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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심층 탄닌 토크!!

사실 와인의 한 성분으로서 탄닌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잘 되어 있으나, 아직까지도 탄닌이 어떻게 와인의 숙성 가능 기간에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색의 고르기와 깊이에 영향을 미치는 지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와인에 탄닌 성분이 있으면, 더 오랜 보관이 가능하고 복합적인 향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만 알려져 있지요.

"탄닌으로 와인에 골격을!!"
그래서 오랜 보관이 가능한 와인을 만들고자 하는 와이너리에서는 와인의 다른 특성들에 비해 탄닌의 함량이 조금 못 미친다 싶을 때는 일부러 포도 줄기를 제거하지 않고 함께 발효하여 탄닌의 함량을 높이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해야 와인 오래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일종의 "기초 체력"이 형성되기 때문이죠. 이런 방법 외에도 일부러 탄닌이 많은 품종을 사용하고, 장시간 포도즙에 포도 껍질과 씨를 담궈 두기도 하고, 탄닌 함량이 많은 오크 통을 사용하여 발효 숙성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도입해 탄닌의 함량을 늘리는 수고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부드러운 와인이 좋아요!"
과거에는 양조 과정 중에 포도즙과 탄닌이 들어있는 포도 껍질 등과의 접촉시간이조절되지 않아 오랫동안 숙성을 시켜도 탄닌이 씹히는 듯할 정도로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스페인의 어떤 와인은 병입이 되기 전에 20년이 넘게 숙성되는 것도 있답니다.

하지만, 현대 양조시설의 도입으로 이제는 오래 숙성시키지 않아도 좋은 맛을 내는 와인들이 많이 생산되게 되었습니다. 이는 오랜보관의 불필요성과 이에 따른 비용 절감 등으로 소비자와 와인 생산자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레드와인과 육류요리" 그 숨겨진 내막 : 탄닌~
탄닌이 많건 적건 간에 레드 와인에 탄닌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아마 이런 이유에서 레드 와인이 붉은 색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쇠고기 등과 같은 육류를 재료로 하는 요리의 자칫 잘못하면 느끼할 수 있는 맛을 레드 와인의 탄닌이 살짝 덮어주기 때문이겠죠? 마치 기름을 업지른 곳에 면으로 된 까실한 행주를 덮어 기름기를 빨아 들이 듯 말입니다.

기름진 맛은 살짝 덮고 고기의 맛을 더욱 살려 준다고 하니, 오늘 저녁에라도 당장 한번 같이 드셔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레드 와인의 맛과 음식과의 조화를 다시 생각하며 말이에요.

그런데 레드 와인의 맛이 좋다고 레드 와인만 드시면 안되요. 자칫하면 편두통이 생기실 수 있거든요. 왜냐하면 탄닌이 세로토닌 생성에 필요한 당분을 응집시켜 인체에서 흡수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뇌에서는 당분을 공급 받지 못하고 세로토닌을 생성할 수 없게 됩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세로토닌 치수에 특히 더 민감한 사람들은 이런 경우에 편두통이 생기게 됩니다. 세로토닌 치수와 탄닌에 대한 민감성은 후천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 것으므로 와인을 마시는 중에 다른 음식을 같이 섭취해 이와 같은 증세를 막아주는 것을 권장합니다. 맛있는 것을 먹는 데 머리가 아프면 안되겠죠?

How do you say "Tannin"?

자, 그럼 탄닌과 즐거운 미각 여행을 하시는 중에 상대방에 대해 누가 물어오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음, 그니까. 탄닌이 많단 말이야.
내가 마셔 본 와인 중에 가장 탄닌이 많았어."

"보르도 와인보다는 탄닌이 적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는 것도 아닌 것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야. 나는 좀 강한 맛의 와인을 좋아하거든"

다 애매모호한 답 같죠? 도대체 탄닌이 어떻다는 거야?
덜 익은 감 중 아주 덜 익은 것을 씹은 거야? 아니면 삶지 않은 밤 껍질을 씹은 거야? 답답하죠?

그래서 호주의 와인 연구소(Wine Research Institute)에서는 탄닌 등 여러 요소들이 주는 느낌에 대한 표현들을 정리하여 "Mouth Wheel" 이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아로마 바퀴(Aroma Wheel)이 후각과 미각에 관한 표현을 정리한 것이라면 "Mouth wheel"은 입안에서 감지되는 와인의 느낌에 관한 것입니다.

수렴성, 바디, 맛의 진하기, 쓴맛, 그리고 산도가 입안에서 와인이 주는 느낌을 결정하게 되는 데, 이중 탄닌이 형성하는 "느낌"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럼, 그 표현들을 한번 자세히 살펴 볼까요?

ASTRINGENCY (탄닌이 주는 느낌에 관한 표현들)

PARTICULATE
(미립자의)

Talc (미끈한 가루 같은) & Clay (점토질의) & Powder (가루 같은) & Plaster (석고 가루의) & Dusty (먼지가 낀듯한) & Grainy (알갱이가 느껴지는) & Chalky (백묵 가루의) & Sawdust (톱밥 같은) & Furry (보송보송한) & Fine Emery (고은 사포의) & Velvet (벨벳의)

SURFACE SOFTNESS
(표면 감촉)

Suede (수에드 가죽의) & Silk (비단결의) & Chamois (셈 가죽의) & Satin (새틴 감촉의)

COMPLEX
(느낌의 복합성 정도)

Soft (부드러운) & Supple (유연한) & Fleshy (육질이 느껴지는) & Mouthcoat (입안을 덮는) & Rich (진한)

DRYING(수렴도)

Numbing (혀를 마비 시키는) & Parching (입안을 마르게 하는) & Dry (바짝 타는 듯한)

DYNAMIC(움직임)

Pucker (짝짝 입맛을 다시게 되는) & Chewy (질겅거리게 하는) & Grippy (혀를 죄는) & Adhesive (끈끈한)

HARSH(거친 정도)

Hard (뻣뻣한) & Aggressive (단단하여 자극적인) & Abrasive (까칠한)

UNRIPE(숙성 정도)

Resinous (송진의) & Sappy (과즙이 많은) & Green (덜익은 듯한)


FEEL (기타 와인 구성성분에 의한 감촉에 관한 표현들)

FLAVOUR(맛)

Concentration (진하기) & Activity (움직임) & Intensity (강도) & Clay (점토질의)

ACIDITY(산도)

Metallic (싸한) & Steely (시큰한) & Sour (신) & Soapy (산미가 적어 미끈한)

WEIGHT(무게)

Viscous (점성이 많은) & Full (묵직한) & Thin (가벼운) & Watery (묽은)

TEXTURE(감촉)

Creamy (크림 같은) & Syrup (시럽 같은)

HEAT(온도)

Hot (뜨거운) & Warm (따뜻한)

IRRITATION(자극)

Spritz ( 흩뿌리는 듯한) & Prickle (톡톡쏘는) & Tingle (탄산등이 간지럽히는) & Pepper (후추의 매운) & Chilli (고추의 매콤한)

와인에서 이렇게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지 몰랐죠? 이제는 탄닌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이렇게 다양한 표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실전에 사용해 보는 것이 좋겠죠? 그럼, 전에 그저 "탄닌이 많다"고 느껴지는 것이 "입맛을 쩍쩍 다시게하는 정도의 강도를 갖지만, 그다지 거칠지 않은 탄닌을 지닌 와인"이 될지도 모르겠죠?
자, 그럼 멋진 탄닌 시간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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