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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생산에 있어 후발주자라고 하지만, 호주의 와인 산업은 20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호주는 세계 6위의 와인 생산국이며 세계 5위의 와인 수출국이다(OIV, 2015/05 발표).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4년 12월 12일에 한-호 FTA의 영향으로 호주 와인 수입액이 올해 상반기에는 2014년 상반기 대비 33.6%나 늘어났다. 지난 9월 4일에는 호주대사관 무역대표부와 와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최로 ‘호주 와인 시음회 2015 (Australian Wine Grand Tasting 2015)’가 열렸다. 이 시음회에서 미수입 와인을 포함해 총 50개 브랜드가 소개되었다.
 
 
호주 와인 산업의 중심, 남 호주
 
 
호주 전체 와인 생산량의 약 43%나 남 호주에서 생산되는데, 이곳에서는 필록세라(포도나무뿌리진디)의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오랜 수령의 포도 나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가장 유명한 바로사 밸리를 비롯해 맥라렌 베일, 쿠나와라, 애들레이드 힐즈, 패쓰웨이 등 와인 애호가들에겐 익숙한 지역들이 포함되어 있다.
 
 
■ 샤토 타눈다 Château Tanunda (바로사 밸리)
 
레이블 디자인과 이름을 보면 보르도 와인으로 착각할 수 있다. 호주의 권위 있는 와인 전문가인 제임스 홀리데이(James Halliday)가 <오스트레일리안 와인 컴패니언, Australian Wine Companion>에서 샤토 타눈다의 2015, 2014, 2013년 빈티지에 별 다섯 개를 부여했다. 쉬라즈 뿐만 아니라 보르도 블랜딩(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도 있는데 우아하고 과실 풍미가 강렬하기보다 감싸주듯이 부드러워 목 넘김이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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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즈 바이 제프 하디 Wines by Geoff Hardy (애들레이드 힐즈)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제프 하디는 1850년대의 호주 와인 산업의 선구자 중 한 명이었던 토마스 하디(Thomas Hardy)의 4대손이다. 애들레이드 힐즈에서 생산하는 K1의 와인들은 소비뇽 블랑, 피노 누아, 쉬라즈,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패키지와 풍부하고도 개성 있는 와인들이 많은 사람들의 발목을 오랫동안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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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라 위라 Wirra Wirra (맥라렌 베일)
 
호주 원주민 언어로 ‘위라 위라’는 ‘유칼립투스 나무 사이로’라는 뜻이다. 1894년에 설립되어 균일한 품질과 풍부한 복합성을 갖춘 와인을 생산하며 맥라렌 베일의 대표 와이너리로 성장했다. 우드헨지 쉬라즈(Woodhenge Shiraz)는 2015 코리아 와인 첼린지에서 골드 메달을 받았다고 한다. 감초 같이 달콤한 향신료와 검은 과실의 풍미가 잘 어우러지고 여운도 꽤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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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호주에서 두 번째로 넓은 포도밭을 소유한 와인기업 오스트레일리안 빈티지(Australian Vintage)의 맥기강 블랙 라벨 레드(McGuigan Black Label Red 2014)는 달콤한 뉘앙스 덕분에 와인 초보자들이 접근하기에 좋다.
 
와인 애호가였던 두 명의 동업자가 설립한 노바 비타 와인즈(Nova Vita Wines)의 파이어버드 쉬라즈(Firebird Shiraz 2012)는 검은 과실과 검은 후추 등 향신료의 향이 강렬하다.
 
화려한 수상내역을 자랑하는 콰리사 와인즈(Quarisa Wines)의 트래져스 쉬라즈(Treasures Shiraz 2012)는 잘 익은 과실의 맛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
 
토이즈너 와인즈(Teusner Wines)의 아바타(Avatar 2013)는 그르나슈, 무르베르드, 쉬라즈를 블렌딩해서 프랑스 론 스타일의 와인을 연상시킨다.
 
제임스 홀리데이로부터 95점을 받은 우드스탁 와인(Woodstock Wine Estate)의 더 스톡스 쉬라즈(The Stocks Shiraz) 2013)에서는 강하고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어 1900년경에 심어진 쉬라즈의 저력을 감지할 수 있다.
 
국내 수입되는 와인 중 남 호주 와인의 비율은 꽤 높은 편이다. 가트 와인(Gatt Wines, 까브드뱅 수입), 다렌버그(dArenberg, 동원와인플러스 수입), 쏜 클락(Thorn-Clarke, 하이트진로 수입), 피터 르만(Peter Lehmann, 롯데주류 수입), 킬리카눈(Kilikanoon, 롯데주류 수입), 얄룸바(Yalumba, 나라셀라 수입), 투 핸즈(Two Hands, 빈티지 코리아 수입), 그리고 쉴드 에스테이트(Schild Estate, WS통상 수입)와 파머스 립(Farmers Leap, 마이와인즈 수입)의 와인들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부티크 와인 산지, 서 호주
 
 
서 호주의 와인들은 호주 전체 와인 생산량 중 약 5%에 불과하지만,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가격도 비싼 고급 와인들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마가렛 리버 지역이 가장 유명한 세부 와인 산지이며 남쪽의 마운트 바커(Mount Barker)와 프랭크랜드 리버(Frankland River)도 주목 받고 있다.
 
