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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호 Stephane SON (sonwine@daum.net)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 1999년 귀국 이후 중앙대학교 소믈리에 과정을 개설, 한국 와인 교육의 기초를 다져왔다. 현재 <손진호 와인연구소>를 설립,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그의 와인 강의는 평판이 높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로서, 칼럼니스트로서 그리고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 와인 산업의 작은 거인,
 
까브드뱅 유안근 대표를 만나다
 
 
 
<손진호의 와인 피플>은 오랜 시간 와인 산업에 몸담아 오며 큰 발자취를 남긴 대표적인 인물들을 선정하여 손진호 교수가 직접 인터뷰하는 코너로, “업계 발전을 위해 들인 노력과 그 결실” 그리고 “산업에 대한 비전과 발전 방향”에 대한 이들의 통찰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손진호의 와인피플>, 첫 무대를 열 주인공은 바로 까브드뱅의 유안근 대표다(아래 사진). 1987년 7월 대한민국에서 와인 수입이 비로소 자유화된 그 처음부터 지금까지 와인 수입사를 운영해 왔고, 한국 와인 시장과 함께 성장하는 동안 많은 희로애락을 느꼈을 그가 필자의 첫 인터뷰 대상이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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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소로 유 대표가 선택한 곳은 역삼동 파이낸스 빌딩 지하 1층에 위치한 깔끔한 한식당 로즈힐(Rosehill, 아래 사진)로, "갈비와 와인이 잘 어울리는 한식점"이라는 간판을 보니 내심 반가웠다. 입구 전면과 바닥을 와인 병으로 장식한 실내 인테리어는 필자가 보기에도 심상치 않았으며, 로마네 꽁띠 빈 병과 매화꽃이 멋드러지게 한 켠을 장식하고 있었다. 한정식, 장어, 갈비로 이루어진 정갈한 코스 요리는 보기도 좋았고 맛도 좋았으며, 무엇보다도 와인과 잘 어울렸다. 역시 관록의 유안근 대표의 눈썰미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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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가 처음 와인을 접한 시기는 미군 PX로부터 흘러 나온 Gallo나 Mateus Rose 와인을 경양식 레스토랑에서 마실 수 있었던 1970년대 초다. 이후 와인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을 직업이 될 가능성을 엿본 것은 미국에서 머물 당시다. 1982년 대한선주(현 한진해운)의 샌프란시스코 현지 법인 책임자로 근무하던 그는 캘리포니아 와인이 일본과 홍콩으로 수출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경제 수준이 높아지고 와인에 대한 수입 금지가 풀린다면 와인 수입이 흥미로운 사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또한 유 대표는 본인이 캘리포니아에서 늘 마시는 싱그럽고 화사한 샤르도네 와인을 한국의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캘리포니아의 태양이 빚은 한 병의 샤르도네 와인이 그의 인생을 바꾼 셈인데, 바로 그 이유에서 필자와 함께 마시자며 유 대표가 인터뷰 장소에 들고 나온 와인 역시 캘리포니아 샤르도네였다. 물론 이 와인은 30년 전에 그가 즐겼던 와인에 비하면 몇 배는 비싼 와인이지만, 이는 그의 노력을 바탕으로 거둔 성공의 결실을 의미하기에 우리는 함께 흐뭇한 건배를 들었다.
 
 
유안근의 와인 시대
 
초기 한국의 와인 수입 환경을 묻는 질문으로 인터뷰의 운을 떼자, 당시의 애환을 설명해 주는 유 대표의 얼굴이 상기되기 시작했다. 88서울올림픽 직전인 1987년, 와인 수입자유화 조치가 시행되자 마자 그는 다른 10개 업체와 함께 최초로 와인 수입 면허를 신청했고 대유수입상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외국의 무역 개방 압력으로 빗장은 풀렸지만 높은 관세와 까다로운 식품 검역, 수입품에 대한 거부감, 산도는 높고 타닌은 떨떠름한 와인의 익숙하지 않은 맛, 경제적 미성숙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회사를 매각해야 했지만, 그는 이러한 실패를 딛고 1994년 9월 현재의 까브드뱅을 설립하면서 재기를 꿈꾸었다. 프랑스어로 와인셀러를 의미하는 까브드뱅을 상호로 선택한 것은, 이전 회사가 실패하게 된 주된 원인이 위스키'커티샥’ 사업 부분이 가져온 자금난이었기 때문이다. 즉 까브드뱅 이라는 상호는 오직 와인에만 주력하겠다는 유 대표의 의지를 담고 있었다.
 
