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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난영 Baek Nan Young (baeknanyoung@hanmail.net)
AIS(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 과정 1,2,3 레벨 이수 후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이탈리아 와인투어 전문기관 바르바롤스쿠올라(BARBAROL SCUOLA)를 운영하고 있다. 베를린 와인 트로피 심사위원이기도 한 백난영은, 이탈리아 와인 및 와인 관련 문화, 행사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와인 관련 전문 통/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Certified Professional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l President of Barbarolscuola, specialized in Italian Wine & Gastronomic Tour l Columnist of Korean Online Wine Magazine l Member of Judging Panel at: Berlin Wine Trophy, Asian Wine Trophy, Selezione Del Sincaco, Emozioni Dal Mondo, Portugieser Du Monde l Blogger l 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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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투르가우(Muller Thurgau)는 1882년 독일의 Hermann Muller 박사가 리슬링과 실바너를 교배해서 만든 품종으로 20세기 초에 트렌티노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다. 트렌토(트렌티노 주의 주도)에서 북동쪽으로21 km떨어져있는 발레 디 쳄브라 계곡(지도에서 3번)에서 생산된 것이 품질 좋기로 명성이 자자한데, 이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품종이 산악기후와 잘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가파른 해발 500~700m 사이에 포도밭이 조성되어 있으며 트렌티노 주의 다른 곳에 비해 일교차가 크다.
 
짙은 볏짚 색이 도는 뮬러 투르가우는 골든애플, 복숭아, 파인애플의 달콤한 과일 향과 레몬, 풀, 하얀 들꽃 향이 나는데, 잔을 돌리거나 후각신경을 날카롭게 세우지 않아도 맡을 수 있는 기본적인 향들이다. 산미는 높진 않으나 식욕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며 약간의 짠맛이 씁쓸한 뒷맛과 균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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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디 쳄브라의 반대쪽에 위치한 발레 데이 라기 계곡(지도에서 1번)은 대륙성 기후가 지배적인 트렌티노 주에서는 예외적으로 지중해성 기온이 나타난다. 이는 계곡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가르다 호수(Lago Garda)의 기후 완화 작용 때문인데 호수 주변은 겨울에도 레몬과 올리브 나무가 자랄 정도로 기후가 온화하다.
 
계곡 깊숙한 곳에는 동화 속에나 나올듯한 토블리노 호수가 있는데 이탈리아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다. 12세기에 지어진 고성이 잔잔히 그림자를 드리운 호수를 본 연인은 반드시 결혼하게 된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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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애호가가 토블리노 호수에 간다면 주변에서 자라는 청포도로 만든 스위트 와인 맛을 흠모하게 될 것이다. 비노 산토(Vino Santo)란 이름의 이 와인은 노지올라(nosiola) 포도를 5~6개월 말려서 얻은 귀한 와인이다. 노지올라는 헤이즐넛을 뜻하는 이탈리아 단어 ’nocciola’가 어원이며 포도가 익으면 껍질이 헤이즐넛의 갈색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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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6개월까지 말린 노지올라를 압착할 즈음이면 부활절이 가까운 성주간(settimana santa, 예수의 수난을 기억하는 부활절 전의 일주일)이 되기 때문에 ‘성(santo)스런 와인(vino)’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나무통에서 머문 기간에 따라 와인의 색깔은 황금색에서 갈색까지 다양하다.
 
1990년 이후 빈지티의 비노 산토는 견과류, 한약, 아카시아꿀 자두, 살구 졸인 향이 나며 이전의 빈티지에서는 조청, 페인트, 쉐리 와인 향이 더불어 난다. 비노 산토의 산미는 단맛을 누그러뜨려 케이크와 같이 마셔도 물리지 않는다. 비노 산토와 이름이 비슷한 빈산토(Vin Santo) 와인이 토스카나 주에서 생산되는데, 전혀 다른 품종과 숙성방법으로 만들어지니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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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티노의 윗부분(지도에서 2번)에는 ”트렌티노 와인의 왕자”라 알려진 테롤데고(Teroldego) 와인 지역이 자리잡고 있다. 이 지역은 서에서 동쪽으로 흐르던 노체(Noce) 강이 아디제 강으로 유입되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으며, 자갈이 풍부한 퇴적지라 테롤데고 품종을 재배하기에 적합하다.
 
