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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난영 Baek Nan Young (baeknanyoung@hanmail.net)
AIS(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 과정 1,2,3 레벨 이수 후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이탈리아 와인투어 전문기관 바르바롤스쿠올라(BARBAROL SCUOLA)를 운영하고 있다. 베를린 와인 트로피 심사위원이기도 한 백난영은, 이탈리아 와인 및 와인 관련 문화, 행사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와인 관련 전문 통/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Certified Professional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l President of Barbarolscuola, specialized in Italian Wine & Gastronomic Tour l Columnist of Korean Online Wine Magazine l Member of Judging Panel at: Berlin Wine Trophy, Asian Wine Trophy, Selezione Del Sincaco, Emozioni Dal Mondo, Portugieser Du Monde l Blogger l 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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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토의 맛과 향을 찾아서 (1)편]에 이어, 이 글에서는 베네토 주 중부에 자리잡은 파다나 평원으로 시선을 옮겨보도록 하자. 이곳은 옥수수, 밀 곡창지대로 이를 재료로 한 뇨끼, 파스타 요리가 다채롭다. 또한 쌀로는 유일하게 IGP(원산지 표시) 등급에 오른 비아로네 나노(Vialone Nano Veronese)로 만든 리조토 요리를 내세울 만하다. 이렇게 곡물로 만든 요리가 무궁무진한 이곳을 “프리미 천국”이라 부른다 해도 절대 과하지 않을 것이다(프리미primi, 면이나 리조토 등 탄수화물 위주의 요리).
 
베로나 시는 곡창지대의 중심지로, 동북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높고 낮은 언덕에서는 프리미 요리와 함께 마시기에 좋은 와인들, 예를 들면 소아베 수페리오레(Soave Superiore DOCG, 아래 설명), 바르돌리노(Bardolino DOC,아래 설명), 감벨라라(Gambellara DOC,아래 설명), 아르코레(Arcole DOC아래 설명), 발포리첼라(Valpolicella DOC아래 설명) 같은 와인이 생산된다. 특히 차가운 겨울 바람에 4개월 이상 말린 적포도로 만든 달콤한 레초토(recioto) 와인은 베네토 와인 중에서도 으뜸이다.
 
■ 소아베 수페리오레는 소아베와 주변의 12군데 마을에서 가르가네가와 트레비아노 소아베 청포도로 만드는 와인이다.
■ 바르돌리노는 가르다 호수 동쪽 주변에 위치한 16군데 마을에서 코르비나, 론디넬라, 몰리나라 적포도로 만드는 와인으로, 바르돌리노가 주요 산지다.
■ 감벨라라는 베로나 동쪽으로 36km 지점에 있는 주요 화이트 와인 산지이며, 소아베 와인에 쓰이는 품종으로 드라이 또는 스위트 와인을 만든다.
■ 아르코레는 베로나 동쪽으로 50km 지점에 있는 비첸자 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산지로, 토착 품종과 국제 품종으로 드라이 와인, 햇와인, 스푸만테, 파시토 와인을 생산한다.
■ 발포리첼라는 베로나 북쪽에 위치한 발포리첼라 언덕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코르비나, 론디넬라, 코르비노네의 토착 적포도 품종으로 만들며, 드라이 또는 스위트한 와인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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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뇨끼를 삶은 감자 으깬 것, 계란, 밀가루로 반죽한 다음 검지 손가락 끝 크기만큼 자른 후 포크로 눌러 빗살무늬를 넣어 만들지만, 이것은 18세기 이후 감자가 식용으로 등장한 이후의 얘기다. 그전까지는 밀가루나 세몰라 밀, 기장 등으로 현재와는 모양이 사뭇 다른 뇨끼를 만들어 먹었으니, 우리가 아는 감자뇨끼는 신세대라 할 수 있다. 사실 뇨끼 자체는 중성적인 맛을 지니기 때문에 버터 소스, 퐁듀 소스, 토마토 소스 또는 금방 갈아낸 파미자노 치즈가루를 뿌려먹어야 제 맛이 난다. 또한 녹인 버터에 뇨끼를 버무린 후 계피가루와 브라운 설탕을 뿌려먹는 주께로 뇨끼gnocchi con zucchero는 이곳의 오래된 뇨끼 먹는 방식이다.
 
베로나의 뇨끼 먹는 풍습은, 이전 글에서 소개한 “사랑의 매듭” 축제보다 4개월 앞서 열리는 “뇨끼의 날(Venerdi Gnocolar)” 축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행사는 사육제 때 베로나에서 열리는데, 이때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한 손에 뇨끼를 찌른 대형 포크를 들고 나타나는 “파파 델 뇨꼬”를 기다리는 인파가 크고 작은 골목길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이들 파파 델 뇨꼬는 군중 사이를 천천히 걸어 다니면서 토마토 소스에 버무린 뇨끼를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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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 델 뇨꼬는 빈민의 구세주였던 토마소 다 비코(Tomaso Da Vico)란 실제 인물을 재현한 것이다. 사육제 때 사람들로 가득한 이 거리는, 1530년 당시에는 수십 년에 걸친 기근을 참지 못해 폭동을 일으킨 빈민들로 가득 찼었다. 이때 토마소 다 비코는 빈곤한 사람들에게 빵, 치즈, 와인을 나누어 주면서 폭동을 진정시켰을 뿐만 아니라, 평생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었고 사후에도 이 선행이 계속되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 유언에 따라 부활절을 40일 앞둔 사순절에는 가난한 빈민들에게 식량이 어김없이 배급되었고, 이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뇨끼의 날”로 정착된 것이다. 나눠주던 음식이 뇨끼로 바뀌었고 자선적인 행위가 축제로 변질됐지만, 뇨끼를 먹으면서 토마소 다 비코라는 빈민의 은인을 기억하는 초심은 변하지 않았다.
 