이후 1997년 IMF 사태로 환율이 2배 이상 치솟으면서 까브드뱅 역시 다른 수입사들처럼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꿋꿋이 이겨내고 2000년대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광폭 행보를 이어가게 된다.
 
 
여의도에서 광흥창으로
 
오랫동안 까브드뱅은, 여의도 63빌딩 옆의 파란색 빌딩에 자리잡고 있었다. 필자 역시 당시 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이 보이던 까브드뱅의 사무실에서 와인을 시음하던 기억이 새롭다. 여의도라는 입지가 주는 상징성을 뒤로하고 2012년 1월 1일 까브드뱅은 홀연히 거처를 옮겼다. 보통 사옥을 이전한다는 것은 기업 내부의 새로운 혁신 의지를 표명하는 수단인 경우가 많은데, 까브드뱅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도 물류 창고가 떨어져 있어서 고객의 요청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새로 이전한 광흥창 사옥은 이러한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 주었다. 과연 필자가 방문한 광흥창 사옥은 강북의 조용한 곳에 위치해 있었고 지하에 넓은 물류 창고 공간을 확보해 놓았으며 한강에 인접한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에 자리잡고 있었다. 실로 21세기를 위한 까브드뱅의 도약의 거점으로 손색이 없었다.
 
이 광흥창 시대를 펼쳐 나갈 또 하나의 중대한 계기는 그 해 3월, 아들 유병우 이사가 까브드뱅에 합류한 사실이다. 유 이사는 외국에서의 생활 경험과 신세대 특유의 감각으로 까브드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이미 타 회사에서 마케팅 전문가로서 7년을 활동한 그는 와인 시장 대중화를 위한 본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펼치고 있다. 한 예로, 일찍부터 와인을 접하면서 와인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잘 알고 있던 그는, 최근 선제적으로 호주 와인의 가격을 낮춤으로써 한-호주 FTA를 앞서 대비하고, 이로써 까브드뱅 와인을 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서비스로 한발 더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모쪼록 2대를 통한 까브드뱅의 헌신이 한국의 와인사업에 큰 기여를 하기를 기대해 본다.
 
 
유안근 대표의 와인들
 
캘리포니아 릿지 빈야드(Ridge Vineyards)의 몬테벨로 샤르도네(Monte Bello Chardonnay)로 시작한 식사가 본식으로 바뀌면서, 유 대표는 프랑스 부르고뉴 루이 자도(Louis Jadot)의 본 로마네(Vosne-Romanee) 와인을 열었다. 루이 자도는 현재 까브드뱅의 주력 브랜드로, 미국의 저명한 비평가 매트 크레이머(Matt Kramer)가 홍보를 맡고 있기도 하다. "부르고뉴는 몰라도 루이 자도는 안다"는 말처럼 이곳은 부르고뉴의 대표적인 양조장이며 다양한 품질과 개성을 지닌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까브드뱅이 60여 종이 넘는 루이 자도 와인을 수입한다는 사실은 이 브랜드에 대한 유 대표의 사랑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깊은 유대를 바탕으로 그는 2008년 부르고뉴의 유서 깊은 기사단인 슈발리에 뒤 따스트뱅(Chevaliers du Tastevin) 기사 작위를 받았고, 끌로 드 부조(Clos de Vougeot) 성에서 열린 디너에서 피에르 앙리 가제(Pierre Henry Gagey, 루이 자도의 CEO)와 함께 1915년 빈티지 루이 자도 와인을 시음하는 특별하고 즐거운 순간을 가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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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 대표는 자신의 이력에서 가장 존경하고 기억에 남는 인물로 이탈리아 북부 와인 산업의 거장 안젤로 가야(Angelo Gaja)를 꼽았다. 철저한 농군으로서 땅을 사랑하고 토착 품종으로 세계 최고의 와인을 만든 그의 정열과 열정, 그와 악수를 나누고 그의 눈빛을 마주한 사람이라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넘치는 카리스마,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중요한 행사에서 가족을 돕는 훈훈한 아버지의 모습 등… 이 모두가 유 대표에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사실 “기억에 남는 존경할만한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필자의 머리 속에는 이미 안젤로 가야가 떠올랐는데, 같은 인물을 생각해낸 그의 대답을 들었을 때 반가움을 금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필자는 이 두 사람이 동서양에 떨어져 있는 형제와 같은 인물들이라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이다.
 
