로 까베르네 소비뇽보다 8-10일 정도 늦게 익습니다. 주로 메독지방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까베르네 소비뇽처럼 뜨겁고 배수가 잘 되는 자갈성 토양에서 잘 자라는데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익지 않습니다.
짙은 색상과 강렬한 아로마, 때로는 이국적이기도 하지만, 높은 당도 그리고 탄닌 함유량이 높은 편입니다.

보르도의 대표적인 품종 3가지를 이용해서 최종 블랜딩을 할 경우,

석회질 토양에서 자라는 까베르네 프랑
점토성 토양에서 자라는 메를로
자갈 토양에서 자라는 까베르네 소비뇽
그리고 쁘띠 베르도를 보조적으로 활용합니다.



자신만의 블랜딩을 마쳤다면, 블랜딩이란 지적인 미각적 경험 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각 품종의 특징과 그 품종들이 블랜딩을 통해 어떻게 훌륭한 와인으로 탄생하는 지를 목격할 수 있게 됩니다.

“감각에만 의존한다면 동물적일 것이고, 감성에만 호소한다면 유약해 질 것이며, 지성만 있다면 너무 냉정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 감각과 감성과 지성을 한데 모여 영혼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보르도 품종과 떼루아르의 블랜딩이란 이 모든 것을 한 데 결합하는 것입니다. 물론 보르도에서도 단일 품종으로 얼마든지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르도의 해양성 기후에서,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블랜딩하지 않고 훌륭한 와인을 만들기는 힘들게 됩니다.
바로 인간의 정신이 품종과 떼루아르 간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균형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블랜딩을 할 때마다 최종 블랜딩 와인이 구성 성분 각각의 특징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것으로 탄생하는 것을 보고 매번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되지요.

균형(밸런스). 보르도 품종의 블랜딩은 그 어느 것도 우위를 점하지 않으며 모든 요소가 균형적으로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균형적이지 못한 인간이 연민을 불러 일으키듯이, 균형적이지 못한 와인은 관용을 요하게 됩니다. 반대로 균형잡힌 와인처럼 균형이 잘 잡힌 인간은 자신이 처한 조건을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여러분의 취향, 균형, 문화, 즐거움에 걸맞는 균형 잡힌 와인을 선택하여 즐기십시오.


매일 적당량 와인을 마시면서 주위 사람들과 행복, 친분, 우정을 나누십시오.



잊지 마셔야 할 것은 보르도의 블랜딩, 품종은 균형과 행복의 동의어란 것입니다.

자료 :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Sope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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