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덕에 구워지는 바삭바삭한 피자, 아무렇게나 말아낸 듯한 면, 투박한 이태리 셰프가 레스토랑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손님과 주고받는 대화들. 여행을 테마로 한 TV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이태리 레스토랑의 풍경은 대체로 그랬다. 이태리 여행 한번 해보지 못했지만 어디에선가 이런 비슷한 장면을 볼 때마다 이태리를 떠올리곤 했다. 그리고, 이태원에 자리잡은 이곳에서 TV 속 풍경을 마주했다.

정통 이태리 음식을 선보이는 솔티노스(Sortino’s)는 자고 나면 지도가 바뀐다는 핫한 거리의 중심에서도 비교적 오래도록 그 명맥을 유지하는 꾸준히 사랑받는 레스토랑 중 하나다. 2005년 오픈 멤버인 이태리 출신 셰프 솔티노와 황석준 대표가 정통 이탈리안 트라토리아를 표방하며 7년째 꾸려오고 있는 솔티노스(Sortino’s)는 당시 국내에서 사용되는 식자재의 대부분이 공산품이라는데 회의를 느끼고 모든 재료를 직접 만들어 요리하는 레스토랑을 만들고자 하는 두 사람의 의지에서 시작되었다. 최상의 품질을 지닌 식자재를 사용하여 이탈리안 테이스트(Italian) 그대로를 재현해낸다는 점은 솔티노스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구나 한번쯤 익숙하지 않은 다른 나라의 음식을 맛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눈 앞에 있는 타국의 요리가 맛있게 느껴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알쏭달쏭한 맛으로 다가온다거나 입에 맞지 않을 경우 한번쯤은 제 입맛을 탓해보거나 혹은 특정 음식과 그 레스토랑을 꺼리게 되는 일도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티노스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태리 본토 요리”의 특성을 그대로 담은 정통 이태리식 메뉴를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요리를 맛본 뒤 다소 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솔티노스 레스토랑 관계자는 “원래 본토 이태리 요리가 짠맛이 강해 기존의 이탈리안 푸드를 기대하고 왔다면 짜게 느낄 가능성이 크다”며 “본토 요리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싱싱한 식자재에서 오는 맛과 어우러져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대체로 잘 맞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솔티노스에서는 전체요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와 피자, 엄선된 육질의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 카프레제 (유기농 토마토와 후레쉬 버팔로 모짜렐라 치즈)와 같은 정갈한 에피타이저와 다양한 샐러드 류에서부터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미트볼 파스타나 계란 노른자만으로 조리한 정통 이태리 방식의 까르보나라를 비롯한 다양한 파스타류가 준비되어 있다. 또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피자와 스테이크, 식사의 마지막을 깔끔히 마무리해 줄 디저트류까지 모두 만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최고급의 재료로 육질 본연의 맛을 살린 스테이크는 손님의 취향에 맞게 알맞은 고기온도로 서브되며, 일주일의 노력 끝에 완성되는 데미글라스 소스는 풍부한 향과 맛으로 스테이크와 절정의 궁합을 보여준다.

여행을 하다 혹은 이태리에서 만난 레스토랑의 맛과 향취를 그대로 담은 솔티노스에서는 밝은 햇살과 이태리 시골 전경 그림으로 장식된 벽화를 만날 수 있다. 전통 피자 화덕이 있는 오픈 키친이 한쪽에 펼쳐져 있고, 테이블과 부스로 구성된 식사공간이 넓게 자리하고 있어 이태리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요리를 선보인 셰프가 종종 테이블 사이를 다니며 가벼운 인사를 건네거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이태리보다 더욱 이태리다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고급 한우 소고기, 트러플 버섯, 진한 치즈 향이 피어나는 파스타, 전통 원목 벽돌 화덕에서 바삭하게 구워 프로슈토 햄을 얹은 소박하고 심플한 피자, 게다가 이태리 음식과 함께하면 좋을 다양한 와인 리스트까지 갖추고 있는 솔티노스. 가까운 곳에서 이태리의 향기를 느끼고 싶다면, 소박하지만 깊은 맛이 담긴 이태리 가정식을 맛보고 싶다면 이태원 솔티노스가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