필자가 까브드뱅의 와인 선정 기준을 묻자 유 대표는 21세기 와인 수입사로서의 새로운 비전을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하여 설명해주었다.
 
첫째, 까브드뱅은 유기농, 친환경, 비오디나미 와인을 소개한다. 이는 All Natural 브랜드들로서, 프랑스 부르고뉴의 도멘느 르화(Domaine Leroy), 알자스의 마르셀 다이스(Marcel Deiss), 칠레의 에밀리아나(Emiliana) 같은 와인을 꼽을 수 있다.
 
둘째, 까브드뱅은 각 와인의 테루아(Terroir)와 개성을 존중한다. 즉 과거의 영광이나 한 순간의 화려함에 집중하는 패션 와인이 아니라, 전통에 대한 존경과 현대적 진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지닌 와인을 수입하고자 한다. 예들 들면, 프랑스 론 지역 와인에 새로운 각성을 가져다 준 쟝 뤽 콜롱보(Jean Luc Colombo), 이탈리아의 세련된 전통을 갖춘 바로네 리카솔리(Barone Ricasoli), 움브리아 토착 품종 사그란티노의 수호자 아르날도 카프라이(Arnaldo Caprai), 스페인 와인 혁명의 기수 치비테(Chivite), 파리의 심판 30주년 시음회 우승에 빛나는 릿지(Ridge) 등이 이러한 철학을 대변한다.
 
최근 마케팅적 요소에 의존하여 지고 뜨는 와인들을 많이 볼 수 있지만, 유 대표는 "단순한 유행보다는 근본에 충실한 와인을 소개하는 것이 대한민국 와인 1세대 수입사로서의 사명"이라고 여긴다.
 
 
최대가 아닌 최고의 와인 상인이 되겠다
 
"국내 와인 산업에서 최대의 상인(biggest merchant)이 되려고 꿈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와인 상인(best merchant)이 되려고 항상 노력합니다"라고 경영 철학을 밝힌 유 대표는, 국내 와인수입 1세대로서 한국 와인 시장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왔고 1987년 당시 와인 수입면허를 취득한 11개 회사 중 유일하게 지금까지 와인 사업을 계속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최고가 되겠다는 신념에서 비롯한 그의 철학과 경륜은 대유수입상사 매각이라는 아픔을 딛고 그를 다시 우뚝 서게 했다. 또한 그는 IMF 경제위기 당시 와인의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여 어려운 고비를 지혜롭게 넘겼다. 뿐만 아니라 2001년 보르도 메독의 꼬망드리(Commandrie) 기사단 작위, 2003년 보르도 생테밀리옹의 쥐라드(Jurade) 기사단 작위, 2008년 부르고뉴의 슈발리에 뒤 따스트뱅(Chevaliers du Tastevin) 기사단 작위를 받음으로써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기사 작위 그랜드 슬램을 이루었다.
 
필자가 기억하기에 한국 와인 산업의 선임으로서 그의 역할이 돋보인 것은 2005년의 와인 첨가제 소르빈산 사건이었다. 당시 식약청(식품의약품안전처)이 소르빈산의 문제점을 들어 이 첨가물이 들어간 와인을 전량 폐기 처분하라고 했을 때, 그 부당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수입사들은 식약청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 대표는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며 끝까지 이 성분의 무해함을 밝혀내 결국 식약청을 굴복시켰다.
 
한편 1986년 유 대표는 와인 관련 악세서리 전문 수입사인 대유 인터내셔널을 설립하고, 1996년부터 세계적인 명품 와인 글라스인 리델(Riedel)을 국내에 들여왔다. 좋은 와인은 합당한 글라스에 시음하는 것이 와인에 대한 예의이며, 대중성을 유지하면서도 품격 있는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와인 산업 종사자의 의무라는 그의 생각이 반영된 사업 확장이었다.
 
