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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15일, 프랑스 쥐라 지방에서 ㈜안시와인 최정은 대표가 꽁떼와 쥐라 노블 와인 기사단의 기사(라 꼬망드리)로 임명 받았다. 2014년부터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쥐라 와인을 수입, 소개해왔던 최정은 대표는 "와인업계에 몸담아 온 20년이란 세월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기자는 학동에 위치한 ㈜안시와인의 사무실에서 최정은 대표를 만나 일문일답을 진행했다.
 
 
1. 축하합니다. 꽁떼와 쥐라 노블 와인 기사단(LA COMMADERIE DES NOBLES VINS DU JURA ET DU COMTE)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꽁떼 및 쥐라 노블 와인의 기사단은 꽁떼 치즈 및 쥐라 와인의 프로모션을 위하여 1966년에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꽁떼 치즈와 쥐라 와인은 식도락가들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데요. 기사단 멤버들은 프랑슈-꽁떼franc-comtois 산지의 사절단으로서 지역 생산품들에 대한 명성과 지식, 품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다양하고 많은 행사에 참여해서 아름다운 프랑슈-꽁떼 산지와 유명한 지역 제품들을 홍보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사단은 일년에 한번 샤피트르 데 방당쥬Chapitre des Vendanges를 개최해 기사 작위 수여식을 합니다. 올해는 지난 10월 15일 루이 빠스퇴르 건물에서 개최되었죠. 저는 여기서 기사 작위를 받았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기사 작위를 받기 위해 프랑스와 이태리 등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기사단 헌장에 따라 꽁떼와 쥐라 와인의 명성을 널리 알릴 것을 선서하고, 작위 수여식이 끝난 뒤 가스트로 디너에서 다같이 축배를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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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임명식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있었나요?
 
작위를 받기 전 위원회에서 저를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제가 3년 전 쥐라 지역에 처음 갔을 때 겪었던 에피소드부터 그 동안 어떻게 쥐라 와인을 홍보 했는지를 깨알같이 적어서 사람들에게 소개했습니다. 제게도 지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었는데 어디서 그런 세세한 이야기를 들었는지 놀랍기만 했어요. 덕분에 저를 포함한 모든 이들 사이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되었죠.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요. 간간이 사인을 받으러 오시기도 하고... (웃음)
 
이런 얘기까지 해서 다들 웃음이 터졌는데요. 쥐라 지역에 가보면 알겠지만 보통 아르브아Arbois에서 머물게 됩니다. 마을에는 렌트카 회사 자체가 없어요. 하는 수 없이 와이너리 방문을 위해 택시로 다녔습니다. 택시도 몇 대 없다 보니 와이너리를 방문하는 동안 택시 기사가 밖에서 기다려 주곤 했습니다. 덕분에 택시 기사를 통해 마을 소식이며 어느 집 와인이 맛있는지 좋은 정보를 얻는 기회가 되었죠. 아시다시피 프랑스는 택시 값이 만만치 않잖아요. 2주일 택시비로 허름한 중고차 한대 값을 치른 셈이에요. 그렇게 택시로 다니는 걸 보고 그곳 사람들도 깜짝 놀랐나 봐요. 가는 곳마다 택시까지 타고 찾아온 것에 감동하여 와인이며 집에서 만든 과일 잼 등을 제 손에 들려 보내곤 했습니다. 프랑스도 그렇게 사람간에 느껴지는 정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3. 기사로 임명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요?
 
쥐라 와인과 꽁떼를 알리는데 애정을 갖고 노력한 사람들을 선별하여 위원회에서 심사한 후 결정합니다. 저는 2014년 쥐라 와인을 수입하기 시작해 낯설었던 쥐라 와인을 알리기 위해 국내에서 많은 시음회를 진행했습니다. 또 와인전문 잡지에 쥐라 와인을 소개하고 셰프들을 직접 만나 쥐라 와인으로 만든 음식도 소개하며 쥐라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자 노력했어요. 이 점을 위원회에서 매우 관심 있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요즘도 우리나라 와인애호가들의 현지 방문이 끊이질 않고 있어요.
 