지도에는 캄포 로탈리아노(Campo Rotalino)라는 지명으로 표기되며 여기서 생산된 테롤데고 와인은 Teroldego Rotaliano DOC 등급 와인이다. 약 435헥타르의 포도밭은 산 미켈레 알 아디제(San Michele all’Adige), 메쪼코로나(Mezzocorona), 메쪼롬바르도(Mezzolombardo) 등 세 개 마을에 나뉘어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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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www.mondovino.ch/scoprire/origine---vitigno/vitigni/teroldego/Cit)
 
 
테롤데고(teroldego)는 이탈리아인이라도 발음하기가 쉽지 않다. 이름을 기억하기도 수월치 않지만, 일단 기억하면 잊혀지지 않는 독특한 이름의 품종이다. 옛날에는 ‘황금의 땅’을 뜻하는 테라도로(Terra d’Oro)로 불려지다가 현재의 teroldego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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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주민들은 테롤데고 와인의 진홍빛을 보면서 용의 피를 떠올린다. 테롤데고 와인의 고향인 Campo Rotalino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의 용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 마을에는 마을 주민들을 괴롭히던 용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한 기사가 용을 물리칠 묘안을 떠올렸다. 기사는 우유와 거울을 들고 용이 사는 성으로 찾아가 우유로 배고픈 용을 유혹했다. 우유를 마시러 다가온 용에게 기사는 거울을 들이밀었고, 거울에 비친 또 다른 용을 보고 정신이 산만해진 틈을 타 기사는 칼로 용을 찔렀다. 이 때 용의 상처에서 뿜어져 나온 피는 마치 테롤데고 와인의 색깔처럼 붉었다.
 
테롤데고 와인은 전설 속 용의 핏빛을 그대로 담아낸 듯 검붉고 붉은색 과일, 비올라, 야채, 감초 향을 풍긴다. 또한 우유와 거울만으로 괴물에 대적했던 기사의 냉철한 용기에 버금가는 절제된 타닌과 산미가 돋보인다. 혀에 닿는 알코올의 뜨거움은 색깔로 추측한 뜨거움에는 미치지 못하며(11.5도), 미디움 정도의 보디감에 약한 쓴맛이 오래 남는 상쾌한 와인이다. Teroldego Rotaliano 와인은 최소 2년 숙성한 후 시장에 출시되며 라벨에 적혀있는 생산연도로부터 3년 이내에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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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토 스푸만테(Trento Spumante)는 프란차코르타(Franciacorta DOCG), 알타 랑가(Alta Langa DOCG)와 함께 “샴페인 양조 방식으로 만드는 이탈리아의 3대 스파클링 와인”에 들어가는데, 1993년에 이들 중 최초로 DOC 등급을 얻었다. 트렌토 스푸만테의 자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푸만테의 생명인 산미는 일교차가 클수록 높아지는데, 돌로미티의 변덕스런 날씨는 높은 산미를 형성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산의 스푸만테”라는 찬사를 얻고 있다.
 
위의 조건을 만족하며 석회암 지형인 트렌티노 주의 네 개 계곡은 스푸만테에 쓰이는 샤르도네 , 피노 네로, 피노 비앙코, 피노 뮈니에를 재배하기에 이상적이다. 트렌토 스푸만테가 프란차코르타나 알타랑가와 다른 점은, 샤르도네를 70~80% 이상 사용하며 상당수가 청포도로만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샤르도네는 스푸만테에 크림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구조감, 장기간 병 숙성을 견딜 수 있는 힘, 다양한 향기를 부여한다. 피노 누아는 와인에 우아함, 섬세함, 구조감과 풍부함을, 5% 이하의 소량만 섞이는 피노 뮈니에와 피노 비앙코는 독특한 향기를 더한다.
 
한편, 병 속에서 효모와 접촉하는 기간에 따라 네 종류로 나뉜다. 접촉 기간이 16개월 이상이면 Brut, 24개월 이상이면 Millesimato, 36개월 이상이면 Riserva로 분류한다. 덧붙여 Rose도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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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발레 델 쳄브라에서 생산된 것과 병 숙성기간이 짧은 것은 녹색 톤이 비춰지는 노란색이 돌며 트렌토 주변의 스푸만테는 황금색이 난다. 사과, 살구, 흰 복숭아, 레몬, 자몽, 미네랄 향은 생산지나 숙성기간과는 상관없이 공통되며 빵 구운 냄새, 효모, 크로아상의 버터 향, 자극적인 에나멜 향이 강도를 달리하며 올라온다. 혀를 톡 쏘는 탄산가스는 속도감 있게 샤르도네의 크림같은 감촉으로 변하며 산미와 짠맛이 입을 상큼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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