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시그니아는 ‘힘, 권력, 지휘, 서열을 나타내는 상징 또는 징표’를 뜻하는 단어이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정상급 와인생산자인 조셉 펠프스 빈야드가 생산하는 프리미엄 와인 인시그니아는, 나파의 고급 와인들 중에서도 으뜸으로 여겨지기에 그 이름이 자연스럽다. 실제로, 저명한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와 권위 있는 와인매체 Wine Spectator는 인시그니아 와인에 평균 90점 이상의 높은 평점을 거듭 부여하며 그 명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하지만 와인애호가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것은 비단 평론가나 전문 매체가 부여하는 높은 점수만은 아닐 것이다. 사실 이들은 와인의 품질을 계량화하여 객관적으로 제시해 보일 뿐 와인의 역사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하지 못한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불하는 와인의 가격이 정당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는데, 이 때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와인이 지닌 역사적 가치이다.
국내에 알려진 수많은 나파 밸리의 명품 와인들 중에서도 인시그니아가 유독 돋보이는 것은, 품질 외에도 미국 와인 산업에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를 부여한 역사적인 와인이기 때문이다. 조셉 펠프스(조셉 펠프스 빈야드의 설립자)는 1974년을 첫 빈티지로 인시그니아를 세상에 선보였는데, 단일 품종 양조 문화가 주를 이루던 당시의 미국 와인 시장에 ‘보르도 블렌딩’ 방식으로 만든 이 와인은 말 그대로 열풍을 불러 일으켰고, 이후 오퍼스 원, 도미누스 같은 또 다른 명품 와인이 등장하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조셉 펠프스 빈야드는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에서 가족 경영 체제로 운영되는 와이너리 중 가장 많은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스태그스 립, 오크빌, 러더포드, 세인트 헬레나처럼 나파 밸리의 핵심 지역에 위치해 있다. 포도밭을 소유할 경우 직접적인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포도의 품질 관리 측면에서 큰 장점을 지닌다. 인시그니아는 이처럼 직접 재배한 포도로만 만들어진다. 반면 외부에서 구입한 포도의 사용 비율은 줄고 있는데, 이는 와인 품질 향상을 위해 생산량이 줄어드는 대가를 치르는 과감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방한한 조셉 펠프스의 손자인 윌 펠프스의 말에 따르면, 이윤을 포기하고 품질을 선택한 이러한 의사 결정은 와이너리가 가족 경영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 조셉 펠프스 빈야드는 2012년 빈티지 인시그니아를 출시했는데, 완벽에 가까울 만큼 포도 재배에 이상적인 날씨에 생산된 이 와인은 로버트 파커로부터 이미 96~100 이라는 높은 점수를 획득한 상태이다. 인시그니아는 보통 빈티지로부터 10년 이후에 잘 숙성된 와인의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으며 25~30년 장기 보관도 거뜬하다. 지금 마시려면 디캔팅을 통해 산소와 충분히 접촉시키는 것이 좋다. 연간 12만 병 정도 생산되는 인시그니아는 한국 시장에서만 매년 1500병 가량 소비되는데, 이는 아시아 시장 중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이다. 국내에는 수입사 나라셀라를 통해 2011과 2012년 빈티지 인시그니아가 유통 중이다(소비자가격 50만원 이상).

조셉 펠프스 빈야드는 최근 캘리포니아의 소노마 코스트 지역에까지 포도원을 확장했는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포도원의 이름을 따라 프리스톤(Freestone)이라 불린다. 해안에 인접하여 해양성 기후를 띠는 이 지역의 특성상 프리스톤 와인은 산도가 높고 알코올 도수가 적당하며 균형이 뛰어나다. 프리스톤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의 경우, 14개월간 오크 숙성(새 오크통과 중고 오크통 혼합 사용)을 거쳐 출시되며 미네랄 풍미와 감귤류, 꿀, 흰꽃 풍미가 어우러지며 깔끔한 입맛을 선사한다. 포도의 일부를 줄기를 제거하지 않고 송이째 발효시켜 만드는 프리스톤 피노 누아 레드 와인의 경우 과일, 향신료, 바닐라의 짙고 풍성한 향이 어우러지고 매끄러운 질감과 탁월한 균형을 갖추고 있다.
문의 _ 나라셀라 (02. 405. 4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