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2년 로제 와인생산량은 2천2백5십만 헥토리터로 전세계 와인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그 중 프랑스의 로제 와인생산량은 633만 헥토리터로 전세계 로제 와인생산량의 28%를 차지하며 1위, 그 뒤를 이탈리아(20%), 미국(15%), 스페인(10%)이 이었다.
지난 몇 년간 많은 나라들에서 로제 와인의 성장률이 레드나 화이트 와인의 그것을 앞섰는데 그 중 미국이 가장 대표적이다. 프로방스 와인협회(Vins de Provence)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의 프로방스 로제 와인 수입은 매년 두 자리수의 성장률을 보여주었으며, 2013년에는 무려 4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에서도 로제 와인의 인기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로제 와인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방스에서 생산되는 로제 와인은 신선하고 자극적인 풍미를 지녔으며 요리와 잘 어울린다.”
-더 와인바이블 (캐런 맥닐, 2010)
프랑스 내에서도 프로방스 지방은 연평균 1억4천만 병의 프로방스 AOC 로제 와인을 생산하는데, 이는 프랑스 전체 로제 와인생산량의 35% 또는 전세계 로제 와인생산량의 5.6%에 해당한다. 프로방스 내에서도 가장 중요한 와인 산지는 바로 방돌Bandol이다. 이곳의 로제 와인은 향신료 향이 은은하고, 구조감이 좋은 무르베드르 품종의 배합 비율이 대체로 높다. 방돌에는 약 50개의 와인생산자가 있으며 그 중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곳은 10군데 정도다. 인접한 랑그독 루시용처럼 프로방스 역시 외부자본의 유입이 많지만, 방돌만은 여전히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와이너리가 많으며 이들은 대체로 고집 있고 개성이 강하다.
샤토 바니에르Chateau Vannieres도 방돌의 명성 높은 와인생산자 중 하나로, 생산하는 와인의 60%는 프랑스 내에서 소비되며 나머지는 유럽, 일본, 홍콩 등 주요 와인 소비 국가로 수출된다. 샤토 바니에르의 로제 와인은 무르베드르에 소량의 그르나슈와 생소 품종을 섞어 만드는데, 포도의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해가 뜨기 전에 수확을 마치고, 침용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밝고 투명한 색을 유지하도록 하며, 저온에서 발효를 거친다. 식욕을 돋우는 영롱한 연어색을 띤 이 로제 와인은 샐러드, 생선, 야채, 닭고기 등 다양한 요리와 조합이 가능하다(아래 사진).

한편, 프로방스의 레드 와인은 힘있고 농축미가 좋으며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무르베드르에 아주 적은 양의 그르나슈 품종을 섞어 만드는 샤토 바니에르의 레드 와인은 여기에 오랜 숙성력까지 갖추고 있다. 실제로, 최근 샤토 바니에르의 소유주이며 와인메이커인 에릭 브아쏘의 방한을 기념하여 열린 시음회에는 1983년과 1986년 빈티지의 레드 와인이 함께 등장했는데, 여전히 갖가지 신선한 허브 향과 향신료의 향이 선명하고 풍성하게 드러났으며, 견고한 타닌과 집중된 과일 풍미는 우아함을 더했다(아래 사진).

현재 국내에는 수입사 타이거인터내셔날을 통해 2010년 빈티지의 샤토 바니에르 레드 와인이 유통되고 있다. 샤토 바니에르 레드 와인은 18개월의 오크 숙성 후에도 4년 정도 추가로 병 숙성을 거쳐 출시되므로, 출시 직후라도 복합성을 더해가며 진화하는 풍미와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수입 _ 타이거인터내셔날(02 2276 6485)