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음식의 베스트 매칭 vs 미스 매칭
우리들 대부분은 와인을 마실 때 음식을 주문하는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하얀 생선 요리는 화이트 와인과, 붉은색 고기 요리와는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고 알고 있다. 모든 요리가 이러한 공식에 100% 맞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단은 맞는 말이다. 여기에서 100%가 아니라는 이야기는 틀렸다는 뜻이 아니라, 개개인의 창의성과 실험정신이 새로운 맛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일이며, 그것이 미식의 세계에서는 꼭 필요한 정신이기 때문이다. 남들은 생선 요리에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고 하지만 어떤 이는 피노 누아 품종의 부르고뉴 레드 와인을 베스트 매칭으로 고집하는 이가 있다.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만의 고집이요, 자신만의 맛에 대한 감각이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와인과 요리의 매칭을 맞다, 틀리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먹는 사람 각자가 맛있게 식사하는 것이 최고의 선이다. 그러나 제사상 차릴 때 홍동백서, 성묘 가서 바라본 산수 앞에서는 좌청룡 우백호를 읊듯, 하나의 공식처럼 기준을 잡는 기본 개념이 있어야 여러 상황에서 응용력이 생기는 법. 지금부터 설명하는 ‘와인과 요리의 베스트 매칭법’은 일본이 낳은 세계 최고의 소믈리에로 불리는 ‘다사키 신야’가 그만의 성공 비법으로 공개한 ‘와인과 음식의 매칭 비법’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의 패턴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다사키 신야는 ‘요리와 와인의 궁합에서 키포인트는 향기다’라고 그의 책 ‘와인생활백서’(2008년, 바롬웍스 발행)에서 그만의 비법을 밝힌 바 있다. 이 세계 최고의 소믈리에는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먹고 마시는 일에서 ‘너무나도 당연시하여 간과하고 있는 기본적인 힌트’를 우리에게 찾아준 것이다. 와인은 기본적으로 향을 테이스팅하는 음료이며, 와인 향은 기본적으로 과일 향이기 때문에 그 과일 향과 요리를 어떻게 맞출지를 생각해야 한다.
두 번째 개념은 와인 색과 요리 색을 맞춘다는 개념이다. 와인의 종류는 색깔에 따라서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로제 와인 등으로 구분합니다만 다사키 신야의 경우는 이를 더욱 세분화한 분류를 통하여 5가지로 패턴을 분류하였다. 1)그린 패턴(감귤류의 상쾌한 향이 나며 노란색이 짙지 않고 녹색이 감도는 새싹 색)은 요리에 허브를 사용하거나 그린에 가까운 이미지의 요리로, 예를 들면 닭고기를 익혀 잘게 찢은 후 크레송(물냉이)을 올리고 라임과 올리브 오일을 뿌려 샐러드처럼 만든 요리 등에 푸르스름한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이나 칠레의 리슬링, 남호주의 리슬링 등이 제격이다. 2)옐로 패턴(달콤한 과일 향이 나며 노란색이 짙은 황금색)은 노란색의 요리로, 예를 들면 닭고기에 계란을 섞어 피카타를 만들거나 빵가루를 묻혀 버터구이로 구은 음식에는 이탈리아의 소아베 품종 화이트 와인이나 부르고뉴의 샤르도네 화이트 등이 어울린다. 3)로제 패턴은 오렌지색의 요리로서 닭고기를 노릇노릇하게 굽거나 소테로 만들어 토마토소스와 함께 하면 좋은데 로제 와인을 약간 시원하게 해서 마시면 어느 나라의 로제든 무난하다. 4)라이트 레드 패턴(비교적 밝은 색 계통의 붉은색)의 밝은 갈색 요리는 간장이나 굴 소스에 재운 닭고기를 중화요리 풍으로 볶거나 튀긴 요리 등을 피노 누아나 보졸레 누보, 이탈리아의 키안티 지역의 엷은 레드 와인과 같이하면 좋겠다. 5)다크 레드 패턴(진하고 검은 피와 같은 색)의 진한 갈색 요리로는 레드 와인으로 잘 익힌 스튜나 닭고기 데리야키, 스테이크 등과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의 와인이나 보르도 블렌딩 와인, 호주의 쉬라즈, 이탈리아의 바롤로 또는 몬테풀치아노 같은 풀보디 와인들이 잘 어울린다. 이상과 같이, 와인과 요리의 매칭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정리해보았다. 쉽게 이해하자면 초록은 동색이라고 비슷한 색깔과 향기가 기본 매칭의 시작이자 첫 단추다. 요리사나 주방장 가운데는 마시기 쉽고 요리의 맛을 방해하지 않는 술이 좋은 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이들 주방장들은 화이트 와인 소스를 한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을, 레드 와인 소스를 한 음식에는 레드 와인을 매칭하는 것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