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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난영 Baek Nan Young (baeknanyoung@hanmail.net)
AIS(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 과정 1,2,3 레벨 이수 후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이탈리아 와인투어 전문기관 바르바롤스쿠올라(BARBAROL SCUOLA)를 운영하고 있다. 베를린 와인 트로피 심사위원이기도 한 백난영은, 이탈리아 와인 및 와인 관련 문화, 행사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와인 관련 전문 통/번역가, 랑게와인 앰버서더(Langhe Wines Ambassador)로도 활동 중이다.
Certified Professional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l President of Barbarolscuola, specialized in Italian Wine & Gastronomic Tour l Columnist of Korean Online Wine Magazine l Member of Judging Panel at: The International Wine Award Mundus Vini, International Wine City Challenge, Emozioni Dal Mondo, Portugieser Du Monde l Blogger l 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l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

 
3C 와인을 아시나요? [3]
 
 
 
Colli Orientali del Friuli DOC
 
- 첫 번째 이야기 -
 
 
(이 글에서 3C란Colli Orientali del Friuli DOC,Carso DOC,Collio DOC 지역을 말함)
 
 
 
 
글, 사진 _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협회AIS 소믈리에)
 
 
 
이탈리아 북부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의 요충지로 우디네(Udine)라는 지역이 있는데, 동쪽으로 20km, 북쪽으로 25km만 더 가면 각각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에 도달한다. 우디네는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 주의 수도인 트리에스테 다음으로 큰 도시로, 트리에스테가 바다의 수도라면 우디네는 육지의 수도다.
 
이곳에서는 '안녕’이란 뜻의 '챠오ciao’ 대신'만디mandi’로 아침인사를 해야 어울리는 곳이다. 만디는 2000년 전부터 있었던 표현으로 추정되며 그 기원에 대해서는 로마군인들 간에 동료의 장수를 기원하던 '마네 디우(mane diu)’ 란 말이 '만디’로 변했다는 설과, 기독교가 공인되기 전에(4세기 경) 민간인들 사이에 신의 축복을 빌던 말이라는 설이 있다.
 
우디네에서의 아침은 카푸치노와 크로와상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기보다는, 산 다니엘레 프로슈토햄을 둘둘 말은 그리시니(얇고 긴 스틱과자)와 몬타시오 치즈조각, 모르타델라 햄, 사우리스 프로슈토햄 몇 조각 그리고 "un taj di blanc=타이 한 잔"으로 대신한다. 이 때 Taj(타이)는 잔을, blanc(블랑)은 프리울리를 대표하는 토까이 화이트 와인을 의미한다. 이처럼 카푸치노의 카페인보다는 와인 한 잔으로 아침 잠을 쫓아버리는 우디네식 아침식사를 ”타윳(tajut)”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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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윳으로 점심, 저녁 그리고 밤참도 대신할 수 있다. 프리울리 전통 햄과 치즈 외에도 콩과 감자, 크라우트(독일식 양배추), 살시챠(갈은 돼지고기에 각종 허브를 넣고 버무려 돼지 내장에 담은 것)를 넣고 푹 끓인 요타(jota) 스프, 몬타시오 치즈를 튀긴 프리코(frico), 따듯한 육수에 띄워 먹는 카네데를리(canederli) 파스타, 자두 뇨끼(미트 볼 크기만한 감자 퓨레 안에 말린 자두로 속을 채운 다음 녹인 버터에 계피가루를 넣은 소스로 맛을 냄), 토마토소스에 끓인 소고기 굴라쉬, 구바나(밀가루, 호두, 잣, 건포도, 레몬과 그라파를 넣어 만든 달콤한 빵), 스투르델(사과 패스트리 케익)을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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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후의 타윳 만찬에는 토까이 와인도 좋지만 메를로 와인이 더 어울린다. 단, 메를로 와인을 주문할 때 주의할 점은, merlot의 마지막 철자 “t”를 멀리서도 들릴만큼'트’ 라고 분명히 발음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포도품종이 아니라 프리울리 대지에서 자란 메를로이기 때문에 프리울리식으로'메를로트 ’라고 발음하는 것이 이곳 정서와 어울리기 때문이다.
 