뇨끼의 날에 먹는 토마토 소스 뇨끼가 내는 신맛과 단맛은 복합적인 향과 산미가 덜한 브레간제 피노 그리조(Breganze Pinot Grigio DOC, 아래 설명) 화이트 와인과 어울리고, 설탕의 단맛과 계피 맛이 미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뇨끼 꼰 주께로에는 날카로운 산미가 단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콜리 베리치 비앙코(Colli Berici Bianco DOC, 아래 설명) 스푸만테가 어울린다.
 
■ 브레간제와 콜리 베리치는 베로나에서 동쪽으로 50km 떨어진 비첸자 주변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토착 품종과 국제 품종을 사용하여 드라이 또는 스푸만테 타입으로 만들어진다.
 
쌀을 볶다가 돼지고기로 만든 살시챠 소시지를 넣고 육수를 부어 천천히 익힌 필로타 리조토(risotto alla pilota) 그리고 익힌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를 넣은 리조토를 계피로 맛을 낸 이소라나 리조토(risotto all’isolana)는, 3년 이상 숙성시킨 소아베 수페리오레(Soave Superiore) 화이트 와인과 같이 마신다. 그리고 살라메 소시지를 주재료로 한 타스타살 리조토(risotto con tastasal)와 정어리 소스에 버무려 먹는 비골리(bigoli) 생스파게티에는, 고기의 느끼한 맛과 쌀 녹말로 인한 단맛을 동시에 잡아주는 바르돌리노 끼아렛토 로제 와인을 마신다. 베이컨과 완두콩을 넣어 만든 리시비시(risi e bisi) 리조토는 특유의 사과와 바나나 향이 부드러운 산미와 조화를 이루는 감벨라라 클라시코(Gambellara Classico) 화이트 와인과 먹는다. 단호박, 시금치, 사탕무로 속을 채운 카순지에이(casunsiei)라비올리에는 소아베 스푸만테 엑스트라 브뤼가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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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기나 당나귀 고기를 먹는 관습은 이탈리아의 오랜 전통인데 베네토 주도 예외는 아니다. 예를 들면, 파도바 스피라치(sfilacci di Padova)는 말고기를, 살라메 다시노(salame d’asino)는 당나귀 고기를 재료로 한 소시지다. 레드 와인에 장시간 절인 뒤 푹 끓인 베네토식 말고기 요리인 파스티사다 드 카발(pastissada de caval)도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말고기를 먹는 전통은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고트족의 테오도리쿠스 대왕(Theodoric the Great, 454~526)과 헤룰리족의 오도아케르 왕(Odoacer, 435~493)은 패권을 다투는 전쟁을 벌였는데, 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말들의 목숨도 수없이 앗아갔다. 마침내 승리를 거둔 테오도리쿠스 왕(왼쪽 사진)은 승전을 축하하기 위해 음식거리를 찾았으나 주위에 보이는 것은 말들의 시체뿐이었다. 죽은 말의 살코기는 이미 숙성되어 부드러워졌으나, 그 불쾌한 냄새 때문에 들에서 나는 향초와 레드 와인을 듬뿍 부어 오랜 시간 끓여 먹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이것이 바로 파스티사다 드 카발의 시초다.
 
요즘도 향신료와 와인 맛이 진하게 나는 걸쭉한 말고기 요리를 먹는데, 과실 향과 향신료 향이 농밀하고 산도와 타닌이 균형을 이룬 발포리첼라 리파소(Valpolicella Ripasso)와 같이 마신다. 추운 겨울에는 옥수수 가루를 물에 뭉근히 끓인 폴렌타에 끼얹어 먹는데, 추위를 쫓기에 그만이다. 푹 삶은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페아라(Peara, 빵가루, 골수, 후추, 육수를 섞어 만든 전통소스)에 찍어먹는 요리에는, 라보소 품종으로 만든 메르라라 라보소(Merlara Raboso DOC, 아래 설명) 레드 와인 또는 콜리 에우가네이 카베르네 프랑(Colli Euganei Cabernet Franc DOC, 아래 설명) 와인을 마신다.
 