 
4.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쥐라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한번도 가보지 않은 지역, 한번도 수입해보지 않은 와인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습니다. 안시와인 설립을 준비하면서 스페인과 프랑스를 한 달 동안 여행했는데 2주 동안 쥐라 지역에서 지냈어요. 여유롭게 그 지역 음식도 먹어보고 마을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동양사람이 없고 작은 마을이다 보니 마을 사람들의 동네 잔치에 계속 초대받으면서 2주를 바쁘게 보냈습니다. 도멘 꾸르베Domaine Courbet의 샤또 샬롱Château-Chalon은 그렇게 마을 사람들의 소개로 수입하게 된 와인입니다.
 
쥐라 지역에는 의외로 쌀밥을 곁들여 먹는 요리가 많습니다. 꼬끄오뱅존Coq au Vin Jaune이라는 닭 요리에도 소스와 함께 밥이 따라 나옵니다. 크림소스나 치즈를 곁들인 생선요리에도 역시 밥이 나오고요. 음식을 먹어보면서 저부터 뱅존과 쥐라 음식을 좋아하게 되었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수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5. 쥐라 와인과 꽁떼 치즈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꽁떼Comté 치즈는 50년 전부터 AOC 등급으로 보호받고 있는 전통 치즈인데, 쥐라에서 170여 명의 치즈 제조자들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산지의 독특한 풍미와 풍부함을 그대로 전해주는 신선한 우유로 만들어집니다. 숙성 기간을 분류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다양해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수입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사바냥Savagnin, 트루소Trousseau 등 지역 전통품종을 포함하여 5개의 포도품종, 약 2000 헥타르에서 생산되고 있는 쥐라 와인은 아르브아Arbois, 샤또 샬롱Château-Chalon, 레뜨왈l'Étoile, 꼬뜨 뒤 쥐라Côtes du Jura, 막뱅 뒤 쥐라Macvin du Jura, 크레망 뒤 쥐라Crémant du Jura, 마르크 뒤 쥐라 Marc du Jura 등 7개의 AOC가 있습니다. 쥐라 와인 중 가장 명성이 높은 와인이라면 옐로우 와인이라고도 불리는 ‘뱅존Vin Jaune’입니다. 잘 만들어진 뱅존은 100년 정도 보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6. 마지막으로 쥐라 와인과 우리나라 음식과의 궁합은 어떤 지, 그리고 추천하고픈 쥐라 와인이 있나요?
 
쥐라 화이트 와인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중식과 한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식은 여러 가지 향이 들어있고 한식은 강한 양념 때문에 와인과 매칭하기가 어려워요. 사바냥 품종으로 만드는 뱅존은 좀 다릅니다. 사바냥 품종의 독특한 향, 양조과정 중 와인이 효모나 산소와 접촉하면서 만들어낸 독특한 풍미 등이 강한 소스나 양념이랑 아주 잘 맞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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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와인도 뱅존입니다. 자끄퓌프네Jacques Puffeney는 ‘아르브아의 교황’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3대 뱅존 생산자 중 한 명입니다. 자끄퓌프네 뱅존은 7년 동안 푸드르 foudre라는 큰 오크통에서 숙성합니다. 구운 아몬드, 헤이즐넛, 호두 같은 견과류 향과 훈제, 빵, 커피, 정향 등 향이 아주 복잡해요. 입안에서는 매끈한 질감과 묵직함을 느낄 수 있고 여러 향들이 길게 이어지는 와인이에요. 크림소스의 생선, 육류 요리라면 다 어울리고 오징어 튀김, 오향장육, 해물파전, 카레와도 잘 맞습니다. 최근 지인이 오향장육과 이 뱅존을 마시고 너무 잘 어울린다며 연락을 해와서 기분이 좋았죠.
 
이제는 동네 마트만 가도 수십 종류의 와인을 쉽게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와인이 대중화 되었습니다. 와인을 마시는 건 하나의 여행과도 같아요. 편하고 즐거운 여행이면 더욱 좋겠죠. 안시와인을 통해 때로는 익숙한, 때로는 새로운 와인여행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새로운 해가 되면 다시 다음 와인을 찾아 떠날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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