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표현에 색 더하기 - 알코올편 Part.2
앞의 글을 마무리하면서 와인을 몇 가지를 드셔보실 것을 권했었는데, 한번 드셔보셨나요? 자, 그럼 경험을 바탕으로 알코올에 대해서 조금 더 얘기를 해볼까요?
알코올은 무미(無味),무취(無臭),무색(無色)의 성분이지만, 와인과 같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는 알코올 도수를 가지는 음료에서는 도저히 자신을 숨길 수 없습니다.
음식과 건강에 관한 연구 결과들이 늘 그렇듯이 한동안은 상반되는 학설들이 계속 나올 것이므로 우리는 어느 정도 "불변"의 진리가 확인되는 동안 포도주스에는 없고 와인에는 있는 이 알코올에 대해서 몇 마디 나누어 보기로 합시다.
알코올이 달다!!
우선 알코올이 와인의 맛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요? 이전 글을 마무리 하면서 제가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피노 누아 품종 와인 한 가지랑, 알코올이 13도가 넘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까베르네 소비뇽 하나 드셔보시라고 했었죠?
그 이유는 알코올에서 아무런 맛을 느낄 수 없다고는 하지만 당도가 없는 드라이 타입 와인의 경우에도 달콤한 맛을 나게 하기 때문에 비교 해 보시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그 차이가 느껴지셨나요? 혀의 앞부분에서 단맛이 느껴지니까 아마도 캘리포니아 와인을 마시는 순간 "엇! 이건 좀 단듯하네."하셨을 겁니다. 그쵸?
알코올이 뜨겁다!!
둘째로 알코올은 향은 없지만 느낌은 있는 성분입니다. 어떤 느낌인지는 감이 오시죠? 고량주나 다른 독주를 드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그 타는 듯한 뜨거움. 바로 알코올 때문입니다.
12-13도의 알코올 함량으로 "아, 뜨겁다!"하는 느낌은 받으실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균형이 맞지 않아 알코올이 강조되는 와인의 경우에는 삼키고 난 다음 목 뒤쪽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물론 델 정도로 뜨거운 것은 아니지만, 알코올 음료를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 시킬 정도의 따뜻함이죠. 포트나 쉐리 와인과 같은 강화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높기 때문에 이런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지시겠죠?
알코올이 무겁다!!
알코올은 뜨거움 외에도 묵직함으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일수록 입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가 큽니다. 앞에 와인의 바디(body)에 대한 글에서도 말씀 드렸다시피 와인의 묵직함 정도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알코올 입니다.
그래서 알코올이 낮은 와인일수록 쉽게 마실 수 있는 거죠. 즉, 알코올 도수가 낮은 독일산 드라이 화이트 와인과 같은 라이트 바디 와인을 "꼴깍"하고 마신다면, 포트 와인같은 풀 바디(full body)은 "꾸울꺼억!~!"하고 넘어 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그런지 함 실험해 보세요.
포도당을 만난 효모는 온도 등 적절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포도즙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당분을 알코올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열등으로 분해합니다. 즉,당분이 많을수록 더 높은 알코올 도수를 얻어낼 수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조량이 많고 기온이 높아 포도가 일찍 익는 지역에서 재배된 포도들의 대부분은 높은 당도를 가지고 이 때문에 이들로 만든 와인은 더 높은 알코올 도수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알코올만이 와인의 맛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균형 있는 맛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양조자의 중재가 필요합니다.
알코올이 보인다!!
색이 없는 데 알코올이 보인다?? 말이 안된다구요? 잔에 와인을 따르고 한번 돌려 주세요. 잔 벽에 흐르는 와인의 눈물이 보이시죠?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바로 알코올 즉 에타놀/ 에틸 알코올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끈적임"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가 와인의 글리세롤 때문이라고 하는 데 사실 글리세롤 보다는 에탄놀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와인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Q&A 게시판 에 BestWine에서 제공한 답을 보시면 더 명확하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어때요? 알코올이 보인다는 말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죠?
양조자들이 당분이 없는 드라이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고 싶을 때는 간단하게 발효가 일어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를 만들어 주고 기다립니다.
레드 와인의 경우에는 화이트 와인의 경우와 달리 조금 높은 온도에서 발효를 해서 상대적으로 효모의 작업이 빨리 끝나지만 기다리는 것은 매한가지.
화이트 와인은 오랜 시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낮은 온도에서 발효를 하는 것은 향의 섬세함을 살려야 하기 때문에 입니다. 양조자는 당분이 다 알코올로 변할 때까지 세심하게 모니터하고 이 과정이 끝나면 기타 숙성, 정제, 여과 등의 과정으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