 
■ 플랜 비! 와인즈 Plan B! Wines (프랭크랜드 리버)
 
‘비책 혹은 대안’의 의미로 쓰이는 플랜 비(Plan B)라는 와인 이름과 느낌표가 강조된 레이블에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과 재치가 느껴진다.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겠다는 양조가의 의지가 고스란히 와인에 반영된 듯한데, 흔치 않은 쉬라즈 템프라니요 블렌딩이나 템프라니요 비오니에 블렌딩 와인이 그것이다. 시음회에 나온 5가지 와인 모두 제임스 홀리데이로부터 9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았고 실제로 와인의 품질이 뛰어났다. 이제 시작이지만, 프랭크랜드 리버 지역이 주목 받는 와인산지로 자리 잡게 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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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랜드 리버 지역에 위치한 또 다른 와이너리 펀그로브 와인(Ferngrove Wine)은 쉬라즈 뿐만 아니라, 리슬링이나 샤르도네 같은 품종으로 만든 완성도 높은 화이트 와인을 선보였다. 국내 수입되는 서호주의 와인들은 로버트 오틀리(Robert Oatley, 까브드뱅 수입), 스텔라 벨라(Stella Bella, 머레이 C&V 인터내셔날 수입), 케이프 멘탈(Cape Mentelle, 엠에이치 샴페인 앤 와인즈 수입)이 있다.
 
 
대중적인 와인 생산지, 뉴 사우스웨일즈
 
 
뉴 사우스웨일즈는, 시드니에서 가깝고 호주 최초의 와인 생산지인 헌터 밸리(Hunter Valley)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와인산지이다.
 
■ 브로큰우드 와인즈 Brokenwood Wines (헌터 밸리)
 
헌터 밸리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로 한때 국내 수입이 되었다가 중단된 브랜드이다. 1970년에 취미 삼아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이 시작한 브로큰우드 와이너리는 뛰어난 와인들을 선보이며 유명세를 탔다. 세미용 품종으로 유명한 지역답게 브로큰우드 ILR 세미용 2009 와인은 감귤류와 꽃 향이 풍부하고 스모키한 향도 함께 났다. 숙성 잠재력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이 와인은 제임스 홀리데이로부터 97점을 받았으며 “2015년 최고의 세미용 와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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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 쇼 와인즈 Philip Shaw Wines (오렌지)
 
다소 생소한 지역인 오렌지는 뉴 사우스웨일즈에서 헌터 밸리와 머지 지역의 남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기후가 서늘한 고지대이다. ‘틀에 박히지 않는 전통의 생산자!’로 알려진 필립 쇼는 직접 소유한 포도밭에서 유기농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한다. 스파클링 와인에서부터 쉬라즈,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피노 누아에 이르는 다양한 와인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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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헌터 밸리 와인들이 수입되는데, 티렐스 와인즈(Tyrrells Wines, 티애니떼루와 수입), 팀버레인(Tamburlaine, 팀버레인 오가닉 코리아 수입) 등이 있다.
 
 
다양한 와인의 보고, 빅토리아
 
 
빅토리아는 뉴 사우스웨일즈를 제치고 호주 전체 와인 생산량 2위를 차지하였다. 피노 누아 와인으로 유명한 야라 밸리(Yarra Valley), 질롱(Geelong), 히스코트(Heathcote), 머레이-달링(Murray-Darling) 등이 잘 알려진 세부 와인산지이다.
 
■ 헬렌 앤 조이 에스테이트 Helen & Joey Estate (야랴 밸리)
 
신화 속에 등장하는 유니콘이 그려진 레이블이 눈길을 끄는데, 강함(strength), 힘(power), 우아함(elegance)을 동시에 보여주는 와인을 만드는 것에 주력한다고 한다. 피노 누아 와인과 메를로-카베르네 와인에서 서늘한 기후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특징이 잘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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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수입되는 빅토리아 와인으로는 브라운 브라더스(Brown Brothers, 금양인터내셔날 수입)와 도멘 샹동(Domaine Chandon, 엠에이치 샴페인 앤 와인즈 수입) 그리고 앤드류 피스 와인즈(Andrew Peace Wines, 비노 파라다이스 수입)가 있다.
 
이외에도 중앙 산맥에서 내륙에 위치한 머레이-달링(Murray-Darling)과 호주 생산량의 15%를 차지하는 리버리나(Riverrina)에서 생산된 와인들도 시음회에 등장했다. 칼리브리아 패밀리 와인즈(Calabria Family Wines)는 리버리나, 트렌담 에스테이트(Trentham Estate)는 머레이-달링에서 생산되는 합리적인 가격의 와인들이다. 캔버라 지역의 쇼 빈야드 에스테이트(Shaw Vineyard Estate) 역시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한국의 와인 전문가들에게 소개했다.
 
품종에 따른 단순한 레이블 표시, 강하고 직선적인 과실 풍미 그리고 가성비 좋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호주 와인은 세계 와인 시장에서 승승장구 해왔다. 지난 몇 년 동안 위기를 맞긴 했지만 여전히 호주는 포도를 재배하기 좋은 자연환경과 다양한 소지역들, 자유롭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갖춘 와인 생산국이다. 이번 2015 호주 와인 시음회는 이를 확인하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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