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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청담동 더반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는 몬테스의 새로운 야심작, 몬테스 알파 드라이 파밍에 대한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아시아 지역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에두아르도 슈타크(Eduardo Stark)가 직접 참석해 드라이 파밍(Dry farming)의 의미와 몬테스 와인의 현주소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몬테스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 시장에 탄탄한 판매 저변을 갖추어 왔으며, 와인을 자주 마시지 않는 이들조차 그 이름은 안다고 말하는 소위&apos국민와인’의 대표주자다. 이렇듯 알려질 만큼 알려진 와인에서 어떤 새로운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참여한 간담회는, 드라이 파밍이라는 혁신적인 농법을 소개하며 “혁신을 혁신한다”라는 몬테스 와이너리의 철학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인 시간이었다.
 
칠레를 대표하는 아이콘 와이너리인 몬테스는 1988년 4인의 친구들-와인메이커 아우렐리오 몬테스, 해외 마케팅 담당 더글라스 머레이(작고), 재무담당 알프레도 비다우레(작고), 그리고 와인설비 전문가 페드로 그란데-이 뜻을 모아 세웠으며(아래 사진), 이후 칠레 와인 산업에 새로운 부흥을 가져오며 크게 기여하였다. 네 명의 설립자 중 둘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 자녀들이 지분을 승계해 오늘날까지 몬테스는 가족 경영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몬테스는 현재 110개 나라에 와인을 수출하고 있는데 약 50%를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고 있고 한국은 전체 시장 중 3위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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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스가 다른 칠레 와이너리들과 차별화 되는 점은 ‘떼루아’라는 개념을 칠레에 최초로 도입했다는 사실이다. 떼루아(Terroir)는 와인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토양, 기후, 관개시설, 와인양조의 전통을 모두 아우르는 프랑스어이며 유럽대륙의 전통적인 구세계 와인 강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보편적으로 받아 들여지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칠레에서는 80년대까지만 해도 저가 와인을 대량 생산하는 시스템 위주로 와인을 생산하다 보니 떼루아라는 개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때에 아우렐리오 몬테스는 수확량을 낮추어 포도의 품질을 올리고, 싱글 빈야드(최고의 포도를 생산하는 단일 포도밭)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1996년에 몬테스 알파 M(더글라스 머레이의&aposM’에서 따온 와인명), 2000년에는 폴리 쉬라(Folly Syrah), 2003년에는 까르미네르 품종을 재해석한 퍼플 엔젤(Purple Angel)과 그 후 타이타(Taita)에 이르기까지 칠레 프리미엄 와인 시장을 주도하는 와이너리로 성장을 거듭하였다. 그리고 지난 2012년, 드라이 파밍이라는 혁신적인 농법을 공개하며 몬테스는 다시 한번 그 저력을 드러내었다.
 
드라이 파밍이 탄생한 배경은 다음과 같다: 최상의 포도밭을 찾고 있던 아우렐리오 몬테스는 마르치구 지역에 마음에 드는 땅을 발견했다. 문제는 이곳이 강으로부터 10km나 떨어져 있고 매우 건조하며 물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그나마 진흙을 함유한 토양이 수분을 머금고 있기 쉬우며 포도나무가 진흙에서 물을 빨아들이면 적은 양의 물로도 포도 재배가 가능할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친 그는, 2005년부터 3년 간 드라이 파밍을 실험하여 마침내 성공을 거두었다.
 
드라이 파밍의 전제는 강수량 부족 등 자연적인 재배환경이 따라주지 못할 때에만 최소한의 관개를 허용한다는 것인데, 건조한 기후 때문에 관개가 당연시되는 칠레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농법이다. 한편, 몬테스는 3년 간의 연구 끝에 드라이 파밍이 수확량을 낮추고 포도의 품질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포도의 폴리페놀 함유량이 증가하는데, 이는 오크 숙성을 통해 와인의 복합미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실제로 2012 빈티지 몬테스 와인(드라이 파밍 방식으로 생산된 최초의 와인)에서 드라이 파밍이 가져온 차이를 맛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는데 이는 뒤에서 다시 살펴보도록 한다.
 
나아가, 드라이 파밍 방식을 통해서 2013, 2014년 두 해에 걸쳐 콜차구아 밸리 포도밭의 물 사용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었으며, 너무 건조해서 포도를 가꾸지 못했던 다른 지역에도 드라이 파밍을 적용하여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곳이 산티아고 북서쪽의 차팔라 지역인데, 해안에서 7km 떨어진 이곳 역시 너무 건조해서 농사를 지을 수 없었으나 드라이 파밍을 도입하면서 소비뇽 블랑을 재배하기 시작하였다. 몬테스 아우터 리미츠(Outer Limits)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유일한 와인으로 지난 해 DO 등급을 획득하였다.
 
 
< Before & After Dry Farm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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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드라이 파밍 적용 전과 후의 와인을 비교했을 때 무엇보다도 타닌에서 두드러진 차이가 느껴진다. 드라이 파밍 적용 전에 생산된 이 와인은(사진 왼쪽)다소 직선적인 느낌을 주는데,2011년 당시 찾아온 두 차례의 폭염이 와인의 스타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2012 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짙고 길게 지속되는 과일 풍미와 뛰어난 산도는 단번에 뛰어난 와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타닌이 도드라지지 않으면서도 와인의 뼈대를 튼튼하게 형성하고 있으며, 숙성과 함께 복합미를 지닌 와인으로 진화해 갈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레드 와인의 타닌이 조금만 거칠어도 거슬려 하는 소비자라면 드라이 파밍 방식으로 만든 이 와인을 마셔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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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Outer Limits
 
“경계를 넘다” 또는 “한계를 극복하다”라는 뜻을 가진 아우터 리미츠는 훌륭한 산도, 잘 짜인 구조감, 조밀한 질감이 특징이며, 생산 직후 1-2년 사이에 소비되도록 만들어진 여타의 화이트와인에 비해 훨씬 뛰어난 품질과 숙성력을 보여준다. 복합적인 풍미 덕분에 다양한 음식과의 조합도 가능하다.
 
 
몬테스는 현재 드라이 파밍 방식을 몬테스 알파뿐만 아니라 다른 와인으로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단, 이를 실행하는 과정은 포도 재배 방식의 전면적인 수정을 요하는 엄청난 과제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몬테스의 정신이라면, 몬테스의 고집이라면 모든 와인을 드라이 파밍으로 생산하는 날이 머지않아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
 
 
문의 _ 나라셀라 (02. 405. 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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