바다 민족인 베네치아인들이 육지에 만든 광장(piazza) 중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곳이 우디네에 있다. '피아짜 델라 리베르타(piazza della liberta) 광장’으로, 이곳에서도 만디와 함께하는 타윳 의식은 계속된다. 중세시대에는 이곳을 '와인의 광장(piazza del vino)’이라고 불렀는데 우디네의 가장 아름다운 건물들이 즐비하다. 1448~1457년에 건축된 고딕풍의 ‘로쟈 델 리오넬로(Loggia del Lionello)’ 건물은, 일정한 간격의 주랑(콜로네이드)이 하얀 색과 핑크색 대리석을 교대로 쌓아서 지은 2층 건물을 사뿐히 받치고 있는데.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있는 '팔라쪼 두칼레(Palazzo Ducale)’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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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 반대편에는 좌우로 완벽하게 대칭되는 주랑을 사이에 두고, 산 조반니(성 요한)를 기리던 아담한 '로쟈 디 산조반니(Loggia di S.Giovanni)’ 신전이 위치해 있다. 1533년 건축가 모르코떼(Morcote)가 지었는데 지금은 전몰병사를 위한 기념관으로 사용된다. 신전 지붕 위로 튀어나온 시계탑은 우디네의 청정한 하늘을 그대로 담은 듯, 시계판 주위를 작열하는 코로나가 사방으로 넘실댄다. 그 위에는 2개의 무어인 동상이 매 시간 종을 울려 프리울라니(프리울리 시민)에게 타윳 타임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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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디 산조반니’ 옆에 난 오르막길을 따라가면'우디네 성’에 도달하는데, 983년경에 지어졌으나 지진으로 붕괴된 이후 16세기말 경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축되었다. 이 성을 수 세기에 걸쳐 지탱하고 있는 언덕은, 육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베네치아 광장이훤히 내려다 보이는 낭만적인 장소와는 걸맞지않게 폭군의 전설과 관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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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후 5세기경 유럽인들의 오금을 저리게 했던 훈족의 아틸라(Atle, 406~453) 왕은, 당시 프리울리의 최강국이었던 아퀼레이아(Aquileia)를 수중에 넣기 위해 다음과 같은 술수를 쓴다. 군사들에게 철모로 흙을 나르게 해서 지금 성이 있는 자리에 산을 만든 후, 아퀼레이아에 불을 질러 불바다가 된 광경을 그 산에서 지켜보았던 것이다. 40km나 떨어진 아퀼레이아의 불바다가 보일 정도였으니 그 인공 산은 꽤 높았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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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틸라가 만든 산에서 불바다를 진짜로 볼 수 있었는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기고, 같은 장소에서 동남쪽으로 20km떨어진 곳에 실제로 존재하는,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한'마로까 의자’를 육안으로 찾아보는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이 의자는 만자노 마을에 실제로 있는 거인의자로, '마로까’라 불리는 프리울리식 전통의자를 재현했으며, 높이만 20미터에 너비 가10미터로 6층 건물의 크기와 비슷하며 무게는 23톤에 달한다.
 
이 대형 마로까 의자는 기네스북에 올리려고 만든 것은 아니고, 의자가 서있는 만자노(Manzano) 마을과 그 남쪽에 있는 '산조반니 알 나티소네(San Giovanni al Natisone)’, '코르노 디 로사쪼(Corno di Rosazzo)’ 마을에서, 이탈리아 내 의자 수요량의 80%, 유럽 전역 의자 수요량의 50%가 이 삼각지대에서 생산됨을 알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
 
이 의자생산지구에서 북서쪽으로 40km 거리에 타르첸토(Tarcento)와 니미스(Nimis)가 있다. 남북에 걸친 이 두 지역을 연결하면, 영락없이 구두굽 부분을 지운 이탈리아 반도(상단의 지도 참조) 모양이 된다. 작은 장화 모양의 이곳을 '콜리 오리엔탈리 델 프리울리(Colli Orientali del Friuli, 이하 COF)’ 언덕이라 부르며, 총 2300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약 8만 헥토리터의 와인이 생산된다. 이곳은 포도재배에 이상적인 지역으로, 배후에는 '줄리에 알프스(Alpi Giulie)’가 버티고 있어 북쪽에서 불어오는 한기를 막아주고, 남쪽에 있는 아드리아해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은 습기찬 공기가 언덕에 머물지 않도록 공기를 순환시켜준다.
 