■ 발포리첼라 리파소는 베로나 북쪽에 위치한 발포리첼라 언덕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아마로네 와인을 만드는 방식으로 발효를 마친 코르비나, 론디넬라, 코르비노네 적포도의 고형물에 신선한 포도즙을 부은 후 다시 발효시켜서 만든다.
■ 메르라라 라보소는 베로나와 파도바 지역의 토착 적포도 품종인 라보소로 만드는데, 과일 향과 후추 향이 강하게 나는 미디엄 보디의 드라이한 와인이다.
■ 콜리 에우가네이 카베르네 프랑은 베네치아에서 서쪽으로 50km 지점에 위치한 곳에서 만들어지는데, 이곳에서는 토착 품종 또는 국제 품종을 사용하여 드라이 와인, 햇와인, 스푸만테 , 파시토 와인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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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을 채운 오리 고기, 석류를 넣어 요리한 칠면조 고기, 또는 각종 허브로 배를 채운 수탉을 소의 방광에 넣어 단단히 묶은 다음 육수에 끓인 카포네 알라 카네베라(cappone alla canevera) 같은 요리는 몬텔로 로쏘 수페리오레(Montello Rosso Superiore DOCG, 아래 설명) 와인과 같이 먹는다. 그리고 염소 꼬치구이(capretti allo spiedo), 비둘기 숯불구이(piccioni cotti al fuoco di legna), 향초에 재운 후 요리한 염소 고기(capriolo marinato con erbe aromatiche)에는 바르돌리노 수페리오레(Bardolino Superiore DOC, 아래 설명) 레드 와인을 곁들인다. 소고기와 버섯을 익혀 폴렌타와 함께 먹는 폰가디나(Fongadina) 요리는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Amarone della Valpolicella DOCG, 아래 설명) 와인을 함께 마신다.
 
■ 몬텔로 로쏘 수페리오레는 베네토 북동쪽의 트레비소 군에서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을 블렌딩해서 만드는 드라이한 와인이다.
■ 아마로네 델라 발포리첼라는 베로나 북쪽의 발포리첼라 언덕에서 코르비나, 코르비노네, 몰리나라, 론디넬라 등의 토착 적포도 품종을 블렌딩한 와인으로. 수확한 포도를 전용건조실에서 4개월 동안 말린 후 양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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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토 지역의 디저트 역시 프리미나 고기요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하다. 베네토의 대표적인 디저트로는 판도로(Pan d’oro)가 있는데, ‘황금 빵’이라는 뜻처럼 짙은 노란색을 띠며 빵에서 나는 버터 향이 일품이다. 판도로는 파네토네와 쌍벽을 이루는 크리스마스 디저트로, 쿠스토자 파시토(Custoza Passito DOC, 아래 설명) 와인 또는 모스카토 잘로 품종으로 만든 피오르 다란초(Fior d’Arancio Passito DOC, 아래 설명) 파시토 와인을 곁들이면 축제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다. 추운 겨울, 언 몸을 녹일 만큼 칼로리가 풍부한 디저트인 바이콜리(baicoli) 과자는 가르가네가 포도로 만든 달콤한 와인 감벨라라 빈산토(Gambellara Vin Santo)에 찍어먹는 것이 전통이다.
 
■ 쿠스토자 파시토는 가르다 호수 주변에서 트레비아노, 가르가네가 청포도 품종으로 만든 스위트 와인이다.
■ 피오르 다란초 파시토는 베네치아에서 서쪽으로 50km 떨어진 파도바 주변에서 모스카토 잘로 품종으로 만드는 스위트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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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잣, 절인 과일, 아몬드, 레몬 껍질 반죽을 구워 만든 부쏠라(bussola) 쿠키, 우유에 쌀을 넣고 끓인 후 건포도, 밀가루, 잣, 절인 과일을 혼합한 반죽을 기름에 튀긴 프리톨레(fritole), 차가운 생크림 푸가차(fugazza), 건포도 과자 자레띠(Zaletti), 이탈리아식 엿 토로네(torrone) 같은 디저트에는, 잘 익은 가르가네가 포도의 윗부분을 말려서 만든 레초토 디 소아베 또는 레시니 두렐로 파시토(Lessini Durello Passito DOC, 아래 설명) 와인의 달콤함이 잘 어울린다. 그리고 모래알처럼 부서지는 토르타 사비오사(torta sabbiosa) 케이크 혹은 얇게 썬 페투치네 스파게티 면에 설탕, 아몬드 가루, 레몬 껍질, 계피, 각종 향신료를 섞어 오븐에 구워 만든 파파레레 토르타(torta di Pararele) 케이크는, 과일, 향신료, 허브 향과 벨벳 같은 감촉을 지닌 달콤한 와인 레초토 델라 발폴리첼라(Recioto della Valpolicella DOCG, 아래 설명)와 즐긴다.
 
■ 레시니 두렐로는, 베로나에서 비첸자에 이르는 와인 산지에서 두렐라 품종으로 만드는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이다.
■ 레초토 델라 발폴리첼라는 베로나 북쪽의 발포리첼라 언덕에서 코르비나, 코르비노네, 몰리나라, 론디넬라 등의 토착 적포도 품종을 블렌딩해서 만드는 스위트 와인으로, 수확한 포도를 전용건조실에서 4개월 동안 말린 후 양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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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_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협회AIS 소믈리에,
이탈리아 와인 유학 및 여행 전문 기관바르바롤스쿠올라근무.
( baeknanyoung@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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