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낙지 볶음...새콤 달콤 풍부한 과일향과 톡 쏘는 개성으로 매콤한 음식도 가뿐히
알싸하고 매콤한 양념이 듬뿍 어우러진 쫄깃쫄깃한 낙지를 입안에서 오물조물 씹고 있으니 잠시나마 하루의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듯 싶다. 가족들이 모인 저녁식탁에서도 좋고, 연애시절 포장마차에서처럼 바람이 선선한 마당에서 부부의 오붓한 시간에도 좋다.
매콤한 낙지 안주라면 깔끔한 소주가 생각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씁쓸하고 다소 화학적인 풍미 대신 과일향 그윽한 화이트 와인이라면 분위기도 색다르지 않을까? 비교적 소주에 비해 알코올도 낮아 가족들과 함께 즐기는데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상당히 매콤하고 자극적인 음식이라 언뜻 와인 고르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싱싱한 과일 향과 톡 쏘는 듯한 풍미를 가진 소비뇽 블랑이라면 괜찮다. 특히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과일향이 폭발적이라 할 만큼 풍부하므로 매콤 달콤한 양념과도 무난히 잘 어울리며, 특유의 드라이하고 산뜻한 미감은 얼얼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추천 와인
- Sauvignon Blanc, Private Bin, Villa Maria, New Zealand (약 28,000원)
- Sauvignon Blanc, Kim Crawford, New Zealand (약 28,000원)
- White Zinfandel, California, Beringer, USA (약 18,000원)
잡채...화사한 향으로 가볍게, 담백하고 깔끔한 미감으로 한번 더 가볍게
이름 그대로 다양한 온갖 재료들이 만나 오밀조밀 사이 좋게 그 맛을 자랑하는 음식이다. 예전에는 잔칫상에 늘 빠지지 않는 인기 요리로, 최근엔 색다른 재료를 주인공으로 해서 – 예를 들면, 고추 잡채, 콩나물 잡채, 버섯 잡채 등 – 좀 더 개성 있는 스타일로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어쨌든 다양한 재료를 팬에서 살짝 볶아 내면서 어우러지는 감칠맛으로 한국인들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좋아하는 음식이다.
우선 다양한 재료들이 가진 담백한 풍미를 잘 살려줄 수 있어야 하므로 와인이 가진 맛이 너무 강하거나 진하지 않으면서도, 자칫 느껴질 수 있는 입안의 느끼함을 제거해 줄 수 있는 산도를 적당히 지닌 가볍고 부드러운 풍미의 화이트 와인이 좋겠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의 전통 화이트 와인은 밝고 화사하며 경쾌한 향을 지녔으나, 대체로 맛은 뉴트럴한 편으로 음식 자체의 풍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만약 너무 드라이한 와인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면, 이건 어떨까? 프랑스 남부 론 지방의 화이트 와인은 향긋한 아로마가 한결 음식에 풍요로움을 더하나, 역시 무겁지 않아 좋은 느낌이다.
추천 와인
- Gavi, Piemonte, Pio Cesare, Italy (약 35,000원)
- Perrin Reserve Blanc, Domaine Perrin, France (약 27,000원)
- Pinot Grigio, Danzante, Veneto, Frescobaldi, Italy (약 2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