이곳의 지형은 지금으로부터5500만 년~3500만 년(에오세)에 형성되었는데, 이 기간동안 이탈리아 대부분의 육지는 바다(테티스해) 밑에 잠겨있었고 무한대의 시간동안 조개와 산호 화석 등이 점토, 모래와 섞여 퇴적되었다. 250만 년(플라이오세 )전 아프리카 대륙이 지속적으로 유럽대륙을 밀어올리는 조산운동은 최고조에 달했고, 이로 인해 해저가 물위로 솟아올라 육지로 변했다. 베네치아 줄리아 쪽에 솟아오른 지형 중 낮은 언덕은 오늘날'콜리 오리엔탈리’라 불리고, 탄산칼슘과 인이 풍부한 석회암층과 사암층이 교대로 분포하고 있다.
 
이러한 토양을 COF지역에서는'폰카(ponka)’라고 하는데, 원래 단단한 암석이었지만 바람, 물과 같은 외부요인 때문에 부스러져 점토처럼 된다. 이 토양은 포도나무 재배에는 이상적이지만 비에 쉽게 휩쓸려 토양이 손실될 확률이 높고, 따라서 포도밭 일군들은 수시로 땅을 보강해야 한다. 땅의 침식을 방지하고 배수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언덕의 능선을 따라 계단형으로 포도밭을 가꾸었는데, 높은 곳에서 이 능선을 보면 마치 나무테처럼 보인다. 자연과 인간의 함께 만든 이 언덕은 해발 100~350m 사이에 펼처져있고 그중 정남향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태양빛을 듬뿍 받는 곳을'론끼(Ronchi)’라고 한다. COF와인 중 “론끼”라고 불리는 와인명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특급밭에서 생산된 와인이라 보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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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와인에는 1개의 DOC와 3개의 DOCG가 있는데, DOC의 주요 화이트 품종은 샤르도네, 피노 비앙코, 피노 그리죠, 리볼라 쟐라, 리슬링, 소비뇽 블랑, 트라미너 아로마티코(게브르츠 트라미너), 베르두죠와 프리울라노(토까이)다. 한편 레드 품종으로는 카베르네 프랑,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스키오페티노(schioppettino), 타제렝게(tazzelenghe), 피뇰로(pignolo)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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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G 와인은 DOC와인과 생산지역이 일치하며, COF 전지역에서 재배되는 피콜릿 품종으로 만든 파시토 와인(Colli orientali del friuli Picolit DOCG) 그리고 한정된 마을의 단일포도밭에서만 생산되는 특급와인이 있다. 그 예로 COF지역 북쪽에 위치한 타르첸토~니미스 마을에서 베르두죠 쟐로(verduzzo giallo) 100%로 만든 스위트와인 “라만도로 (Ramandolo DOCG)”와, 거인 의자로 유명한 COF언덕의 세 군데 마을(Manzano,Corno di Rosazzo, San Giovanni al Naatisone)에서 재배한 프리울라노(50%)와 프랑스 화이트 품종(소비뇽블랑,피노 비앙코,샤르도네, 리볼라 쟐라)을 블렌딩한 드라이 와인'로삿조 (Rosazzo DOCG)’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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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글 [Colli Orientali del Friuli DOC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COF언덕이 나은 DOCG와인의 3대 주인공인 화이트 와인품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글쓴이 _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협회AIS 소믈리에,
이탈리아 와인 유학 및 여행 전문 기관 바르바롤스쿠올라 근무.
( baeknanyoung@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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