올해 2014년은 까브드뱅이 설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므로 유 대표에게는 더욱 뜻 깊은 한 해다. 까브드뱅은 지난 6월에 Swirl the Glass라는 타이틀 아래 대규모 와인 시음회를 주최하였으며, 그 기회를 빌어 샤를르 하이직(Charles Heidsieck)이라는 비밀스러운 샴페인을 출시하는 깜짝 이벤트도 선보였다.
 
인터뷰를 마무리할 즈음, 여전히 성장 단계에 있는 한국 와인 시장이 당면한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논의도 뒤따랐다. 예를 들면 수입사와 일반인 사이의 와인 직거래 판매와 관련한 문제, 와인을 저가로 대량 공급하는 대형 마트에 대해 와인 상점과 레스토랑 경영자들이 드러내는 우려 등이 그것인데, 유 대표는 이러한 점을 직시하며 선도 수입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유 대표가 한국와인산업의 1세대로서 한국의 와인 산업과 시장의 이익을 대변할 집행력 있는 단체 설립, 와인의 유통 질서 확립 등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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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안근 대표와 함께 한 와인 >
 
 
Ridge, Monte Bello Chardonnay, 1999
릿지, 몬테벨로 샤르도네 1999
 
몬테벨로 샤르도네는 역사적인 <1976 파리의 심판> 사건 30주년 시음회에서 영예의 1위를 차지한 몬테벨로 카베르네 소비뇽의 자매 브랜드다. 릿지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이 유명한 것은 모두 알고 있겠지만, 사실 샤르도네도 무척 잘 만드는 곳이다. 릿지에서 만드는 산타크루즈 마운틴 에스테이트 샤르도네(Santa Cruz Mountain Estate Chardonnay) 2005는 2007년에 Wine Spectator로부터 95점을 획득하면서 100대 와인 중 2위를 차지하였으며, "Highly Recommended"라는 평가도 함께 받았다. 이후 매년 일관된 품질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비결은 포도밭이 위치한 해발 600m 포도밭의 기후와 폴 드래퍼(Paul Draper)를 위시한 양조팀의 실력에 기인하는 것으로 독자 여러분께 꼭 권하고 싶은 샤르도네 와인이다.
 
한편, 유 안근 대표와 함께한 자리에서 1999년 빈티지 몬테벨로 샤르도네를 마신 것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었는데, 그 이유는 필자가 와인 교육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한 바로 그 해였기 때문이다. 1999년에 태어난 와인과 같은 해에 이력을 시작한 필자 자신을 계속 비교하며, 인터뷰 내내 이 와인을 입에서 떼지 않았다.
 
이 와인은 황금색에서 연한 구리색으로 넘어가는 듯한 신비한 색감과 오렌지 마멜레이드, 모과즙, 서양 살구의 싱그런 과일 향에 따끈히 녹아 든 버터 향과 인도산 캐슈넛의 고소한 견과 향이 긴 여운을 풍겼다. 입안에서도 농밀한 조직 속에 모과와 파파야, 비스킷과 버터쿠키의 풍미가 지속적으로 감돌며, 15년 한껏 숙성한 완숙미를 뽐내었다. 15년 동안 이룬 것이 없는 나의 게으름을 조롱하며 자신은 긴 여운을 남기며 내 안으로 들어와 사라졌다.
 
 
Louis Jadot, Vosne-Romanee, 2011
루이 자도 본 로마네 2011
 
1859년 설립된 루이 자도 社는 200헥타르 이상의 자체 포도밭과 소규모 농군들과의 긴밀한 품질 협력을 통하여 세련된 부르고뉴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보졸레 등 지명도 낮은 지역의 와인도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 이 날 시음한 본 로마네 2011은 맑고 밝은 루비색조를 띤 청명한 자태에 산딸기와 앵두, 커런트 베리 향과 부드러운 향신료, 들녘의 볏짚단 향을 머금은 가벼운 오크 뉘앙스 등 복합미가 서서히 형성되어 가는 청년기의 느낌이었다. 입안에서는 매우 신선한 산도와 매끄러운 타닌, 부드러운 질감을 지닌 미디엄 바디 와인으로서 진정 깔끔하고 우아한 본 로마네 피노의 표현을 잘 보여 주었다. 인터뷰 당시 장어구이에 곁들인 이 와인은, 민물장어의 찰진 살집과 기름진 유질감, 특유의 흙내음과 석쇠에 그을린 스모키한 풍미와 훌륭하게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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